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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7화

전연우는 장소월이 보이지 않는 걸 보면 병원에 갔을 거라 예상했다. 경호원이 항상 따라다니고 있으니 절대 도망치지 못할 것이다. 하여 그는 일을 처리하러 회사에 출근했다.

대표 사무실에 들어가니 오랜만에 보는 송시아가 그의 자리에 앉아있었다.

“이제 조금도 숨길 생각 없나 봐요? 책상 위에 장소월 사진을 버젓이 올려놓은 걸 보면.”

송시아는 원래의 길었던 머리를 싹둑 자르고 짧은 단발인 모습이었다.

여자에겐 자고로 두 가지의 어려운 결정이 있다. 첫 번째는 사랑하는 남자를 포기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오랜 시간 동안 길러온 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이다.

전연우는 송시아가 나타날 것이라는 걸 예상이라도 한 듯 태연하게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

“3분 시간을 줄게. 네 결정을 말해봐.”

송시아가 서랍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 불을 붙였다. 그녀의 얼굴이 자욱한 연기 속에 파묻혔다.

사라진 며칠 동안 송시아는 확연히 야위었다. 얼굴엔 두껍게 파운데이션을 발랐지만 그 초췌함은 전혀 가려지지 않았다.

“내 손으로 당신을 그 자리까지 올렸어요. 전연우 씨, 이게 내 수고에 대한 대가예요?”

“인시윤과 결혼하고, 그것도 모자라 장소월과 살림을 차리고...”

송시아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장소월은 정말 끔찍이도 생각하네요.”

그녀를 위해서라면 전연우는 하지 못할 일이 없다.

송시아는 장소월이 죽은 뒤 전연우의 모습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전생에서 그가 했던 행동들이 얼마나 멍청하고 우스운지 모른다.

전연우가 차갑게 말했다.

“1분 남았어.”

송시아가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다 피운 뒤 자리에서 일어서 그에게로 걸어갔다. 이어 주객 전도된 모습으로 뻔뻔하게 그의 넥타이를 움켜쥐었다. 남색은 그녀가 좋아하는 색깔이 아니다.

“하나가 더 늘어도, 줄어도 상관없어요. 인시윤은 내가 신경 쓸만한 위인이 못되 거든요.”

“난 당신과 비슷해요. 충분히 깊은 인내심을 갖고 있죠. 난 당신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모두 가질 거예요.”

“당신은 장씨 집안에서 20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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