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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그 말을 들은 배은란은 깜짝 놀랐다. 무언가를 붙잡으려는 듯 손을 뻗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며 배은란은 말없이 서 있었다. 이렇게 나약한 상태의 그를 본 적이 없는 배은란의 눈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이 피어올랐다.

배은란은 마음속 무언가와 싸우는 듯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결국... 그녀는 매정하게 그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배은란이 병실을 나서려 몸을 돌린 순간, 돌연 서철용이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잡고 힘껏 잡아당겼다. 그녀의 몸이 그의 품 안으로 포개졌다.

몸에 가해진 무게를 느낀 서철용은 순식간에 눈을 떴다. 그의 품에 안겨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여자와 마주한 그의 눈동자가 장난스럽게 반짝였다.

“형수님, 내가 잠든 사이에 뭐 하려고 한 거야?”

“헛소리하지 마. 난 아무것도 안 했어. 이거 놔.”

배은란은 그에게서 벗어나려 했지만 한 손이 더 추가되어 그녀의 허리를 꼭 감싸고 품에 단단히 가두었다.

“제멋대로 나한테 안겨놓고 이제 와 어딜 도망가려고? 응?”

서철용이 그녀의 옷 속으로 손을 뻗었다.

“윽.”

“왜 그래?”

서철용은 이마를 찌푸리는 배은란을 보고는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배은란은 그에게 무언가를 들킬까 봐 두려운 마음에 재빨리 옷을 여미고는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

“...네가 가져다 달라고 한 음식, 탁자 위에 올려놨어. 별일 없으면 다시는 나한테 연락하지 마.”

서철용은 몇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 그녀를 벽에 밀쳤다.

“나한테 보여주고 가.”

“나한테 손대지 마! 이거 놔!”

서철용은 한 손으로 그녀를 사무실 문에 고정시켜 놓았다.

“금방이면 돼.”

“...제발 이러지 마.”

“형이 너한테 손댔어?”

서철용은 배은란의 허리에 남아 있는 뜨거운 물에 덴 상처와 멍 자국을 보았다.

배은란은 힘껏 그를 밀어냈다.

“그만해!”

“나랑 자려고 했던 목적은 이미 달성한 거 아니야? 내 일에 참견하지 마. 너랑은 상관없어.”

서철용은 어두운 얼굴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상처 치료해야 해.”

그가 두려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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