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1341 - 챕터 1350
1359 챕터
제1341장
예군작은 옅게 숨을 들이마셨다. “당신은 생각이 너무 많아요.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건 나니까, 예군작이어도 좋고, 전지여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다 나잖아요. 우리 결혼이 유효하지 못할 것도 없죠.”  국청곡의 마음은 처음으로 안정감을 느꼈고, 버림받지만 않는다면 그녀는 천천히 기다릴 수 있었다.  ......  온연은 일주일이 될 때까지 기다리다가 제도에 돌아오지 않고, 5일차에 돌아왔다. 원래는 할 일이 많았지만 마음 속에 콩알이가 계속 생각나서 어쩔 수 없이 란샹에게 맡겼다. 란샹은 낮에 시간이 있어서 외관 인테리어 하는 걸 봐줄 수 있었고, 인테리어 방안은 다 그녀가 구성한 게 있었기에, 디테일한 것들도 다 계획되어 있었다.  목가네로 돌아왔을 땐, 이미 새벽이었다. 목정침과 콩알이는 모두 자고 있었고, 그녀는 조심스럽게 캐리어를 정리한 뒤 샤워를 하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원래 쥐도 새도 모르게 들어온 줄 알았으나, 그녀가 눕자마자 목정침이 그녀를 안았다. “왜 말도 없이 돌아온 거야? 게다가 이렇게 늦은 새벽에 혼자 오면 내가 마음이 놓이겠어? 낮에 비행기표가 없는 것도 아니었잖아.”  그녀는 작게 말했다. “이 시간대 표가 제일 싸서요. 어차피 오늘 돌아왔어야 했으니 낮이든 밤이든 다 상관없었어요. 돈 좀 아끼면 좋잖아요.”  목정침은 더 크게 화를 냈다. “그 돈 좀 아끼려고 그랬다고? 누가 너 보고 돈 아끼래? 그런 버릇 좀 고칠 수 없어? 너한테 그 정도 돈이 없는 것도 아니잖아.”  긴 여정에 너무 피곤했던 온연은 그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쉬지 않는 그의 입을 막았다. “알겠으니까 얼른 자요. 할 얘기 있으면 내일 해요, 눈도 제대로 못 뜨겠어요.”  그녀는 편히 잠에 들었지만, 목정침은 그녀의 인기척에 잠이 깼었어서 다시 잠에 들 수 없었다. 원래는 그녀가 너무 보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이렇게 끝이 나버리니, 그는 남은 긴 밤을 눈을 뜨고 지새워야 했다…  다음 날은 주말이었다. 두 사람은 같이 11시가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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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2장
목정침은 원망스럽게 그녀를 한번 보고 설명하지 않았다. “됐어, 넌 신경쓰지 마,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온연은 그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목정침의 성격대로라면, 절대 쉽게 예군작과 계약해주지 않았을 테다. 그녀는 비록 궁금했지만 그가 말하고 싶어하지 않자 더 묻지 않았다.  나가기 전, 목정침은 그녀에게 오늘 저녁에 연회가 있을 테니 미리 준비하라고 알려주었다. 그녀는 속으로 당연히 기뻐했고, 기꺼이 그와 함께 가고싶었다. 아니면 그가 또 돈을 써서 임시로 여자파트너로 일할 사람을 찾아야 했고, 지금도 서예령을 떠올리면 아직도 마음이 불편했다. 콩알이가 이제 혼자 방에서 자는 걸 적응해야 했으니, 마침 오늘 저녁에 처음으로 테스트를 할 수 있었다.  시간이 조금 늦었을 무렵, 그녀는 목정침의 전화를 받았고, 그는 이미 그녀를 데리러 오는 길이었다. 그녀는 그제서야 화장을 시작하고, 아이보리 색 긴 드레스를 골라서 갈아 입으니 착장이 매우 깔끔해 보였다.  준비를 다 하자 진몽요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오늘 저녁 연회 너도 와? 경소경씨 말로는 목정침씨도 온다는데, 너도 가야할 거 같으니까 같이 가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해서 연락했어. 우린 지금 나왔는데, 너는?”  그녀가 말했다. “나도 준비 다 했어, 당연히 가야지. 경소경씨도 널 데리고 가는데 목정침씨가 감히 다른 여자를 데려갈 수 있겠어? 기다려, 이따 연회에서 보자.”  목정침의 차는 금방 아래층에 도착했다. 온연은 그녀가 나가는 걸 보면 콩알이가 또 칭얼댈 게 뻔하니 특별히 유씨 아주머니에게 콩알이를 데리고 한쪽에서 놀아 달라고 말했다.   성공적으로 탈출한 뒤, 그녀는 차에 타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꾸 이런식으로 콩알이를 집에 버려 두는 게 안 좋은 거 같아요, 분명 또 칭얼댈 텐데요.”  목정침은 아무렇지 않았다. “언젠간 클 텐데, 언제까지 엄마 옆에만 있을 수는 없잖아? 나 목정침의 아들은 절대 약하게 안 키울 거야.” 말을 끝낸 후 그는 그녀를 보았다. “너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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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3장
경소경, 진몽요와 함께 만나서 네 사람은 대화를 나눈 뒤, 또 빠르게 흩어졌다. 남자들은 자연스럽게 이런 자리에서 사업 얘기를 하니 여자들에게는 지루한 대화였다.   들은 바로는 이 저택의 주인은 해외에 오래 살았었고, 얼굴이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국내외에서 하고 있는 사업들의 규모가 작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은 그에게 들러붙고 싶어서 어떻게든 엮이려고 했다. 목정침과 경소경이 여기 온 건, 저택의 주인이 계속해서 협력을 해온 오랜 친구였기 때문이다.  진몽요는 정원 안에 있는 엄청난 사이즈의 수영장을 보고 감탄했다. “이 사람 돈 진짜 많다, 여기 자주 살지도 않으면서 이렇게 호화롭게 꾸며놨다니. 인테리어만해도 거의 집 가격이랑 비슷할 거 같은데, 너무 오버스러운 것 같아. 수영장도 너무 크잖아.”  온연은 웃었다. “돈 많은 사람들의 세계가 다 이렇지 뭐. 어떻게 사냐에 따라서 다른거니까. 너도 이렇게 살고 싶으면 살 수 있잖아.”  갑자기, 무리 지은 중년 여자 세 명이 술잔을 들고 걸어왔다. “두 분 목 사모님이랑 경 사모님 맞으시죠? 만나서 반갑습니다.”  온연은 살짝 웃으며 술잔을 들고 살짝 한 모금 마셨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진몽요는 비록 낯선 사람을 마주하는 게 불편했지만, 온연은 하는 걸 보고 따라서 배웠다. 세 여자들이 멀어지자 진몽요는 물었다. “연아, 너 저 사람들 알아?”  온연은 어깨를 들썩였다. “몰라, 한번도 본 적 없어. 이런 자리가 원래 그렇잖아? 너가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군가 와서 친한 척할 거야, 익숙해지면 돼. 너도 예전엔 진가네 아가씨였는데, 안 가본 자리가 어딨어? 이런 것도 나한테 물어봐야 해?”  진몽요는 투덜거렸다. “난 이런 장소를 싫어해서, 대부분은 아빠가 강제로 나를 데려갔었거든. 그땐 내가 어렸어서 별로 가치가 없으니, 다들 우리 아빠 때문에 인사하러 왔었지.”  가을에는 비가 비교적 많이 내리는 편이라,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사람들은 실내로 들어갔다. 진몽요는 경소경과 목정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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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4장
예군작과 국청곡이 오자 분위기는 살짝 굳어졌다.  김승훈과 란닝은 서로 얽힌 관계를 몰라서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 했고, 경소경과 목정침의 표정은 동시에 어두워졌다.  예군작은 사람들을 슥 훑어보았고, 시선이 진몽요를 향했을 때 잠시 멈추었다가, 동공 깊은 곳에서 숨겨진 ‘야망’이 살짝 보였지만, 또 금방 아무렇지 않아졌다. “사람은 다 늙으면 병에 들어 죽으니까요, 유감스러울 것도 없죠 뭐.”  국청곡은 진몽요는 손을 흔들었고, 두 사람은 서로를 보고 웃었다. 목정침이 예군작 (전지)의형인 걸 알고나서 국청곡은 인사를 안 하는 게 이상한 거 같아서 머리가 살짝 아파왔고, 작은 소리로 불렀다. “아주버님, 형님.”  안 그래도 이상했던 분위기가 더 이상해졌고, 목정침의 표정은 놀랄 정도로 차가워졌으며, 예군작도 마찬가지였다.  온연은 어쩔 수 없이 국청곡으 향해 웃었다. “저희는 저쪽 가서 얘기해요, 남자분들은 일 얘기 나누세요. 저희도 옆에만 있으면 지루하니까요.”  국청곡은 고개를 끄덕였고, 진몽요의 팔을 잡았다. 세 여자는 사람이 없는 구석으로 갔고 진몽요는 긴 숨을 내쉬었다. “청곡씨, 너무 대담하네요. 어떻게 감히 예군작씨 앞에서 목정침씨한테 아주버님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사람도 호칭으로 목정침씨를 불러본 적 없을 거예요! 제가 저번에 확실히 얘기를 못한 거 같은데 이미 알겠지만, 두 사람 사이 별로 안 좋아요. 서로를 죽이고 싶어 할 정도라고요!”  국청곡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저도 대충 예상은 했지만… 혈연관계는 변할 수 없잖아요. 둘이 사이가 안 좋다고 해서 제가 아주버님이라고 못 부르는 건가요? 저랑 아주버님 사이엔 원한도 없잖아요… 방금은 괜히 인사를 안 하면 안될 것 같아서요.”  온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괜찮아요, 이미 불렀잖아요. 예군작씨가 그쪽을 잡아먹을 것도 아니고, 원래 이러는 게 맞으니까 다같이 잘 지내면 좋죠.”  진몽요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다같이 잘 지내긴 개뿔, 난 상상도 못 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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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5장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계단 입구쪽으로 향했고, 한 그림자가 비틀거리며 사람들의 시야 안으로 들어왔다. 긴 머리를 풀어헤친 채, 반쪽 얼굴을 가렸지만 온연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서예령이었다.  처음에 그녀는 서예령이 사라졌어도 그녀의 잔해가 여기저기 남아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서도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서예령 입가에 멍을 보고 그녀는 이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  김승훈은 서예령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체면을 신경쓸 겨를도 없이 분노한 채로 남자를 끌고 올라갔다. 아무도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지 몰랐고, 김승훈도 계속 내려오지 않아서 사람들은 서로 소곤대고 있었다. 서예령은 계단 입구에 서서 떠나지 않았고, 목각인형처럼 사람들의 손가락질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은 목정침에게 멈춰서 한참 동안 떨어지지 않았다.  이 갑작스러운 에피소드 때문에 연회는 일찍 끝났다.  돌아가는 길, 온연은 목정침의 표정이 여전히 안 좋자 조심스럽게 물었다. “국청곡씨는 예의 가 매우 바른 편이라 그런 거 같아요. 게다가 원래도 이렇게 부르는 게 맞으니까요, 당신 진짜 화난 거 아니죠?”  목정침은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 난 단지 예군작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던 거야.”  온연은 그의 손을 잡았다. “그 일은 별개죠, 국청곡씨 사람 좋잖아요, 당신이 그 사람한테 얼굴 찡그리면 안되죠, 그 사람은 예군작씨가 아니잖아요. 됐어요, 오늘 오랜 친구 만나러 온 자리니까 기분 좀 풀어요.”  목정침은 그녀의 애교스러운 태도를 당할 수 없어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이러면 됐지?”  그가 방금처럼 진지하진 않자 그녀는 서예령 일을 물었다. “서예령씨가 어떻게 여기 있죠? 방금 얼굴이 왜 그렇게 됐던 거예요? 그 이상한 남자는 김승훈씨랑 무슨 사이예요?”  목정침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그 남자는 승훈씨의 사촌 동생이야. 사람이 나빠질 수 있을만큼 나빠진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볼 수 있지. 전형적인 문제아고, 모든 안 좋은 행동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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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6장
그녀는 살짝 불편해서 말투로 어색함을 풀어보려 했다. “당신 화났어요?”  예군작은 그녀를 보았다. “왜 화가 나요?”  그녀는 작게 말했다. “왜냐면 제가 목정침씨를 아주버님이라고 불렀잖아요.”  예군작은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요. 이리 와 봐요.”  그녀는 일어나서 그를 향해 걸어가다가, 그가 무엇을 할지 예상이 돼서 다시 발걸음을 멈췄다. “저… 아이 좀 보고 올게요.”  그녀가 뒤돌아서 나가기 전에, 그는 그녀를 끌어당긴 뒤, 고개를 낮추고 그녀의 빨간 입술을 막았다.  국청곡은 마음을 먹고 그의 혀 끝을 깨물었고, 그가 아파서 잠깐 시선이 분산된 사이에 그를 밀쳤다. “지금은 안돼요…! 우선 진정 좀 하고 있어요, 아이 좀 보고 올 게요!”  그녀가 황급히 도망가는 걸 보고, 예군작 눈동자의 어두움은 한참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었고, 방금은 그저 갑자기 한 행동이었다.  이전 연회에서, 그녀가 진몽요랑 사이가 정말 좋은 걸 보고 그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이 여자는 정말 아무 속셈도 없는 건가? 정말 그가 다른 사람을 품고 있는 걸 용인할 수 있는 건가? 이 여자가 그가 이전에 알던 버릇없이 제멋대로 굴던 아가씨가 맞나? 방금 그녀가 깨물었던 순간만 비교적 심술 궂게 굴어서 비록 그는 아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화가나지 않았고, 오히려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그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국청곡은 방에 없었다. 그는 늘 그녀의 행동을 주시하지 않았었으니, 그녀가 어디 갔는지 신경쓰지 않고 혼자 잠에 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몰랐을 때, 누군가 살살 방문을 열었다. 국청곡은 아무 소리 없이 침대 앞으로 걸어왔고, 잠에 들어있던 남자를 보며 그녀는 망설이다가 손을 이불 안으로 넣었다. 잠깐 더듬고 있던 찰나에 갑자기 예군작이 입을 열었다. “뭐해요.”  국청곡은 당황해서 손을 뺐다. “아니… 반지를 잃어 버려서요, 당신 베게 옆에 둔 거 같은데, 혹시 못 봤어요?”  그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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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7장
그녀는 아무 소리 없이 몸을 숙이고 침대 위를 자세히 뒤졌지만, 결국 찾지 못 했다.  예군작의 인내심도 한계에 도달했다. “못 찾으면 됐어요, 내일 새로 사면 되잖아요.”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반지를 잃어버렸다고 해서, 새로 살 수 있는 거면, 사람도 잃어버리면,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건가요? 내가 찾을 거니까 당신은 자요.” 그리고 그녀는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갔다.  예군작은 그저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고, 또 그녀가 아무 이유 없이 트집을 잡는 병이 도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누우니 아무리 잠에 들려 해도 잠이 오지 않았다.  한참을 뒤척인 뒤, 그는 일어나서 창가에서 담배를 피우며 시선은 집에 있는 모든 구석들을 향하고 있었다. 잠시 후, 그는 침대 아래 한 곳에서 은은히 빛을 내고 있는 무언가를 보았고, 그가 몸을 숙여서 보니 국청곡의 결혼 반지였다. 그 빛은 반지에 있던 보석에서 나고 있었다.  그는 반지를 주워서 입으로 두 번 불어 위에 뭍은 먼지를 털고, 자신의 엄지 손가락에 끼웠다. 그는 지금 정서가 불안정한 여자를 찾아가면 또 싸우게 될까 봐 찾으러 가고 싶지 않았다.  둘째 날 아침, 그는 바로 회사에 갔고, 반지 일은 까먹어 버렸다.  일을 다 끝내고 저택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국청곡이 온 집을 다 뒤지고 있자 그제서야 생각이 났다. 그녀가 열심히 찾는 모습을 보고, 그는 갑자기 흥미가 생겨 그녀를 놀릴 생각으로 다가가서 물었다. “아직도 반지 찾아요?”  국청곡은 어제 저녁 그의 태도가 만족스럽지 못 했어서 일부러 표정을 피지 않았다. “네.”  그는 소파에 앉았다. “그만 찾아요, 내가 새로 사왔어요.” 그리고 그는 엄지에 끼워둔 반지를 빼서 찻상에 올려뒀다.  국청곡은 새로 사왔다는 얘기를 듣고,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새 거 필요 없어요, 내가 찾을 거예요. 분명 집안 구석 어디가에 있을 거니까요.”  그는 다른 말없이 또 그녀가 몇 바퀴 돌면서 찾는 걸 보고 흥미가 떨어졌다. “됐고, 그만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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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8장
멍을 때리고 있던 그 찰나에, 갑자기 아이가 우는 소리가 들렸고, 그는 자기도 모르게 아이의 귀여운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라서 귀신에 홀린 것처럼 아이를 안고 싶어져 뒤를 돌아 나갔다. 안방 문 앞에 도착한 뒤, 그는 국청곡이 마음을 졸이며 아이를 달래주고 있는 모습을 보았고, 보아하니 그녀도 속수무책인 것 같았다.  그가 말했다. “내가 애 데리고 좀 나가서 걷고 올게요, 밖에 공기가 좋아서 어쩌면 안 울지도 몰라요.”  국청곡은 자신이 잘못들은 줄 알았다. 그는 처음으로 인내심을 갖고 그녀를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그녀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를 몇 초 동안 본 뒤, 그제서야 아이를 건넸다. “오늘은 아이가 자꾸 울어서 너무 힘드네요. 당신이 오래 데리고 있어줄 수 있으면, 나 잠 좀 더 잘게요. 1시간이면 될 거예요, 30분도 좋고요.”  그는 아이를 건네받고, 품 안에서 살랑살랑 흔들었다. “집에 아주머니가 없는 것도 아닌데, 아이 봐줄 사람 하나 없을 까봐요? 정 안되면 아이 봐줄 사람 고용하고요.”  국청곡은 고개를 저었다. “다른 사람한테 맡기면 불안해요, 내가 알아서 보면 돼요. 힘들어도 어쩔 수 없죠 뭐, 나중에 크면 나을 테니까요. 내가 키워야 나랑 더 친해지죠. 이 집에서 이 아이가 나의 유일한 희망이에요, 당신한테 희망을 걸 수는 없잖아요?”  예군작은 눈썹을 치며 올리며 말했다. “내가 당신이었으면, 한달 겨우 된 아이한테 희망을 걸지 않았을 거예요. 난 당신 남편인데, 나한테 희망을 안 걸면, 나중에 아이가 시집 가고 나서도 당신을 챙길 거 같아요? 어리석네요.”  ‘당신 남편’ 이라는 말은 돌처럼 굳어 있던 국청곡의 마음을 녹아내리게 만들었다. 그는 처음으로 이런 닭살 돋는 말을 했고, 처음으로 그들의 관계를 인정했다…  그녀가 멍을 때리고 있자, 그는 아이를 데리고 계단 쪽으로 향했다. “잠 더 잘 거면 얼른 자요, 이따가 애가 모유 먹겠다고 하면 나도 어떻게 못 해요.”  마음속에 어둠이 사라지자 국청곡은 유쾌하게 대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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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9장
콩알이는 거만하게 콧방귀를 뀌며, 작은 머리를 살짝 갸우뚱 했고, 기세를 보니 정말 무서울 게 없는 것 같았다.  온연은 웃음을 참지 못 했다. “둘이 싸우는 게 제일 재밌어요. 애기는 누가 무서운지도 모르고, 어른은 말만 하고 정작 때리지를 못 하니, 당신 아들만 당신을 고분고분하게 만들 수 있는 거 같네요. 내가 어렸을 때 당신한테 국물 튀겼으면, 나를 혼냈겠죠. 이런게 바로 차별이에요.”  목정침은 갑자기 그녀가 어렸을 때 그를 무서워해서 그녀의 어렸을 적 트라우마로 남았었다는 말이 떠올랐고, 그는 자신의 턱을 만지며 생각했다. 내가 그렇게 무서운가? 그런데 왜 콩알이는 나를 무서워하지 않는 거지? 온연이 어렸을 때 그에게 빚졌다고 생각해서 그런건가? 그런데 진짜로 빚을 진 건 정작 그였다. 예전엔 그녀가 목가네에서 쓸데없이 얌전히 살게 만들었으니, 이제는 그녀가 기를 펼 때였다.  갑자기,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고, 그는 일어나서 한 쪽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그 물량들 문제없죠?”  전화 너머 있던 사람이 말했다. “네, 이미 운송 다 되었습니다, 예가네쪽에서 착오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목정침은 안도했다. 이 물량들은 매우 중요하고 시간도 촉박해서 어쩔 수 없이 예군작네 회사에 운송을 맡겨야 했고, 운송이 완료되기 전까지 그는 계속 신경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예군작에게 완전히 꿍꿍이가 없다는 걸 설명할 수는 없었다. 그는 여전히 경계심을 가져야 했고, 이번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 다음에도 문제가 없을 거라고 보장할 수 없었다.  전지는 정말 흠잡을 곳 없이 예군작으로 잘 살고 있었으며 스타일이 완전히 예가네 사람으로 적합했다. 예가네는 해성의 터줏대감이었고, 예군작이 제도에 온 이후로, 그가 눈독들인 길이 있다면, 다른 사람이 건들이지 못 하게 만들어서 목정침이 다른 운송업체를 찾는 게 어려워졌다.  목정침은 처음엔 이 점을 신경쓰지 않았다. 왜냐면 돈만 주면 예군작을 적으로 삼을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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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0장
목정침은 차갑게 말했다. “왜 내가 다른 운송업체 못 찾게 하는 건데? 너가 뒤에서 무슨 수작 부리는지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 난 너랑 독점으로 계약한 적 없어.”  예군작은 투덜거렸다. “맞아, 확실히 독점계약은 아니지만, 난 내 먹이를 다른 사람한테 뺏기기는 싫어. 형네 운송량 우리쪽에서 완전히 전담할 수 있어서 다른 업체 찾을 필요도 없어. 나한테 그냥 경계심 좀 낮추고 편하게 있으면 안돼? 매일 그렇게 심장 졸이고 있으면 안 힘드나?”  목정침은 당연히 그를 완전히 믿을 수는 없었다. “너도 알잖아, 그건 불가능한 거, 난 널 믿을수 없어. 지금 선택지는 두 가지야, 계약 해지하던지 아니면 내가 다른 운송업체 하나 찾게 해주던지, 그래야 양쪽한테 다 안전한 길이 있는 거니까. 네 더러운 수단으로 날 상대하려 하지 말고, 날 화나게 만들지 마, 알았어?”  예군작은 한숨을 쉬었고, 갑자기 표정이 진지해졌다. “왜 날 못 믿는데? 이 세상에서 형 아들 말고는 내가 제일 가까운 사람 아닌가? 혈연관계는 사라질 수 없어. 내가 전에 형을 미워했던 거 인정해, 그리고 나쁜 짓도 했었지, 그런데 형도 날 죽이려 했잖아? 그저 내가 명이 길어서 살아남았을 뿐이니까 퉁쳐. 난 형이랑 싸울 생각 없고, 같이 협력만 하고 싶어. 예전에 목가네의 모든 게 갖고 싶었을 땐, 내가 아무것도 없을 때였고, 지금은 내가 다 가졌으니 목가네 물건들이 아쉽지 않아.”  그의 태도는 목정침을 의외라고 생각하게 만들었고, 순간적으로 그가 말하는 게 대체 진심인지 거짓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최소한 표면적으로 봤을 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로 보이지만, 이건 너무 황당했다. 당시에 목가네의 모든 사람을 뼈에 사무치게 싫어하던 사람이, 지금은 그와 손을 잡고 화해를 하려 하다니, 그야말로 황당할 수밖에 없었고, 누구여도 쉽게 믿지 못 했을 테다.  결국, 목정침이 타협했다. “너가 그렇게까지 말하니 널 믿어볼게, 그런데 너도 내가 걱정을 덜 수 있게 해줘야 해. 지금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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