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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강이한은 유영의 팔목을 잡아끌며 강서희에게 말했다.

“우린 사람들을 만나야 하니까 넌 다른 여자들 불러서 같이 가.”

현장에 사람도 많은데 굳이 유영을 귀찮게 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전에는 그녀가 괴롭힘 당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가 스스로 처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방관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가 모르는 곳에서 이 정도로 심하게 괴롭힘 받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강서희는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강이한을 바라보았다. 전에는 동생이 원하는 건 다 줄 것처럼 행동하던 오빠였다.

그런데 그랬던 오빠가 지금은 유영만 감싸고 있었다.

“가자.”

그의 목소리는 강압적이었지만 그게 강서희 들으라고 한 말이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다.

유영도 그가 많이 신경 써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방식이 조금 거칠기는 했지만 그는 모든 사람에게 그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다.

과거의 유영이었다면 조금은 감동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 한지음이 끼어 있는 이상, 이미 벌어진 감정의 구멍은 다시 가까워질 수 없었다.

이미 연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그들에 대한 여론은 떠들썩했다.

그리고 한지음이 연회장에 나타난 순간, 모든 풍향이 바뀌었다. 유경원이 진영숙이 점찍은 미래의 며느리감이라면 최근 강이한과 뜨거운 스캔들에 휩싸였던 한지음은 그녀보다 더 특별한 존재였다.

그런 상황에서 강이한은 아내를 대동하고 연회에 참석했다. 그의 의도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유영은 자신의 어깨를 감싸안은 강이한을 바라보며 눈빛에 비웃음을 머금었다.

“나중에 설명할게.”

강이한이 짜증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원래는 차에서 말하려고 했는데 그녀 때문에 화가 나서 미리 말한다는 것을 깜빡했다.

유영은 가소롭다는 듯이 그를 빤히 보며 자신의 허리를 감고 있는 그의 손을 밀어냈다. 미약한 힘이었지만 강이한은 그 동작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유영.”

낮게 가라앉은 그의 목소리에는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유영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힐끗 보고는 말했다.

“말했잖아. 오늘은 조용히 얼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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