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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5화 날 속인 거잖아

임신한 뒤로 시윤은 별 증상이 없지만 식욕은 왠지 전보다 심해졌다.

이따금 이것저것 먹고 싶은 게 있다고 해서 사 오면 항상 몇 입 먹지 않고 숟가락을 내려놓곤 했다. 때문에 일인 분으로 맞춰 끓여 놓은 국물은 자기 전에 먹기에 딱 좋았다.

그렇게 한창 먹다 마지막 한 숟가락이 남았을 때 도준이 생각난 하윤은 멋쩍게 말했다.

“미안해요. 먹을래요?”

도준은 시윤의 뒤에서 의자 등받이에 손을 대고 아래로 내려다봤다.

“한 숟가락 남기고 이제야 물어보는 거야?”

“원래 영양가 있는 건 아래에 가라앉아 있는 거예요. 자요.”

시윤은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제가 먹던 숟가락으로 국을 떠 내밀었다.

그런데도 싫지 않은지 도준은 고개를 숙여 받아먹었다.

“어때요?”

“내 입엔 달아.”

“칫. 그럴 거면 짠맛으로 하라고 하지.”

도준은 손으로 시윤의 머리를 살짝 눌렀다.

“자기가 단 거 좋아하잖아.”

도준이 일부러 저를 위해 국을 준비했다는 말에 시윤은 이내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국물을 모두 마신 시윤은 바로 욕실로 향했다. 전에 쓰던 화장품을 사용하기에는 조금 꺼려져 시윤은 핸드폰으로 한참 동안 검색하다가 결국 비교적 순한 크림을 들어 얼굴에 펴 발랐다.

그러고 나서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실로 돌아와 보니, 도준은 침대에 기댄 채 전화를 하고 있었다.

시윤이 또 귀를 쫑긋 세우고 몰래 엿들으려 하자 도준은 아예 스피커폰으로 설정을 바꿨다.

“오빠?”

“괜찮아. 계속 얘기해.”

민시영의 목소리를 듣자 시윤은 만족스러운 듯 도준의 어깨에 얌전히 기댔다.

일 얘기뿐인 대화에 듣고 있던 시윤이 점점 졸기 시작하던 찰나, 갑자기 익숙한 이름이 들려왔다.

“진호중 공장장님 쪽에서 광물 보냈어. YM 그룹도 부품 생산에 돌입했고. 샘플을 보니 우리가 새로 개발하는 핸드폰 기종에 아주 적합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아.”

조용히 얘기를 듣고 있던 시윤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얼른 물었다.

“진호중 공장장이요? 전에 합작 건 따내려고 했던 그분?”

갑작스럽게 끼어든 시윤의 목소리에 시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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