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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1화

“내 말 듣고 있어?”

전연우는 무심히 그녀를 힐끗 보고는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왜 필요 없다는 거야? 난 아이를 길러본 적 없어. 만에 하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해.”

전연우가 의자에 앉으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난 네가 잘할 거라 믿어. 모르면 책 보고 배우면 되잖아.”

장소월이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

“난 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어.”

전연우는 후한 상이라도 주는 듯 장소월의 긴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

“보통 사람들의 삶을 살고 싶다고 했잖아. 그냥 이 아이와 날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살면 안 돼? 내가 있는 한 아무도 너한테 뭐라고 하지 못할 거야. 넌 그냥 네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 돼. 이 아이는 앞으로 쭉 우리 옆에 있을 거야.”

장소월이 그를 보는 눈빛은 마치 미쳐버린 정신병 환자를 보는 듯했다.

“이게 네가 요즘 만든 새로운 게임이야?”

“넌 스스로를 속일 수 있을진 몰라도 난 아니야. 너와 이런 게임을 즐길 생각은 더더욱 없고. 넌 이미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 우린 절대 안 돼.”

“아이를 갖고 싶으면 그렇게 해. 널 위해 낳아줄 여자는 아주 많을 거야.”

“네가 나한테 키우라고 한다면 난 키울 수밖에 없어. 난 거절할 방법이 없으니까.”

장소월은 그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억지로 짜놓은 허상에 불과한데도 가족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와 인시윤은 혼인신고도 했고, 오늘이 지나면 결혼식도 올릴 것이다. 대체 몇 개의 가족을 원한단 말인가.

전연우의 낯빛이 순간 어두워졌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오싹함이 그의 몸을 타고 흘러나왔다.

“싫어도 받아들여야 해.”

차갑게 일갈한 그가 몸을 일으켰다.

“나 씻어야겠어. 나오기 전까지 아이를 달래놔.”

전연우는 거실 밖 욕실로 향했다.

장소월은 망연자실한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너무 졸려 당장에라도 잠들 것 같았지만 큰 눈을 깜빡이며 애써 장소월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와 시선이 마주칠 때면 배시시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전생에서 전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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