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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0화 아직도 나 좋아해?

시윤은 이번에 교훈을 삼았는지 빠른 속도로 손을 넣어 단번에 물건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손에 쥐어진 물건을 본 순간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

“이거 뭐예요?”

시윤이 꺼낸 물건은 다름 아닌 작은 시계였다. 물론 정교한 디자인이긴 했지만 여주 여성스러워 도윤이 하기에는 조금 어색할 수 있었다.

결국 그 선물에 시윤은 실망하고 말았다.

‘아무리 도윤한테 감정이 별로 없다고 해도 그렇지, 그래도 본인 지식인데. 첫돌 생일 선물을 어쩜 이렇게 대충 고를 수 있지?’

잔뜩 찌푸린 시윤의 표정만 봐도 그녀가 적잖게 화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윤의 괴상야릇한 목소리가 이내 들려왔다.

“고마워요. 도윤이한테 어울리지 않는 것 빼고는 괜찮네요.”

그 말에 도준은 피식 웃더니 조금도 미안한 기색 없이 대답했다.

“응. 원래 도윤이 거 아니야.”

“그럼 누구 건데요?”

“자기 거.”

시윤은 잠깐 어리둥절했다.

“저요? 오늘 도윤이 생일인데.”

“자기가 도윤이 낳은 날이기도 하잖아.”

도윤은 시윤의 눈을 빤히 바라봤다.

“도윤이는 선물 많이 받았는데 자기만 못 받았잖아.”

왠지 모르겠지만 분명 특별할 것 없는 말이었지만 시윤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도윤이 아들이라 시윤은 당연히 아들한테서 선물을 뺏을 리는 없다. 하지만 이 특별한 날 선물 하나는 저한테 차려진다는 게 왠지 대접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시윤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자 도준은 유혹하듯 속삭였다.

“열어 봐.”

시윤은 고분고분 시계 뚜껑을 열었다. 시계 안쪽에 그들 세 식구의 사진이 찍혀 있었는데 복잡하지는 않았지만 생동감이 넘쳤다.

도준은 도윤을 한 순으로 안아 들고 시윤의 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었다.

“이 시계는 도윤이가 태어나던 날 만들어진 거라 도윤이랑 동갑이야.”

“정말요?”

“응, 정말.”

시계는 원래도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비싸지만 가격이 이런 특별한 의미보다 중요할 리는 없었다.

사람은 물론 시간을 멈출 수는 없지만 기록할 수는 있다. 시윤도 도윤의 엄마가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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