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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기성은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이 길을 선택한 이상 이젠 돌이킬 기회가 없다.

당시 장소월을 제거하고자 독한 일을 행했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을 뼈에 사무치게 후회하고 있다...

하늘이 어두워지자 화려하고 정갈한 전당 안에서 타오르던 촛불이 바람에 흔들렸다. 문 밖의 우중충한 날씨를 보니 곧 폭풍이 몰아칠 것만 같았다.

전연우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고 기도하고 있었다.

기성은이 마지막 전화를 받고 나서야 안으로 들어왔다.

“대표님, 병원 측에서 아가씨의 수술이 거의 끝나간다고 전해왔습니다. 저희 이제 돌아가 봐야 합니다.”

전연우가 천천히 눈을 떴다. 그의 깊은 눈동자 아래에는 이전의 불안감보단 차분함이 내려앉아 있었다.

“지금 몇 시야?”

“저녁 8시입니다. 저희가 병원에 도착하면 아가씨의 수술이 거의 끝나있을 겁니다.”

절 담장 뒤에서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한 명은 주지 스님이었고, 다른 한 명은 7, 8살 남짓한 어린 동자 스님이었다.

“사부님... 저분 우리 절에 기부하신 분 아닌가요?”

“그렇게 돈이 많은데 왜 아직도 고민이 있는 걸까요?”

“이 세상 모든 사람 누구에게나 삼천 가지 번뇌가 있는 법이란다.”

“알겠습니다, 스승님.”

하산길은 울퉁불퉁 웅덩이가 가득 파여 있어 걷기 쉽지 않았다.

차는 거세게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 빠르게 고속도로를 달렸다.

병원에 도착한 뒤에도 전연우의 몸에선 절에서 피운 향냄새가 가시지 않았다. 그가 병실로 들어가려고 할 때, 기진맥진한 얼굴로 벽에 기대어 안을 살펴보고 있던 서철용이 그를 막아 세웠다.

“수술은 잘 됐어. 이제 깨어날 수 있느냐에 달렸어.”

“잘 됐으면... 됐어.”

“이거 무슨 냄새야?”

서철용이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쳐다보았다.

“청연사에 가서 향이라도 피운 거야?”

전연우가 그런 일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니... 과거 그에 대한 서철용의 인식이 완전히 뒤바뀌어버리는 순간이었다....

서철용은 그에게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삼켜버리고는 화제를 돌렸다.

“수술 끝났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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