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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넌 멍청하니까

연설아는 참을 수 없는 모욕감에 마지막 한 가닥의 희망을 안고 성연신을 바라보았다. 그가 자신의 부하직원을 호되게 혼내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안고 말이다.

하지만 성연신이 풍기는 등골이 싸늘해지게 만드는 오싹한 분위기는 눈앞 이 비서보다도 훨씬 더 공포스러웠다.

연설아는 결국 정욱을 한동안 쏘아보다가 씩씩거리며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

연설아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현장에 돌아와 심지안을 찾아가 따졌다.

“너 일부러 그랬지?”

심지안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두 눈을 깜빡였다.

“난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

“일부러 날 성 대표한테 보내 모욕을 당하게 만든 거지?”

“응? 분명 네가 먼저 도시락을 빼앗아가면서 나 대신 가져가겠다고 했잖아.”

심지안이 이어 대표에게로 눈길을 돌리고는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제 기억이 틀렸나요?”

대표는 난처한 얼굴로 연설아에게 말했다.

“설아야, 그만하고 우리한테 커피나 타줘.”

“삼촌, 저 모욕을 당했단 말이에요. 이대로 가만히 있으라고요?”

삼촌?

심지안은 그제야 머릿속의 의문이 풀리는 것 같았다. 연설아의 능력으로 빽을 쓰지 않고 그 어떤 회사에서 일할 수 있겠는가.

대표는 난처함에 한숨을 내쉬었다. 친척이라는 관계 때문에 목구멍까지 올라온 욕설을 애써 삼키고는 손을 휘휘 내저었다.

심지안은 팔짱을 끼고 태연한 얼굴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옆에 앉아있던 김인정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 것 같았다. 성 대표님는 평소 차갑고 무뚝뚝하긴 해도 절대 쉽게 분노하는 사람이 아니다. 분명 연설아가 성 대표님의 심기를 거스르는 행동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고 도리어 그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고 있다.

“일단 회사 내부 직원의 문제부터 해결한 다음 상의하는 게 좋겠네요.”

김인정이 자리에서 일어서려 하자 대표가 연설아의 부모님을 끄집어내며 말했다.

“내 회사에서 일하는 게 그토록 억울하고 힘들면 부모님한테 지금 당장 데리러 오라고 말해.”

그의 이 작은 회사는 보광 그룹과 협력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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