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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3화 스스로 함정에 빠지다

수인은 꼬았던 다리를 이내 가지런히 모았다.

“엥? 그때 겪은 일이라니요? 그때가 어느 때죠?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아니면 우리 국민이 일어난 그해?”

시윤은 농담하는 수인을 빤히 바라봤다.

“수인 씨도 제가 어느 때를 말하는지 알잖아요.”

시치미를 떼던 수인은 그제야 다시 진지한 모습으로 돌아오더니 의자에 기대 차를 마셨다.

“나한테 묻기보다는 한민혁한테 묻는 게 나을 텐데요.”

시윤은 창 밖을 내다봤다.

‘지난번에 수인 씨한테 도준 씨에 대해 물을 때도 이맘때였는데.’

속으로 생각하던 시윤은 다시 입을 열었다.

“수인 씨와 도준 씨는 모두 연기했잖아요. 저와 민혁 씨는 그 관중이고.”

수인은 피식 웃었다.

“음, 총명하네요. 그래요. 이왕 들켰으니 더 이상 아닌 척하지 않을게요. 저 확실히 도준을 도와 연기했어요. 하지만 그렇게 쉽게만 보면 안 돼요.”

수인은 낡은 코담배병을 위로 뿌리며 말했다.

“제가 그때 말한 거 다 사실이에요. 그때 미리 경고했었죠. 만약 정말 마음 돌릴 생각이 있다면 사실대로 말해주겠다고. 그 말에 윤이 씨도 넘어왔고. 만약 그때 윤이 씨가 더 단호했다면 윤이 씨한테 도준이 치료받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았을 거예요. 오히려 해원으로 데려다줬겠죠.”

그날 수인이 했던 경고가 그저 본인에게 고민할 선택권을 주는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런 의미가 담겨 있을 거라고 시윤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때 수인이 시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데 아무리 연기라고 해도, 상대가 그 연기에 빠져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함정에 스스로 빠졌다는 거네?’

시윤은 한참 동안 침묵했다.

“그럼 도준 씨가 정말 아팠던 거 맞아요?”

수인은 턱을 받치며 시윤을 바라봤다.

“이것 봐요, 질문도 어쩜 민감한 것만 골라 해요? 좀 더 부드러우면 좀 좋아요? 뭐, 윤이 씨가 이렇게 거친 걸 좋아한다면 저도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수인은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도준이 아픈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에요. 그저 그 병이 오히려 본인한테 더 유리하단 뿐이었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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