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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아부쟁이

그녀는 허겁지겁 얼굴을 가리고는 이를 악물며 속으로 불평을 늘어놓았다.

‘이 인간 진짜, 관심은커녕 독설만 퍼붓고 있다니!’

성연신은 서재로 들어와 문을 닫고 장학수한테 전화를 걸었다.

그한테서 걸려 온 전화를 보고 장학수는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

“웬일이야? 네가 나한테 전화를 다 하고?”

“지안 씨 사건 일찍 개정할 수는 없어?”

성연신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것 때문에 전화한 거야?”

그 말을 듣고 장학수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너 설마 그 여자 좋아하는 거야?”

미간을 찌푸리던 성연신은 무의식적으로 반박했다.

“그런 거 아니야. 그냥 불쌍해 보여서 그러는 거야.”

그 말에 장학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가 알고 있는 친구 성연신은 비즈니스의 귀재라고 불릴 만큼 사업수완이 뛰어난 사람이지만 연애 쪽으로는 머리가 트지 않은 바보였다.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게 연민에서 비롯된다는 걸 모르는 건가?’

친구의 부탁이니 거절할 수가 없었던 장학수는 비서한테 스케줄 표를 가져오라고 했다. 잠시 후, 스케줄 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생각에 잠겼던 그가 입을 열었다.

“안 돼, 제일 빨라도 7월이야. 더는 앞당길 수가 없어. 법원이 내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나도 시간 맞춰야 하고 법원에 서류 제출해서 심사하는 데도 시간이 걸려.”

성연신은 넥타이를 풀고 셔츠 단추도 풀었다.

“보통 사건 하나 맡는데 수임료 얼마 받아?”

“보통은 20억에서 40억 정도 받는데 어려운 사건이면 100억에서 200억 가까이 받을 때도 있어.”

“100억 줄게. 지안 씨 사건 이번달 중순으로 처리해 줘.”

장학수는 고개를 저었다.

“돈이 문제가 아니야. 아무리 판사랑 사이가 좋다고 해도 그건 좀 아니지 않냐?”

“200억 줄게.”

“야... 우리가 친구로 지낸 세월이 얼만데. 지금 나한테 돈지랄하냐?”

“400억.”

“스읍.”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던 장학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좋아. 근데 미리 말해두는데 이번 달 중순은 불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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