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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6화 임신한 거 후회해

도준의 ‘보답’이 끝나자 시윤은 화가 난 듯 그를 향해 발길질했다.

“아이한테 본보기는 못될망정.”

저에게 날아오는 시윤의 발을 손쉽게 막은 도준은 엄지로 시윤의 발목을 살살 문지르며 야릇한 눈빛을 보냈다.

“본보기는 자기 하나면 충분해. 난 반면교사가 될게.”

굳은살이 박인 손으로 문질러대는 바람에 따끔거리자 시윤은 얼른 발을 뒤로 뺐다.

“애 아빠라는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나도 애만 아니면 안 참았어.”

“말 좀 조심해요. 어쩜 못 하는 말이 없어.”

눈을 살짝 치켜뜨며 말하는 도준의 모습에 시윤의 얼굴은 순간 화르르 타올랐다.

얼굴은 발그레하데 유독 눈만 반짝반짝 빛나는 시윤은 흰색 슬립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특이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어깨 위로 풀어 헤친 머리 때문에 귀엽고 매혹적이었다.

이제 임신한 지 두 주밖에 되지 않아 큰 변화가 없었지만, 도준은 왠지 느낌이 묘했다.

시윤이 제 아이를 가졌다는 생각에.

한창 화내고 있던 시윤은 갑자기 저를 안는 도준의 동작에 살짝 어리둥절했다.

도준은 평소 성욕을 불러일으키려고 야릇하게 건드리던 동작과 달리 틈 하나 없이 시윤을 꼭 끌어안기만 했다. 귀 뒤로 떨어지는 뜨거운 숨결에 시윤은 간지러웠지만 선심 쓴다는 듯 도준을 끌어안았다.

“왜요? 본인이 생각해도 절제력이 없었던 것 같죠?”

도준은 낮게 웃었다.

“내가 절제력이 있었으면 애가 어떻게 생겨?”

“아니! 지금 그걸 말이라고!”

시윤이 발끈하자 도준은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냥...”

시윤은 도준의 품에서 얼굴을 들고 물었다.

“그냥 뭐요?”

“그냥 자기가 참 대단하다 싶어서. 어떻게 내 아이를 임신할 생각을 하지?”

듣기 좋은 말을 기대하던 시윤의 얼굴은 이내 어두워졌다.

“누군 뭐 선택권이 있었나?”

“왜? 임신한 거 후회해?”

도준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시윤의 코를 살짝 꼬집었다.

“후회해도 이미 늦었어.”

시윤은 그 말에 콧방귀만 뀔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침실의 불이 꺼지자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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