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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배주원의 말에 세 사람의 시선은 모두 김하린에게 향하게 되었다.

김하린은 황급히 표정을 숨기면서 뜨거워진 얼굴을 감쌌다.

“그러게... 감기 걸렸나 봐.”

“감기 우습게 보면 안 돼. 이따 도겸이한테 병원까지 데려다 달라고 해.”

옆에 있던 강한나는 이 둘에게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김하린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조금 있으면 나을 거예요.”

강한나가 김하린을 자리에 앉혔다. 조촐한 서도겸의 앞접시와는 달리 세 사람의 아침은 풍성하기만 했다.

어제 술을 마셔서 아침에 해장국이 필요했는데 마침 해장국이 차려져서 허겁지겁 마시기 시작했다.

서도겸은 한두 입만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 설거지하고는 외투를 챙기더니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배주원이 물었다.

“아침부터 어디가?”

“잠깐 나갔다 올게.”

서도겸은 바로 집 문을 나섰다.

배주원이 중얼거렸다.

“아침부터 장 보러 나가나?”

강한나는 배주원이 한심하기만 했다.

“멍청하긴!”

반 시간 뒤, 다들 조용히 아침을 먹고 있을 때, 서도겸이 커다란 쇼핑백 하나를 들고 들어왔다.

배주원은 그 쇼핑백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물었다.

“뭐야... 정말 장 보러 간 거야?”

서도겸은 쇼핑백에서 바나나, 포도, 사과, 그리고 요구르트 등 숙취에 좋은 음식들을 꺼냈다.

“숙취에 좋은 거야.”

서도겸은 담담하게 말하면서 과일칼로 사과를 깎기 시작했다.

강한나가 배주원의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우리 동생 장난 아닌데? 다시 보게 되네?”

“이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나도 깎을 수 있거든?”

“지금 사과 깎는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강한나와 배주원이 투닥거리고 있었다.

서도겸은 능숙한 솜씨로 사과껍질을 깍아 작은 조각으로 썰어 김하린의 앞에 가져다주었다.

강한나가 일부러 장난쳤다.

“어머, 지금까지 살면서 왜 난 네가 누나한테 사과 깎아주는 모습을 못 봤지? 별일이네.”

“잠깐만, 내가 지금 깎아주고 있잖아.”

배주원은 강한나의 옆에서 배시시 웃으면서 사과를 깎고 있었다.

강한나가 장난치지 말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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