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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4화 상대적 박탈감

“아직 밥 안 먹었죠? 이건 제가 대표님에게 드린 건데, 한 그릇이 남았으니 괜찮다면 드세요. 수고스럽겠지만 심지안 씨를 잘 돌봐줘요.”

정욱은 들어오는 도윤지를 보고 테이블 위에 있는 초밥 세트를 손에 쥐고 건넸다.

작은 구름 모양의 마크가 붙어 있는 정교한 손잡이가 상자 위에 나란히 놓여 있었다.

도윤지는 이 가게가 제경에서 유명한 일식집인 것을 알고 있었다. 가게의 식재료는 모두 당일 외국에서 공수해 오는데, 가격도 음식 퀄리티만큼 비쌌다. 정욱이 준 이 도시락만 해도 10만 원 이상일 것이었다.

도윤지는 한 번 가서 먹어봤던 기억을 떠올리며, 괜히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도시락을 건네받았다.

“고맙습니다.”

정욱은 웃으며 말했다.

“참, 저번에 연구소에 왔을 때 미안했어요. 제가 너무 조급해서 태도가 좀 별로였죠.”

도윤지는 눈썹을 약간 치켜세웠다가, 다시 표정을 숨겼다.

“그랬었나요? 벌써 잊어버렸어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지안 씨가 아플까 봐 걱정되네요, 주삿바늘을 뽑을 때 좀 살살해 주세요.”

도윤지는 정욱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가 도시락까지 챙겨준 것은 심지안에게 잘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함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거야…’

다른 환자의 보호자가 이렇게 챙겨주었다면 그녀는 기뻤을 것이다. 그러나 심지안에게는 깊은 질투만 느꼈다.

약을 갈고 나서 성연신은 눈을 치켜들고 도윤지가 떠나는 쪽을 흘겨보았다.

이때 정욱이 급히 설명했다."대표님, 뭔가 언짢아 보여서 듣기 좋은 말 몇 마디 했습니다.”

정욱은 보광 그룹이 발전하기 전부터 성연신과 함께 해왔고, 성연신이 처음에 만인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 아니었을 때부터 그의 곁에 있었다.

창업 초기에는 항상 어려움이 많았다. 성연신의 오른팔로서 정욱은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난 때로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때로는 아부도 해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정욱은 그런 것에 개의치 않게 되었고, 성격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상대방의 기분이 좋고 나쁨을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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