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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

유월영은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유현석도 자기가 딸에게 손찌검하게 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어차피 손을 대게 된 이상 주먹을 꽉 쥐고 호통을 쳤다.

“난 네 아버지야. 그러니까 내 말을 들어야 해. 내가 그 자식과 결혼하지 말라 했으면 하지 마! 그 자식은 좋은 사람이 아니야!”

유월영은 손을 내려놓고 차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렇다면 당신이 예전에 날 빚보증용으로 바쳤던 그 채권자들은 좋은 사람들이었어?”

유현석은 그 말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유월영은 뒤끝이 심한 사람이 아니었다.

연재준이 예전에 그녀에게 했던 속상했던 일들, 그리고 유현석과 이영화가 그녀를 팔아버리려고 했던 일들도 전부 용서했고 “과거는 그냥 과거일 뿐”이라는 태도로 그들을 대했다.

하지만 오늘 유현석은 유월영 인내심의 한계를 건드렸다.

“당신은 먼 옛날부터 날 버리려고 작정해 놓고선 이제 와서 아버지의 신분으로 날 압박하고 공제하려 하지 마. 솔직히 말해서 당신은 날 다스릴 자격이 없어. 당신이 다시 어머니를 화나게 하면 난 어머니를 모셔갈 거야.”

말을 마치고 유월영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얼굴에 날린 그 귀싸대기는 불어오는 바람을 맞아 얼얼했고 꿀꺽 군침을 삼킨 후, 유월영은 결국 골목을 뛰쳐나갔다.

하지만 뜻밖에도 골목 입구에서 그 마이바흐를 보게 되었다.

연재준은 차에 기대어 서 있었고 햇빛이 그의 온몸을 살포시 비추어 따뜻함을 한층 더해주었다.

유월영은 천천히 다가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아직도 안 갔어요?”

연재준은 한눈에 유월영의 오른쪽 얼굴에 찍힌 붉은 손바닥 자국을 발견했고 급기야 시선이 어두워졌다.

“내가 왜 안 갔겠어? 여기 와 봐.”

떠나지 않은 것은 물론 유월영과 유현석이 티격태격하다가 불쾌한 기분으로 헤어질 것을 짐작했기 때문이다.

유월영은 연재준 앞으로 걸어갔고 연재준은 주머니에서 두 손을 꺼내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그 손바닥은 난로처럼 따뜻했다.

“뭐 하는 거예요?”

유월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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