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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무력한 순간

일부러 사고를 낸 운전기사는 아주 노련하고 뛰어난 기술로 도윤지의 두 다리를 정확하게 노렸다.

도윤지는 5미터나 날아가 그 자리에서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렇게 앞으로 휠체어를 타야만 하는 운명이 되었다.

민채린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얼마 전 성연신과 통화했을 때 느꼈던 그의 냉정하고 단호한 태도를 떠올렸다. 방금 도윤지가 연구소에서 내동댕이쳐지는 것을 직접 목격하기까지 했으니, 많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턱을 만지작거리며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

도윤지는 별로 인상 깊지 않았지만, 전에 같은 대학에 다녔기에 얼굴은 익었다.

게다가 고청민은 대학시절 학교에서 워낙 유명했던 인물이라 대충 어떤 사이인지 짐작이 갔다. 도윤지, 그녀도 소민정처럼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민채린은 심리 연구소로 들어가 엄 교수와 인사를 나누고 나서야 방금 일어난 모든 일을 알게 되었다.

민채린은 크게 체감하지 못했지만, 엄 교수의 수준은 세계 정상급이니, 심지안은 기껏해야 3일 안에 깨어날 것이라 장담했다. 하지만 얼마나 빨리 의식을 되찾을지는 온전히 그녀에게 달려 있었다.

최면술은 정의하기 어려운 의술이었다.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꼭두각시로 조종될 가능성이 컸고, 조종자가 무엇을 시키든 무조건 따르게 되었다.

어떤 면에서 보면, 고청민은 심지안을 최면에 걸리게 하면서 그에게 불리한 기억만을 잊게 하려고 했을 뿐, 그녀를 직접 사랑에 빠지게 만들지는 않았다. 이런 면에서 보면, 최면술이 결국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만약 정말로 최면술을 이용해 심지안을 그에게 완전히 헌신적인 상태로 만들었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슬픈 일이었을 것이다.

민채린은 시간을 확인하고 심지안이 있는 진료실로 갔다.

“다들 잘 지냈어요?”

성연신은 민채린이 어젯밤의 불쾌한 일을 모두 잊고 그런 일은 없었던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에 앉는 것을 보고 눈썹을 치켜올렸다.

“여긴 왜 온 거죠?”

“사실 딱히 이유는 없어요.”

민채린은 새로 한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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