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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이민혁이 입가에 조소를 머금었다.

당연하게도 이 외국인 남성은 그가 세계적인 정보망과 세계 일류의 해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꿈에도 몰랐다.

그가 다크 나이트 용병 그룹을 이끌던 시절에도, 이런 조건이 갖춰져 있었기에 세계 최강의 용병 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었더랬다.

이민혁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로버트 잭슨 씨, 합중국에서 저지른 여러 차례의 사기 사건으로 수배되었던데 이제 경성까지 와서 또 사기 치려는 겁니까? 말해보세요. 조현영에게서 뭘 얻어내려고 하는 겁니까?”

이민혁의 허를 찌르는 말에 로버트는 순식간에 안색이 변하며 이마에는 저도 모르게 땀방울이 맺혔다.

그는 이 작은 나라에서 뜻밖에도 자신의 정확한 신분을 아는 사람이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그러나 베테랑 사기범으로서의 그는 절대 당황하거나 놀라움을 얼굴에 내비치지 않았다. 그는 침묵을 선택하고 신속하게 대책을 고민했다.

그러나 바로 이때 조현영이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버렸다. 그녀는 화난 얼굴로 이민혁을 연신 삿대질하며 말했다.

“이민혁, 너 그게 무슨 뜻이야? 감히 내 남자 친구를 사기범으로 몰아가려고 해? 너, 이거 절대 그냥 못 넘어가. 고소할거야.”

“조현영.”

이민혁도 이제 참을 수 없어 호통을 치며 말했다.

“너 지금 너무 오만방자해. 이게 뭔지 똑바로 봐.”

이민혁은 전화를 꺼내 들어 해커가 보낸 수배령 사진을 조현영의 눈앞에 내밀었다.

한참을 유심히 살피던 조현영이 온몸을 바르르 떨며 연신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사기당한 사실을 온몸으로 부정하는 듯했다.

“아니야. 말도 안 돼. 이건 불가능해.”

“말이 안 돼? 너 정말 이 사람을 굳게 믿는구나.”

이민혁은 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천천히 다시 소파에 앉았다. 로버트가 어떻게 연기하며 이 상황을 빠져나갈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 로버트는 오히려 침착한 모습이었다. 그는 가볍게 웃으며 조현영에게 말했다.

“자기야, 그냥 합성사진일 뿐이야. 너무 신경 안 써도 돼. 만약 내가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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