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1291 - 챕터 1300
1359 챕터
제1291장
목정침은 아무 말없이 앞으로 다가가 앉아서 도시락통을 열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사무실 밖에서 배달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님, 배달음식 도착했습니다. 목 선생님 맞으세요? 확인 한번만 부탁드립니다…”  목정침은 어이가 없어졌다. 그가 이전에 데이비드를 시켜 배달음식을 주문한 일을 잊고 있었다…  온연은 숨을 들이마셨다. “배달음식 시킨 줄 알았으면 안 올 걸 그랬네요.”  데이비드는 강제로 총대를 매고, 문 밖에서 누구보다 크게 말했다. “제 겁니다! 제가 밥을 아직 안 먹어서 배고파 죽을 것 같네요! 제가 예전에 대표님께 시켜드리는 게 익숙해서 배달 정보 수정하는 걸 깜빡했네요!” 그는 딱봐도 온연에게 들으라고 한 소리였다.  온연은 따지지 않았다. “이거 먹고싶으면 먹고, 먹기 싫으면 그냥 배달음식 먹어요. 어차피 내가 만든 요리가 아니라 주방에서 만든 거니까요.”  목정침은 담담하게 말했다. “나 지금 먹고 있는 거 안 보여? 배달음식이 어떻게 집 밥 보다 맛있겠어? 너가 사죄하러 왔다는 거 잊지 마, 건방지게 굴지 말라고.”  그녀가 건방지다고? 온연은 화가 나서 가슴이 들썩이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비굴하게 아부라도 떨기를 바라는 건가? 그녀는 참지 못 했다. “내가 잘못한 일은 뉘우치면 됐잖아요. 평생 용서 못 할 잘못도 아니고요. 당신은 서예령이랑 어디까지 갔어요?”  그는 장난스럽게 되물었다. “내가 좋아하면 옆에 둬도 된다고 어제 누가 그랬더라? 넌 그냥 목가네 사모님 자리에만 있으면 된다며?”  그녀는 말문이 막혔다. 그건 화가 나서 한 말이었고, 그녀는 그가 이혼을 하자는 말에 머리가 혼란스러워서 타협을 한 거였다. 그가 정말 이혼을 안 할 생각인 줄 알았다면, 그런 말을 절대 하지 않았을 테다!  그녀가 화가 나서 얼굴색이 바뀐 걸 보고 목정침은 그녀에게 더 이상 장난을 치지 않았다. “걔 이미 갔어, 나도 걔 안 좋아해.”  온연은 살짝 의아했다. “갔다고요? 사람 불러와 놓고 다시 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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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2장
목정침은 대충 말했다. “아마 임 집사님 차 타고 왔을 거야, 집사님이 아래서 기다리고 계실 테니까 내가 데려다 줄 필요 없어.”  데이비드는 의문점을 제시했다. “그럼 만약 사모님이 나이 드신 집사님을 귀찮게 해드리기 싫어서 혼자 차 타고 오셨으면요?”  목정침은 멍해졌다. 그는 지금 당장 쫓아갈까 생각했지만, 아직 온연과의 사이가 좋아진 건 아니라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럴 일 없어, 분명 임 집사님이 데려다 주셨을 거야.”  한편, 온연은 택시를 타고 목가네로 왔고, 너무 피곤해서 거동도 하기 싫었다. 아마 요 며칠동안 마음 고생을 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유씨 아주머니는 바가지에 따뜻한 물을 받아다 주었다. “발 좀 담그고 있어, 그럼 좀 편할 거야. 도련님이 안 데려다 주셨어? 그럴 줄 알았으면 임집사님한테 데려다 달라고 할 걸 그랬네.”  온연은 마음이 시큰했지만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제가 그렇게 귀한 사람도 아니고,택시 탄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목정침씨도 바쁘니까 굳이 데려다 줄 필요 없어요. 요즘 임 집사님 허리 아프다고 하시던데, 큰 일은 아니죠? 나이가 드실수록 여러가지 병에 걸리기 쉬우니까, 아주머니랑 집사님이랑 같이 병원가서 건강검진이라도 해 보세요. 비용은 제가 부담할게요.”  유씨 아주머니는 한숨을 쉬었다. “아이고, 도련님은 늘 너 때문에 긴장돼서 안달나시던 분이, 이번엔 왜 갑자기 마음을 굳히신 걸까? 이게 터무니없이 큰 잘못도 아니고 말이야. 도련님은 지금 널 괴롭히시는 걸까, 아니면 본인을 괴롭히시는 걸까?”  온연은 웃으면서 장난을 쳤다. “아주머니 요즘 자꾸 한숨만 쉬셔서 더 늙으신 것 같아요. 한숨 쉬지 마세요, 연세도 있으신데 저랑 목정침씨 일까지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저희 둘 다 이제 컸으니까 저희 일은 알아서 해결할게요. 아직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정도는 아니에요, 제가 그렇게 느껴져요.”  유씨 아주머니는 그녀가 갖고 온 도시락통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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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3장
온연은 고개를 돌려 눈을 떴다. “나 대신해 줄 사람 찾은 거 아니었어요? 미안해요, 난 당신이 다른 여자랑 있다고 생각하니까… 못 견디겠어요. 하나씩 따져보자면, 내가 심개한테 돈을 빌려준 건 내 잘못이에요. 당신이랑 서예령의 애매한 사이는 당신 잘못이고요. 난 내가 잘못을 했다고 해서 당신도 함부로 잘못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둠속에서, 목정침의 몸이 살짝 굳었다. “내가 걔랑 애매한 사이라고 누가 그래?”  온연은 계속해서 물었다. “당신은 왜… 서예령을 회사로 돌아오게 한 거예요?”  그는 몸을 숙이고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너가 어떤 표정을 할지 궁금해서 그랬어, 당연히 나는 매번 실망했지. 난 네가 해고한 사람을 다시 데려오면, 너가 화가 나서 미친듯이 나랑 싸울 줄 알았어. 근데… 하… 너가 나한테 상처 준 건 심개한테 몰래 돈 빌려준 일 때문만은 아니야.”  둘째 날 일어났을 때, 온연은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목에 남겨진 자국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한 여름에 그녀는 넥이 있는 옷을 입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의기소침하게 양치를 하며, 나갈 때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했고, 목정침이 갑자기 화장실로 들어왔다. “나가.”  그녀가 먼저 들어와 있었으니 굴복하지 않았다. “나 양치하고 있잖아요.”  그는 그녀와 다투기 싫어서 입만 헹구고 얼굴이 빨개진 채로 나갔다.  그녀는 옷장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하얀 바탕에 검은 색 꽃무늬가 있는 치파오를 입고, 긴 머리를 다 내린 뒤, 거울 앞에서 확인을 하고 이상한 자국이 보이지 않자 안도했다.  그녀가 아래층으로 내려가려고 할 때 목정침이 마침 화장실에서 나왔고, 불쾌한 듯 그녀를 불러 세웠다. “이거 입고 회사 가려고?”  그녀는 이상하게 물었다. “우리 회사는 오피스룩 강요하지 않아서요. 게다가 오늘 날씨도 좋은데, 이거 입으면 안돼요?”  그는 앞으로 다가갔다. “너무 짧아.”  그녀의 심장은 빨리 뛰었고, 그의 의견을 무시한 채 그의 손을 쳐냈다. “가뜩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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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4장
그한테 다시 옷을 갈아입으라는 협박을 받지 않기 위해 그녀는 꽁꽁 싸맨 오피스룩을 입었지만 유일한 단점은 덥다는 거였다…  그녀는 오늘 회사에 갈 생각이 없었다. 오피스룩을 입고 그림을 그리러 나가는 건 불편하고, 그가 좋아하는 걸 하필 맞춰줘야 했기에 그녀는 이 생각만 하면 답답했다.  문을 나설 때 목정침은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내가 안 데려다 줘도 돼?”  그는 예전에 바로 데려다줬지 언제 그녀에게 데려다 줘야하냐고 물은 적이 있었나? 그녀는 정말 그의 차보다 빠른 다리가 있으니 데려다 주지 않아도 된다고 비꼬며 말하고 싶었다. “됐어요, 오늘 회사 안 가고 그림 그리러 나갈 거예요.”  그는 더 말하지 않고 진락에게 운전을 맡기고 나갔다.  그녀는 멀어지는 차를 보며 짜증이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이 일은 이미 넘어간 거 아닌가? 예전에는 아무리 심하게 싸워도, 잠자리를 갖고 나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지만, 왜 이번에 심개에게 돈을 빌려준 일은 그렇게 안되는 걸까? 대체 어떻게 해야 그의 마음이 편할까?  택시를 잡아서 그녀가 그림을 그릴 때 제일 좋아하는 그 카페에 갔는데, 진몽요로부터 위문전화가 왔다. “연아, 목정침씨랑 어떻게 됐어? 우리 집 그이가 이번엔 둘이 좀 심하게 싸웠다던데.”  온연은 힘없이 말했다. “너네 집 그이 말이 맞아. 목정침씨가 이혼 얘기까지 꺼냈어.”  진몽요는 전화 너머 폭발했다. “뭐라고?! 그때 너한테 강제로 결혼시킨 게 그 사람인데, 이런 사소한 일 때문에 이혼하겠다고?! 그래, 이혼하면 하는 거지, 아이는 너가 데려가고, 위자료도 엄청 많이 청구해. 매달마다 생활비도 너한테 줘야 하고, 너는 너 자신을 위해서 최대한 많은 이익을 요구해야지. 자존심 때문에 한 푼도 필요 없다고 하면 안돼!”  온연은 울지도 웃지도 못 했다. “넌 내가 그렇게 이혼했으면 좋겠어? 그렇게 심각하진 않아. 그냥 한번 언급했을 뿐이지, 진짜로 하자고 하진 않았어. 게다가 내가 동의하지 않았으니까 아직까지는 빈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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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5장
심개가 이렇게 빨리 돈을 갚게 될 줄은 몰랐어서 그녀는 망설이다 말했다. “알겠어요, 이따가 계좌번호 보낼게요. 사실… 제가 빌려줄 돈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었는데, 목정침씨가 도와준 거예요.”  심개는 망설이다가 웃었지만, 말투엔 씁쓸함이 섞여있었다. “그럼… 나 대신 고맙다고 전해줘요. 그 사람이 잘해줘서 마음이 놓이네요, 마음이 안 놓일 것도 없지만요. 당신을 사랑하니까 나까지 나서서 도와주는 걸 보면, 내가 그 사람의 사랑을 과소평가했나 봐요.”  온연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네’라고 대답한 뒤 전화를 끊고, 목정침의 계좌번호를 보냈다. 그녀가 이렇게 하는 건 목정침의 비위를 맞추려고 그런 게 아니라, 원래부터 이렇게 했어야 했다. 처음엔 그녀가 잘못을 했고, 그녀도 똑같이 목정침이 자신을 향한 사랑을 과소평가했다.  그녀가 멍을 때리고 있을 때, 당천의 그림자가 시야로 들어왔다. “공교롭게 자꾸 여기서 그쪽을 뵙네요.”  온연은 장난을 쳤다. “업무 시간에 나온 거면, 제가 그쪽 월급을 깎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당천은 손가락으로 가볍게 책상 위를 두들겼다. “다 같은 디자이너끼리 그렇게 엄격하지 맙시다. 나와서 영감을 찾는 건 좋은 거예요.”  온연은 무언가 생각나서 서양양의 새 핸드폰 번호를 뒤졌다. “양양씨가 지금 친척분 가게에서 아르바이트 하고 있어요. 어머님이 원하셔서 회계사 자격증도 준비하고 있고요. 집에서 맞선도 주선해주고 있어서 부모님이 마음에 들어하시는 사람이랑 결혼할 건가 봐요. 그런 평범한 인생은 양양씨가 원하는 게 아닌데 말이에요. 아르바이트 하는 식당 주소 보내줄 테니까, 어떻게 할지는 당천씨가 결정하세요. 내가 중매인은 아니라 주선하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좀 안타까워서요.”  당천의 눈빛엔 어떤 감정이 스쳐지나갔지만, 너무 빨라서 캐치하지 못 했다. “네, 알겠어요.”  온연은 꿰뚫어보지 않았다. 가끔은, 사람의 표정이 평온할수록 마음속 파도는 더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거의 점심시간이 다 되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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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6장
그는 걸음을 멈추고 잠깐 보다가 말했다. “온연, 잠깐 와 봐.”  온연은 그를 보고 실망한 눈빛을 지었다. 그는 오랫동안 그녀의 이름에 성을 붙여서 부르지 않았고, 거의 늘 ‘연아’ 라고 불러주었다. 감정이라는 건 참 쉽게 변질되는 것 같았다.  콩알이는 먼저 목정침의 품에 안겼고, 온연도 다가갔다. “무슨 일이에요?”  목정침이 물었다. “심개가 돈 돌려줬어?”  그녀는 팔을 들어 귓가에 머리를 넘겼다. “응, 내가 당신 계좌로 보내라고 했어요.”  그는 입술을 문지르며 침묵했고,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웃었다. “저녁 다 됐나 보고 올게요, 콩알이랑 좀 놀고 있어요.”  그녀가 아무렇지 않게 내려가자 그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이 일을 어쩌면 그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을 하는 건지도 모르지만, 그는 자신을 억제할 방법이 없었다. 그는 심개와 온연이 서로 좋아했던 일을 넘어가려고 해봤지만, 그들이 조금이라도 접점이 있으면 냉정을 유지할 수 없었다.  저녁 먹을 때, 온연은 세심하게 콩알이에게 밥을 먹이느라 자신의 밥과 식기는 건들이지도 않았다. 게다가 여름이라 집에 에어컨도 틀어져 있어 음식이 빨리 식었다.  목정침이 말했다. “애가 밥 먹는 거 알아서 배울 수 있게 둬. 손발 잘 움직이는 거 보니까 또래 애들보다 똑똑한 거 같은데.”  온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밥을 몇 년이나 더 먹여줄 수 있겠어요? 겨우 1-2년이잖아요. 나중에 더 크면 먹이고 싶어도 애가 못 먹이게 할 거예요. 그리고 지금은 제대로 못 먹어서 이리저리 다 흘리고, 입에 들어 가는 게 더 적어요. 내가 천천히 연습시킬 테니까 걱정 말아요.”  그는 손에 있던 젓가락을 내려놨다. “내 아들인데, 왜 걱정을 안 해?”  온연은 그의 행동에 감정이 들어간 게 느껴졌고, 입술을 움직이다가 더 말을 하지 않았다. 그가 또 어느 부분에서 기분이 상한건지 알 수 없었고, 아직은 건들이지 않는 게 좋았다. 그가 갱년기라고 생각하자.  유씨 아주머니는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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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7장
온연은 옆에 있는 콩알이를 보며 입술을 삐죽거렸다. “지금 조용한 곳으로 피한 거예요. 제가 꼴 보기 싫을 수는 있어도, 자기 아들이 꼴 보기 싫지는 않겠죠.” 말을 하면서 그녀는 콩알이를 안고 계단 입구에 왔다. “자, 우리 애기, 저기 서재 문 보이지? 가서 힘껏 두들겨, 아빠가 너랑 놀아줄 때까지. 오늘 밤은 아빠한테 매달려서 샤워시켜 달라고 해야 해. 그리고 앞으로도 아빠가 계속 씻겨줄 거야. 알겠지?”  콩알이는 알아들은 듯 만듯 그녀를 잠시 응시하다가, 그제서야 좋아하는 큐브를 갖고 서재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손에 있던 큐브를 보며 그걸로 문을 두들겼고, 작은 손을 쉴새 없이 움직였다.  빠르게 목정침이 문을 열었고 온연은 바로 숨었다.  목정침은 쭈그려 앉아 콩알이를 보고 물었다. “너 혼자 올라온 거야?”  콩알이는 장난감을 그에게 보여주며 마치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거라고 자랑하는 듯했다. 콩알이는 장난감이 많았지만 유독 이 큐브를 매일 갖고 놀았다. 다른 장난감들은 잠깐 놀다가 질려서 더 건들이지 않았다.  목정침이 큐브를 대충 만졌더니 모든 면의 색깔이 다 맞춰졌다. 이건 유아용 초급 큐브라서 난이도가 낮았다.  이때 콩알이는 온연이 방금 했던 말이 생각났다. “아빠… 샤워…”  목정침은 약간 머리가 아파왔다. 평소엔 늘 온연이 콩알이에게 샤워를 시켜줬고, 그는 콩알이가 혼자 윗층으로 올라왔는데 아무도 발견하지 못 했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온연이 그에게 자신을 찾으러 오라고 알려준 건가? 그는 사랑스럽게 콩알이를 안았다. “아빠가 아직 할 일이 좀 남아서, 일 다 하고 씻겨주면 안될까? 안에 들어와서 좀 기다리고 있어, 대신 물건 아무거나 건들이지 말고 얌전히 있어야 해.”  목정침이 콩알이를 안고 서재에 들어간 걸 확인한 후, 온연은 안도한 뒤 자신의 일을 하러 갔다. 오늘 낮에 그린 디자인 원고를 내일 회사에서 쓰기 위해 수정을 해야했다.  그녀는 침대에 엎드려서 펜 끝을 깨물고 한참동안 디자인을 고민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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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8장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 나도 그런 쓰레기 같은 말을 내가 뱉을 줄은 몰랐어.”  샤워할 시간이 되자 콩알이는 그들이 감동적이든 말든, 꽉 안고 있는 두 사람은 작은 손으로 떼어내려 했다. “샤워!”  온연과 목정침은 동시에 웃으며 콩알이를 데리고 욕실로 향했다.  샤워를 마친 후, 온연은 침대로 돌아와 다시 엎드려서 디자인을 구상했다…  콩알이가 아직 정신이 멀쩡해서, 목정침도 생각을 실행에 옮길 수 없었고, 인내심을 갖고 재우려 했다. “착하지, 샤워했으면 자야지. 얼른 자자.”  콩알이는 눈을 크게 뜨고 그의 잠옷 단추를 갖고 놀았고, 몇 분이 지나자 그는 인내심이 없어졌다. “너 오늘 저녁 밥 너무 많이 먹어서 못 자는 거 아니야?”  온연은 ‘피식’하고 소리내어 웃었다. “그렇게 인내심이 없어요? 난 매일 30분 정도 안고 있어야 잠 들었으니, 아직은 일러요, 천천히 재워야 해요. 내가 너무 자주 애를 안아줘서 그런지, 팔에 예전보다 훨씬 단단해진 거 같아요.”  목정침은 정신이 딴 데 팔려 있는 채로 콩알이를 재웠고, 위에서 아래로 그녀의 몸을 훑어봤다. 예전보다 단단해진 것 같진 않았고, 여전히 가녀려 보였다.  어렵게 콩알이를 재운 뒤, 그는 급하게 아이를 아기 침대에 눕혔고 온연이 제제했다. “침대 큰 거로 바꾼 거 아니에요? 그럼 우리랑 같이 자면 되잖아요, 어차피 좁은 것도 아닌데.”  두 사람이 제대로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콩알이가 갑자기 일어나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그들을 보았고, 약간 화가나 보였다. “엄마… 때리지 마…”   이때 목정침의 모든 인내심은 다 사라졌고, 답답해서 등을 돌리고 이불로 온 몸을 덮은 뒤 얌전히 누웠다. 언젠간 그가 아이를 안방에서 내쫓고 말 테다! 예전에 그의 안방에는 아무도 마음대로 들어올 수 없었고, 그도 조용한 걸 좋아했다. 그런데 지금처럼 여자가 생기고, 시끄러운 아이까지 생길 줄 누가 알았을까?  온연은 잠옷 원피스를 정리한 뒤 계속해서 아이를 달래주며 재웠고,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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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9장
아직 시간이 일러서 다행이었다. 태양은 점점 뜨고 있었으며, 세상은 아직 시끄러워지지 않았다.  목정침은 기분이 괜찮아서 아침을 먹자마자 콩알이를 데리고 정원에서 놀았고. 온연은 옆에 있는 벤치에서 책을 보았다. 정원엔 바람이 솔솔 불었고, 아직 점심때가 아니라 그렇게 덥진 않았다.  9시가 넘자, 진몽요가 갑자기 찾아왔다. 미리 온연에게 전화도 없었고, 이번에도 여전히 아이를 데려왔다. 경소경은 같이 오지 않았다.  온연은 책을 내려놓고 차에서 그녀가 아이를 안고 나오는 걸 도왔다. “오늘 일찍 왔네, 왜 미리 전화 안 했어?”  진몽요는 급하게 집으로 들어와 물을 한 잔 따른 뒤, 한 모금 마시고 얘기했다. “나 어제 경가네 공관에서 잤거든, 경소경씨는 없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이 데리고 나왔어. 그 사람은 오늘 회사에서 추가 근무해야 돼서, 우리 신경 써 줄 겨를이 없길래 그냥 너 만나러 왔지. 오늘 목정침씨는 회사 안 간데?”  온연은 정원에 있는 두 부자를 흘낏 보고 말했다. “아마 안 갈 거 같은데, 왜? 있으면 너 불편해?”  진몽요는 헤벌쭉 웃었다. “아니 아니, 내가 불편할 게 뭐가 있어? 난 철판이 두껍잖아. 집에 있어도 상관없어, 내가 밥 얻어 먹는데엔 지장 없으니까. 내가 아이만 따로 데리고 나오고 싶었는데, 경험이 별로 없어서, 네가 경험이 많으니까 같이 있으면 허둥지둥하지 않을 거 같아서 왔어. 매주 아들이랑 놀 시간이 겨우 이틀밖에 없는데 당연히 소중히 여겨야지. 나 너무 피곤하게 사는 거 같아, 아이도 아껴줘야 하고, 경소경씨 입장도 생각해야 하니까.”  온연은 되려 진몽요를 부러워했다. “불평 그만 해. 넌 나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고 있어, 경소경씨 봐봐, 너무 잘해줘서 거의 너를 모시고 있잖아. 돈으로 널 먹여 살리고, 밥하고 설거지하는 것 마저도 네가 못 하게 하니까. 매일 밥 먹으면서 누리는 것들이 다 셰프가 직접 너한테 해주는 대우잖아. 너 같이 행복한 운명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할지 몰라. 나는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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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0장
보통 진몽요가 있으면 목정침이 대화를 할 틈이 없었고, 그도 여자들 사이에 껴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아 서재로 들어갔다.  콩알이는 온연이 다른 아이를 안지 못하게 계속 온연의 주위를 맴돌았고, 생기가 넘치는 큰 눈을 깜빡이며 유모차 안에 있는 아이를 감시했다. 아이들은 노는 걸 좋아하고, 비슷한 또래의 아이와 노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진몽요의 아들이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콩알이와 함께 놀지 못 해서 상황이 어색했다.  처음에 온연은 여전히 콩알이가 어린 아이를 때릴까 봐 두려웠지만, 나중에 보니 콩알이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자 그녀는 마음을 놓고 진몽요와 수다를 떨었다. “너 지금 모유 충분해? 나올 때 분유 같은 거 안 챙긴 것 같아서.”  진몽요는 한숨을 쉬었다. “충분하긴 무슨? 난 이제서야 네가 그때 콩알이한테 순수 모유만 먹인 걸 알았는데, 난 지금 아무리 해도 부족해. 평소에 우리 아들은 거의 분유만 먹고, 저녁에 내가 보러 갈 때만 모유를 먹어. 오늘 데리고 나올 때 모유 잘 나오게 하는 탕까지 마셔서, 오늘은 어느정도 나올 수 있을 거 같아. 정 안되면 너네 집에도 분유 있으니까, 어차피 우리 애도 같은 브랜드 거 먹어서 굶길 일은 없겠지.”  온연은 살짝 부끄러워서 진땀을 흘렸다. “넌 아들이 아직 어린데, 우리 콩알이 분유는 먹이면 안되지. 다 단계별로 나눠져 있는데, 너 바보 아니야? 너 같은 엄마는 또 처음 본다, 너무 세심하지 못 해.”  평소엔 매번 하람이 아이에게 분유를 사다주었기에, 진몽요는 분유에도 단계가 있다는 걸 알리가 있나? 그녀는 순간 억울했다. “나도 엄마는 처음이잖아. 뭐든 다 어머님께서 해주시니까, 이런 걸 배울 기회가 없어. 평소에 내가 분유 타는 것도 못 하게 하시고, 내가 젖병을 잡는 순간 뺏기는데, 내가 어떡해?”  이 말은 보기에는 불평 같지만 사실상 자랑에 가까웠다. 온연은 진몽요의 입에 과일 말랭이를 집어넣었다. “너 그냥 조용히 해, 이런 사소한 지식들은 네가 조금만 주의해도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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