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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5화 이제 자유야

시윤은 환청이라도 들은 줄 알고 믿지 않았다.

“뭐라고요?”

그러나 그때 도준이 이혼합의서를 내밀었다.

“이거 이혼 합의서야. 난 이미 사인했어.”

시윤은 [이혼합의서]라는 커다란 글자를 보고 나서야 눈앞의 사실이 진짜라는 걸 발견했다.

‘도준 씨가 정말 나랑 이혼하려 하는 건가?’

순간 마음이 허전하여 짐을 덜어낸 것 때문에 가벼워서인지, 아니면 괴로워서인지 알 수 없었다.

“왜요?”

시윤이 혼잣말하듯 중얼거리자 도준은 싱긋 웃었다. 하지만 서리가 한 층 낀 것 같은 두 눈에서 진심이 무엇인지 좀처럼 보아낼 수 없었다.

“자유를 준다는데 왜냐니? 바보야? 자기 이제 자유야.”

도준은 시윤의 손에 있는 서류를 펼쳐 내용을 확인시켜 주었다.

“봐 봐, 마음에 들어?”

흰 종이에 찍힌 검은 글자를 확인한 지 한참이 지나서야 시윤은 안에 적힌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백제 그룹의 지분을 모두 자기한테 넘겨준다는 조항을 보자 시윤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건 받을 수 없어요. 전 도윤이만 원해요.”

시윤은 도준이 거절할까 봐 조심스럽게 그의 눈치를 살폈다.

그 말에 도준은 시윤의 머리를 뒤로 넘겨주며 가볍게 대답했다.

“다 자기 거야. 난 기르기 귀찮아.”

그제야 시윤은 마음속 돌멩이가 사라진 듯 홀가분해졌다. 아이를 빼앗기는 악몽에 수없이 시달려 느꼈던 공포가 도준의 한마디에 순간 사라져 버렸다.

시윤은 도준을 복잡한 눈으로 바라봤다.

“도준 씨가 안 놓아줄 줄 알았어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어.”

“그런데 왜...”

서로 눈길이 마주친 순간 시윤은 도준의 눈동자 속에 비친 저를 발견했다. 그녀의 그림자는 마치 도준의 동공 깊숙히이 박혀 있는 것만 같았다.

시윤이 멍하니 있을 때 도준이 또박또박 대답했다.

“자기한테 선택권을 주려고. 앞으로 나랑 같이 있을지 말지는 자기가 선택해.”

“...”

이 순간, 도준은 자기가 갖고 있던 바둑알을 판에서 모두 치워 시윤을 궁지로 몰아넣었던 돌을 걷어내고 자진해서 패배자가 되었다.

시윤은 아무 말도 못 한 채 제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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