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Chapter 1311 - Chapter 1320
1359 Chapters
제1311장
경소경은 의심스럽게 물었다. “어머님 집에는 왜요? 만약 가고 싶으면 내일 아침에 일찍 가면 되잖아요, 저녁에 가서 뭐하게요?”  진몽요는 툴툴거렸다. “내 말 좀 들어주면 안돼요? 갑자기 예군작씨가 나한테 줬던 그 꽃이 엄마집에 있던 게 생각나서, 당장 가서 버리려고요! 우리 엄마가 만약 그 꽃이 전지가 준 거인 걸 알면, 매일 물 주기는커녕 당장 시들게 만들 거예요!”  경소경은 순간적으로 깨달았다. “맞네요, 가서 처리해야죠.”  강령네 집으로 차를 타고 간 뒤, 그들이 온 걸 보고 강령은 의외라고 생각했지만, 당연히 기뻐했다. “갑자기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미리 말도 없이, 밥은 먹었어?”  진몽요는 강령과 말할 겨를도 없이 바로 안방에 있는 베란다로 가서 그 화분을 찾았다.  경소경은 어쩔 수 없이 강령의 말에 대꾸했다. “그… 저희는 먹고 왔어요. 몽요씨가 가지러 올 물건이 있다고 해서 갑자기 들리게 됐어요.”  물건을 가지러 왔다는 용건인 걸 듣고 강령은 기뻐하지 않았다. “난 또 너희가 나 보러 온 줄 알았는데, 그냥 얼굴만 잠깐 비치러 온 거야? 됐다, 평소에는 보고 싶어도 얼굴 보기 힘들더니만.”  경소경은 어색하게 웃었다. “어머님,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저랑 몽요씨랑 평소에 바빠서, 아이도 저희 엄마가 봐주고 계시잖아요. 저희가 시간 나면 뵈러 올게요.”  진몽요는 그 화분을 들고 금방 나왔고, 강령은 이상하게 여겼다. “이 꽃은 왜? 이 꽃 가지러 온 거야? 너 그 꽃 별로 안 아낀다며? 그래서 우리 집에 계속 뒀잖아.”  진몽요는 적당히 얼버무렸다. ”어… 그… 예전에는 이 꽃이 뭔지 몰랐었는데, 이틀전에 인터넷에 찾아보니까 집에서 키우면 안되는 식물이라고 하더라고요.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고 해서 가져가려고요. 엄마 나이도 있으니까, 혹시 모르잖아요? 그쵸? 엄마, 오늘은 늦었으니까 우선 소경씨랑 먼저 갈게요. 일찍 쉬세요.”  강령은 의심을 품지 않았다. “그래, 가는 길에 운전 조심하고, 그 꽃 별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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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2장
경소경은 약간 불안했다. “내 생각엔… 그냥 버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다시 돌려줄 필요 없잖아요. 몽요씨… 괜찮아요?”  진몽요는 그를 보고 웃었다. “당신 생각에는요? 내가 언제 안 괜찮은 적 있었어요? 무슨 걱정을 해요? 난 절대 죽지 않는 천하장사라고요. 그때는 내가 자발적으로 전지를 건드렸어요. 아니면 우리 집이 망하고 사람도 죽지 않았겠죠. 이 일을 시작한 사람은 나니까, 언제까지 다른 사람들한테 나 대신 막아달라고 하면서 피할 수는 없죠. 난 무섭지 않아요. 전지가 아무리 무서워도, 나랑 예전에 3년이나 만났었고, 걔도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에요. 비록 걔가 하는 짓들은 귀신보다 더 무섭지만요…”  경소경은 달래듯이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요, 그럼 집으로 가죠.”  진몽요는 자신이 충분히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꿈에 져버리고 말았다.  이 날 밤, 그녀는 밤새 악몽을 꿨고, 놀라서 몇 번이나 깼고 이로 인해 경소경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날이 막 밝아지자 그녀는 어떻게 해도 잠에 들지 못 했고, 경소경의 품에 안겨 흐느꼈다. “꿈에서 아빠가 나왔어요, 무섭게 나를 보고 혼내면서, 내가 사람을 잘못 만나지만 않았어도 아빠가 죽지 않았을 거라면서 날 탓했어요…”  경소경은 천장을 보면서 초췌한 몰골이었지만 억지로 정신을 차리려 했다. “아니에요, 아버님이 어떻게 당신을 탓해요? 그때 당신은 몰랐잖아요, 당신도 피해자예요.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그런 꿈을 꾼 거예요. 옛말 중에, 낮에 하는 생각은 밤에 꿈에 나온다는 말이 있잖아요. 생각을 비워요, 그런 쓸데없는 거 걱정 말고요. 만약 미리 결과를 알았더라면 당신은 절대 이렇게 될 때까지 두지 않았을 거예요.”  진몽요는 억울해서 물었다. “당신도 내가 바보 같다고 생각하죠? 구제불능일 정도로요.”  경소경은 고개를 돌려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바보 같지 않아요, 당신은 그냥 나만 아는 바보예요.”  8시까지 버티다가 진몽요는 겨우 잠에 들었다. 경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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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3장
평소와 다른 그녀의 모습은 경소경을 놀라게 만들었다. “몽요씨… 괜찮아요? 강한 척할 필요 없어요, 울고 싶으면 울어요, 그래야 마음이 좀 편해지잖아요.”  진몽요는 그를 노려봤다. “내가 왜 울고 싶겠어요? 전지가 돌아온 걸 알고, 게다가 일부러 내 옆에 접근했다는 걸 알고 놀라서 울고 싶을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3살짜리 애도 아니도, 왜 날 무시해요? 그래 봤자 좀 답답하고 스트레스 받을 뿐이니까 걱정 말아요. 괜찮으니까 오늘 내 요리솜씨나 좀 맛 봐봐요.”  경소경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고, 그녀의 다른 모습은 평소와 심리상태가 다르다는 걸 충분히 나타냈기에 그는 같이 답답함을 느꼈다.  손을 씻고 식탁 옆에 앉은 뒤, 식탁 위에 올려진 풍성한 요리들을 보면서 그는 입맛이 떨어졌다. 진몽요는 불평했다. “왜 그래요? 내가 만든 건 맛없을까 봐 그래요? 내 요리 먹기 쉽지 않은데 싫어하는 거예요? 다음에 언제 먹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는 씁쓸하게 웃으며 요리를 집어서 입안으로 넣었고,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라는 말을 이해했다. “아니요, 마음이 불안해서 그래요. 당신이 진실을 알면 무슨 반응을 보일지 상상했었는데, 지금 이런 모습일 줄은 몰랐어요…”  진몽요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깨를 들썩였다. “다들 내가 똑똑하지도 않고 아무 생각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아무 생각없이 사니까 이러는 게 정상아니에요? 상처받고, 두려움에 벌벌 떠는 건 나 답지 않아요. 설마 내가 그런 모습을 보여야 다들 내가 정상이라고 생각할 거예요? 사실 생각을 바꿔보면, 전지는 내가 한 때 사랑했던 남자잖아요. 근데 내 앞에서 무서워 봤자 얼마나 무섭겠어요? 난 그냥 마음이 무겁고, 걔를 멀리하고 싶고 어떤 식으로든 엮이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같은 엄마가 낳은 자식은 아니어도 목정침씨 친동생인데, 당신이 봤을 때 왜 둘은 그렇게 다를까요?”  경소경은 대답하지 않았다. 어떤 방면에서 보면 목정침은 전지보다 더 무섭고 극단적이었다…  그가 아무 말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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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4장
창밖에 오후의 햇빛을 보며 어르신의 시선은 온통 그쪽으로 향했다. “군작아… 할아버지 밖에 나가서 햇빛 좀 쬐고싶다.”  예군작은 말없이 일어나 어르신을 휠체어에 태웠고, 그는 자신이 얼마나 조심스러웠는지 의식하지 못 했다. 그는 혹시라도 이미 늙을대로 늙은 어르신이 다칠까 봐 두려워했다.  바깥 정원으로 나오니 온도는 딱 적당했고,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왔으며, 공기에는 맑은 잔디와 흙의 냄새가 베어 있었다. 어르신의 입가엔 오랜만에 미소가 걸렸다. “군작아, 우리 처음으로 이렇게 사이좋게 나와서 햇빛 보는 거지?”  예군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처음이에요.”  어르신의 흐릿한 두 눈도 웃고 있었다. “그러게… 처음인데…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네.”  예군작은 인상을 찌푸렸다. “이런 거 좋아하시면 언제든지 데리고 나와드릴 수 있는데, 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세요? 꼭 당장이라도 죽을 사람처럼요. 그렇게 귀찮게 잘 하시더니, 이제 저를 더 못 괴롭히시게 되면 마음이 불편하실 것 같은데요?”  어르신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내가 당장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 있어? 그랬다면 넌 진작에 예가네를 손에 넣고 네가 하고싶은 거 하면서, 내 구속을 받지 않아도 됐었잖아.”  예군작은 망설이다 솔직하게 대답했다. “생각했었죠, 한 두번이 아니었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바보가 아니에요. 어차피 며칠 못 사실 텐데, 그렇게 마음이 급하진 않았어서, 속으로 생각만 하고 넘어갔죠.”  어르신은 웃었다. “허허… 만약 네가 진짜 군작이었으면 내가 일찍 죽었을지도 모르겠구나. 내 친손자는 내가 제일 잘 알거든. 걔는 날 너무 싫어해서 만나기만 하면 이를 바득바득 갈 정도야, 너처럼 내가 하루하루를 버티게 둘 정도로 착하지가 않지.”  예군작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진짜 예군작을 잘 모르니 함부로 욕하지 않았다.  잠시 후, 어르신이 갑자기 물었다. “청곡이는? 왜 갑자기 애가 안 보이지? 배도 많이 나왔으니까 네가 조심해, 혼자 함부로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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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5장
예군작은 침착하게 방 문 앞에 서서 담담하게 말했다. “어떻게 한 적 없어요, 아침까지도 있었다고요. 여긴 해성이에요. 제가 그 사람을 어떻게 하고싶어도, 국가네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까요? 저는 지금 할아버지 보느라 바쁜데 제가 어떻게 할 시간이 어딨어요? 그렇게 화 내시다가 돌아가시면 저만 또 덤탱이 써요.”  그가 거짓말하는 것 같지는 앉아 어르신은 진정이 되어 방 안에 있는 물건들을 던지지 않았다. ”사람 시켜서 찾으라고 해! 내가 국가네에 전화해 봤더니, 거긴 없다고 했어!”  예군작은 사람을 불러 어르신의 안방을 치우게 했고, 뒤돌아 정원으로 걸어갔다. 이때 아택이 다가와 말했다. “어르신 몸 상태가 이러셔서 화를 내시면 잘못될지도 모르니 도련님께서 좀만 참으세요.”  예군작은 담뱃불을 붙였다. “가서 국청곡 찾아봐, 이 중요한 순간에 대체 어딜 간 거야. 걔만 안 보이면 노인네는 내가 어떻게 했다고 생각해. 찾으면 집으로 돌아와서 매일 노인네 앞을 지키고 있으라고 해. 노인네가 눈 감을 때까지, 그래야 나도 마음이 편하지.”  아택은 대답을 한 뒤, 사람들을 데리고 예가네 저택을 떠났다.  하늘이 어두워지자 아택 쪽에서 소식이 들려왔다. “도련님, 사모님께서… 병원에 계십니다…”  예군작은 핸드폰을 들고 있던 손이 살짝 떨렸다. “왜 병원에 있어?”  아택은 전화 너머 머뭇거렸다. “도련님께서 직접 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위치 보내드릴게요.”  전화를 끊고 예군작은 차를 대기시키라고 한 뒤, 빠르게 국청곡이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그는 여러가지 상황을 상상했지만 병실에 들어가서 무탈한 국청곡을 보고 멍해졌다. “어떻게 된 거예요?”   국청곡은 침대에 반쯤 누워 눈빛을 살짝 피했다. “최근에 할아버지 상황이 악화되었으니 아이를 보고싶어 하셔서 좀 일찍 출산하려고요, 별 일 아니에요. 제 몸 상태가 괜찮아서, 2틀정도 관찰하고 수술하려고요. 당신은 평소에 할아버지 챙기느라 바쁘니까 사소한 일은 말 안 했어요.”  예군작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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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6화
예군작은 갑자기 그녀의 턱을 잡고 아주 차갑고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당신이 이 아이를 낳는 게 싫었더라면 이미 사라지게 만들었겠죠. 절대 지금까지 두지 않았을 거예요. 날 여태 믿지 않았던 건 당신이에요. 지금까지 늘 경계했죠. 내가 노인네를 무서워해서, 노인네가 죽으면 당신을 없애 버릴 거라고 생각했잖아요. 터무니 없이요!”  국청곡은 너무 아파서 눈동자에 눈물이 고였고, 어느정도 놀란 게 있었다. 설마 진짜 그녀가 오해한 건가? 그녀는 그저 속으로 믿지 못 하고 있었다… 이건 도박에 걸 수 없었고, 이 도박에서 진다면 아이가 없어질 것이다.  그녀가 눈물을 글썽이는 걸 보자 예군작은 짜증이 나서 손을 내렸다. “자꾸 나 귀찮게 그만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요!”  국청곡은 고개를 숙이고, 하얀 이불 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난 안 가요,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내가 이렇게 하도록 오히려 둬야죠. 이건 할아버지가 유일하게 아쉬워하신 일이에요, 난 절대 할아버지가 아쉬움을 남기신 채 눈 감게 해드릴 수는 없어요. 지금까지 늘 당신 말만 들어왔잖아요, 이번에는 내 말 좀 들어주면 안돼요? 수술동의서에 서명해줘요. 이 일 아직 우리 가족들한테 말 안 했는데, 가족 서명이 꼭 필요해서요. 당신은 아이의 아빠니까 제일 서명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잖아요.”  예군작은 아무 말이 없었고, 그녀가 몸에 무슨 문제가 있어서 바로 수술을 안 한 게 아니라 수술동의서에 서명이 필요해서 수술을 못 했다는 걸 대략적으로 추측했다. 이 일을 분명 국가네 사람들은 싫어할 테고, 그녀는 가족들에게 말하는 걸 계속 망설였다. 아니면 아이를 이미 낳았을 테다.   그가 가만히 있자 국청곡이 애원했다.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요, 그러니까 한번만 내 말 좀 들어주면 안돼요? 이 일이 끝나면 뭐든 당신이 하자는대로 할게요…”  이때, 아택은 병원에서 수속을 밟고 나왔다. “도련님, 수속 다 밟았으니 이제 가셔도 됩니다.”  국청곡이 간절하게 예군작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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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7화
예군작은 옆에 있던 의자에 앉아 무표정으로 말했다. “노인네가 나한테 당신 옆에 한시도 떨어져 있지 말라고 했으니 집에 안 가고 딱이잖아요. 귀도 좀 쉴 겸요, 어차피 나도 옆에서 노인네 보살피고 싶지 않아요.”  국청곡은 고개 숙이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가 괜히 저렇게 말하는 걸 알고 있었다. 무엇을 위해서든, 어르신이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걸 알고 옆에서 계속 보살폈던 사람은 예군작이었다. 어르신의 기분이 계속해서 바뀔 때도 그는 화를 내지 않았고, 그의 다리가 아직 낫지도 않았는데 여러모로 애를 쓰며 불평하지 않았으니, 이 시간을 통해 좀 쉬는 것도 괜찮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로 인해 행복할 수 있었다. 만약 이렇지 않았다면 그가 또 어떻게 기꺼이 병원에서 그녀를 지켜줄 수 있었을까?   둘째 날 오전, 의사가 수술동의서를 들고 예군작에게 서명을 권할 때 국청곡은 긴장돼서 심장이 뛰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수술실에 들어가 본 적이 없었고, 몸에는 상처가 하나도 없었고, 막상 때가 되니 당연히 두려움을 피할 수 없었다. 그녀는 너무 티 내면 예군작이 비웃을까 봐 걱정했다. 이건 그녀의 결정이었고, 어차피 언젠간 마주해야 할 일이었으니 말이다.   예군작은 길다란 손가락으로 펜을 잡고, 서명하기 전에 또 잠깐 멈췄다. “겁먹은 거 같은데, 생각 확실히 했어요? 서명하면 이제 못 물러요.”  국청곡은 민망한 표정이었다. “겁먹었다고 누가 그래요? 나 겁 안 먹었으니까 서명해요! 수술시간 지체하지 말고요!”  그는 고개 돌려 그녀를 보고 의미심장하게 미소를 지은 뒤, 빠르게 동의서 밑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국청곡은 반복해서 심호흡을 하며, 의사가 수술 준비가 곧 다 될 거라고 말하자 호흡이 더 조급해졌다.  수술준비가 금방 끝났고 그녀는 수술실 안으로 향했다. 그녀는 온 몸을 떨고 있었고, 두려움이 온 몸을 집어삼킨 그런 느낌이라 극복할 수가 없었다. 아이를 낳을 때 이렇게까지 겁먹는 여자는 없지 않을까?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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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8장
간호사는 밖에 남자가 두 명이 있는 걸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더 묻지 않고 한 마디 했다. “산모는 건강하세요, 태아는 비록 일찍 태어났지만 또 너무 이른 건 아니라 보기엔 괜찮아 보이네요. 검사해보고 별 문제없으면 인큐베이터에 있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간호사와 아택이 아이를 데리고 멀어지는 걸 보자 예군작은 정신을 차렸다. 설마 딸인가…? 이러다 노인네가 둘째까지 낳으라고 하는 거 아닐지도 모르겠다…  아주머니는 영양식단을 가져왔고, 국청곡도 수술실에서 나왔다. 하지만 그녀는 깊게 잠에 들어 있었고, 얼굴은 창백해서 방금이라도 큰 병을 얻은 것 같았다. 예군작은 처음으로 귀찮은 티를 내지 않았고 계속해서 오랫동안 그녀를 지켰다. 이런 적은 정말 처음이었다.  아이가 보이지 않자 아주머니가 물었다. “도련님, 혹시 아이가 조산이라 인큐베이터에 있는 건가요?”  예군작은 대충 대답했다. “몰라요.”  아주머니는 어이가 없었다. 이렇게 차갑다고? 자기 아이한테 관심도 없을 정도인가…  잠시 후, 어르신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예군작은 복도로 나가서 받았다. “여보세요?”  전화 너머, 어르신은 다급해 보였다. “청곡이는? 오늘도 집에 안 오는 거야?”  그는 짜증이 나서 미간을 문질렀다. “안 갈 거예요. 지금 그 사람이랑 밖에서 쇼핑하고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저녁에 저는 잠깐 들를게요.”  어르신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청곡이 전화 좀 바꿔봐, 내가 직접 말 해야겠어.”  예군작은 아직 깊게 잠든 여자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 화장실 가서 전화 못 받아요. 저 좀 귀찮게 안 하시면 안되요? 살아있는 사람을 제가 잡아먹기라도 했을까 봐요? 이따가 영상 보내드릴 테니까 그렇게 아세요. 끊을게요.”  전화를 끊은 뒤, 그는 문 밖에서 한참을 서 있다가 병실로 돌아갔다. 그는 국청곡이 퇴원할 때까지 숨기지 못 할 걸 알았다. 어르신은 의심이 많은 사람이니 언젠간 병원에 있는 걸 알게 될 것이다.  2시간 동안 깊게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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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9장
그녀는 안도한 뒤 예군작을 보며 말했다. “할아버지 쪽에는 숨기지 못 할 거예요. 어차피 이미 아이를 낳았으니 더 이상 숨길 것도 없죠. 애초에 할아버지를 위해서 일찍 아이를 낳으려고 한 수술이잖아요. 우리 가족한테는… 나중에 퇴원하고 말하는 게 좋겠어요.” 그녀는 가족들이 알게 되면 병원에서 난리칠까 봐 걱정했고, 그 많은 사람들이 올 걸 생각하니 악몽과도 같아서 그녀는 당장은 조용한 걸 원했다.  예군작은 고개를 끄덕였고 핸드폰을 꺼내 아이 영상을 어르신에게 보내며, 아이가 일찍 태어났다는 걸 알렸고, 어느 병원인지도 알려줬다. 영상을 찍을 때, 그는 그제서야 아이의 얼굴을 제대로 보았다. 아이는 그렇게 예쁘진 않았다. 피부가 다 빨갰으며 마르고 작았고, 하나도 하얗지 않았지만 그는 아이가 못 생겼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보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어르신은 이 일을 안 뒤, 전화로 그를 욕할 겨를도 없이 재빠르게 병원으로 달려왔다.  국청곡과 아이를 보자, 어르신의 흐릿한 눈은 눈물이 고여있었다. “청곡아, 왜 할아버지 말을 안 들었어? 너랑 아이의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잖아… 왜 굳이 일찍 낳은 거야?”  국청곡은 웃었다. “할아버지, 저랑 아이는 멀쩡하게 잘 있잖아요. 괜찮아요, 오셔서 아이 안아보실래요?”  어르신은 고개를 저었다. “난 보기만 하면 돼.” 그는 지금 제대로 걷는 것도 못 했고, 매일 침대에 누워있거나 휠체어에 앉아있기만 해서, 양팔에 힘이 점점 다 빠진 상태라 작은 아이를 안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  아택은 아이를 안고 어르신 앞으로 왔고, 어르신은 뚫어져라 아이를 1분동안 쳐다본 뒤 웃으며 물었다. “이름이 뭐야? 남자 애야 여자 애야?”  예군작은 이런 감동적인 상황이 싫어서 담담하게 말했다. “시간이 급해서 이름은 대충지었어요. 예선예예요.”  이름을 듣자마자 여자아이인 걸 알았지만, 어르신은 싫은 티를 내지 않았다. “좋다, 좋아, 너무 좋네. 여자 아이도 괜찮지. 그런데 여자 아이는 나중에 시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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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0화
돌아가는 길, 어르신은 예군작을 잠시 응시하다가 물었다. “어제 저녁에 계속 병원에서 지키고 있었던 거야? 수술동의서에 서명도 네가 했고?”  예군작은 귀찮은 듯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다. “네.”  어르신은 흐뭇한 얼굴이었다. “내가 너무 생각이 많았나 보구나. 그 아이는 그래도 네 친자식이니, 네가 아무리 독해도 친자식은 안 잡아먹겠지. 내 유일한 바램은, 너랑 청곡이랑 앞으로 잘 사는 거야. 아이가 생겼으니 너도 어느정도 마음을 잡았겠지. 과거에 너가 누구였는지는 잊어버리고, 지금 네가 누군인지만 기억해.”  ......  하늘이 어두워질 때쯤, 예군작은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병실 앞으로 걸어왔을 때, 아택이 복도에 앉아 있자 그가 물었다. “여기서 뭐해?”  아택은 민망한 듯 말했다. “사모님이… 수우중이셔서요. 평소에 의사 선생님이 상처 부위 검사도 하시고 그래서 제가 안에 있기가 좀 그렇네요.”  예군작은 문을 열고 들어갔고, 국청곡은 살짝 옆으로 돌려서 수유를 하고 있었으며, 아주머니가 다가와서 말했다. “사모님께서 젖이 잘 나오셔서 사다주신 분유도 거의 쓰지 않았어요.”  국청곡은 민망해했다. “아주머니, 그런 얘기는 하지 마세요…”  아주머니는 장난을 쳤다. “두 분은 부부이신데, 부끄러워하실 게 뭐 있어요? 도련님 같이 바쁘신 분께서 병원에서 보살펴 주시는 걸 보니 두 분 감정이 꽤나 깊으으신 것 같은데요.”  국청곡은 고개를 들어 예군작을 보았다. “고마워요.”  예군작은 이 한 마디가 왠지 모르게 거슬렸다. “뭐가 고마운데요? 내가 병원에 와서 의무를 다하는 게 고마운 거예요? 좀 더 나은 말없어요? 그렇게 말하니까 꼭 내 애가 아닌 것 같잖아요.”  새벽이 된 뒤, 예군작은 아이의 울음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깼고, 국청곡은 아이를 달래며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아주머니, 이미 수유도 했는데 왜 아이가 우는 거죠?”  아주머니는 아이를 안고 이리저리 걸어다녔다. “괜찮아요, 원래 다 이래요.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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