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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4화 아이 때문에 내 곁에 남은 거야?

잠깐 화장실에 다녀왔을 때, 시윤은 복도에서 임우진과 마주쳤다.

우진도 적지 않게 마셨는지 하얗던 피부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런 그를 보자 시윤은 약간 멋쩍게 말을 건넸다.

“우진아 지난번에 도준 씨가 너 발로 찬 거 혹시 세게 다치지 않았어? 후유증은 없어?”

우진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외상이라 바로 나았어요. 이젠 아프지도 않고요.”

“그럼 다행이네.”

그 말을 끝으로 시윤이 다시 술자리로 돌아가려 할 때, 우진이 할 말이 있는 듯 그녀를 붙잡았다.

“왜 그래?”

잠깐 머뭇거리던 우진이 끝내 입을 열었다.

“선배, 왜 또 그 사람이랑 합친 거예요? 그 사람 변덕스럽고 폭력적인 데다 일편단심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떠나지 않아요?”

“그거 다 오해야. 도준 씨 나 배신한 적 없어. 그리고 변덕스럽지도 않고.”

싱긋 웃으며 대답하던 시윤은 문득 뭔가 생각난 듯 멈칫했다.

‘그러고 보니 전에 민혁 씨가 분명 도준 씨 정신이 이상하다고 했는데? 왜 지금 이렇게 정상이지? 설마 이것도 잠복기가 있나?’

시윤이 생각하는 사이, 우진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 도준이 한수진과 함께 시윤을 무시하던 순간을 떠올리면 우진은 시윤이 너무 안타까웠다. 게다가 그렇게 위험한 사람한테 시윤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됐다.

“선배, 혹시 임신한 것 때문에 곁에 남아 있는 거예요? 선배만 괜찮다면 전...”

“괜찮다면 뭐?”

말이 끊기자 우진은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쪽을 바라봤다. 그랬더니 도준이 언제부터 듣고 있었는지 문에 비스듬히 기대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윤은 도준이 폭력이라도 사용할까 봐 얼른 끼어들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애가 무사한지 물어본 것뿐이에요.”

하지만 우진은 시윤의 거짓말을 맞춰주기는커녕 가슴을 곧게 세우며 도준을 응시했다.

“선배만 괜찮다면 제가 선배랑 그 아이 돌봐주겠다고 말하려고 했어요.”

‘끝장이네.’

시윤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심지어 도준의 표정을 살필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

하지만 우진의 호언장담에 도준은 오히려 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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