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왕세자비로 환생했다니!: Chapter 101 - Chapter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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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화 감히 그러지 못하다
속 궁리를 하고 있을 때 우문호가 이미 싸늘하게 말했다."그대가 말하지 않으면 모를 줄 아는가? 혜정후 곁의 하인들이 이미 말했어. 그대가 며칠 동안 고의적으로 혜정후 주위에서 어슬렁거렸다고 말이야. 혜정후가 남자를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남장을 하고 유혹하려 하다니, 그대의 머리에 지푸라기라도 들어찬 거야? 아니면 귀신에게 홀린 거야? 혜정후가 어떤 사람이라고 그를 건드리다니? 살기 귀찮다면 무덤을 파고 절로 드러누우면 돼, 본왕을 귀찮게 하지 말고 말이야. 본왕은 그대를 죽이지 못하는 게 한스러울......"원경능은 그의 노기등등한 얼굴을 바라보면서 나지막한 소리로 그의 말을 끊었다."혜정후부에 있을 때 당신이 혜정후에게 한 말을 들었어요. 만일 제가 혜정후의 수중에서 죽는다면 목숨을 바쳐서라도 복수해주겠다고. 왕야, 당신이 이렇게 절 사랑할 줄 몰랐어요."이는 아마 그가 입을 다물 수 있게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다. 역시나 우문호의 노기등등했던 얼굴은 순식간에 딱딱해졌다. 입 꼬리에서 경련이 일어났는데 마치 중풍이 걸린 후의 후유증이 도진 것 같았다."제기랄, 무슨 사랑 같은 허튼 소리를 하는 거야?"당사자보다 제삼자가 더 잘 판단한다고 이에 대해 자세히 논쟁을 하려 하는데 곁에 있던 탕양이 담담하게 말했다."왕야, 부상을 입은 일을."우문호는 순간 깨닫고 눈썹을 치켜세우며 원경능의 말을 끄집었다. 그리고는 그녀를 끌어 앉히고는 손을 높게 들었다. 그가 당장이라도 뺨을 갈기려 하자 원경능은 주저 없이 말했다."말할게요. 다 말할게요."우문호는 바로 그녀를 놓아주었다."오늘 그대와 소란을 피우지 않겠어. 만일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면 곤장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야."현재 원경능은 사악한 세력에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앉은 자세를 고쳐 잡았다. 침상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앉더니 목청을 가다듬었다. 꾸물거리는 모습에 우문호는 그녀의 귀를 잡고 크게 외쳤다."말하라고!"원경능은 억울한 듯이 목을 움츠리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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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화 꿈에 실험실로 돌아가다
우문호는 퉁명스럽게 태의의 뒷모습에 소리를 질렀다."왕비는 언제 깨어나는 거야?""왕비께서는 피로하신데다 피를 많이 흘리셔서, 한동안 조용히 휴식을 취한 뒤 곧 깨어나실 겁니다."태의는 말을 마치고 재빨리 물러났다."역시 여인은 귀찮아!"우문호는 혼절해있는 원경능을 흘겨보았다."이정도 부상을 입고도 쓰러지다니, 부끄럽군."서일은 왕야가 조급 각박하다고 생각했다. 서일은 왕비의 정신상태가 매우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혜정후부에서 맞은 뒤에 도주하였고, 다시 개구멍으로 돌아와서 그들을 난처한 국면에서 구해주었었다.보통여자들이라면 어찌 이런 패기와 용기가 있을까? 아마 혜정후부에 잡혀 들어갔을 때부터 울 것이었다, 죽을 때까지."어멈더러 시중을 들게 할까요? 왕야께서는 먼저 관아로 돌아가지 않으시겠습니까?"서일이 물었다. 왕야가 계속 여기에 남아 왕비를 자극시킬 것 같아서였다."그럴 필요가 없다. 본왕이 여기를 지키고 있을 테니 네가 명을 전하거라. 죽이나 국 같은 것을 끓여 왕비가 깨어나면 마실 수 있게 하도록."우문호가 말했다."네!"서일은 답하면서 나갔다."탕양."우문호는 몸을 돌려 그를 보았다."너는 관아로 돌아가 혜정후의 상처와 치료를 주시하거라. 그 어떤 일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적어도 부황께서 객관적으로 이 일을 아시기 전에는 혜정후에게 무슨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 그리고 꼭 우리가 지정한 의원이어야 한다. 저수부가 찾은 의원은 안돼. 태의라 하여도 먼저 본왕께 묻고 들이거라.""왕야, 그렇다면 언제 입궁하셔서 폐하께 아뢸 생각이십니까?"탕양은 시기를 놓칠까 봐 두려웠다. 우문호가 말했다."급해할 필요가 없다.""그렇지만, 저수부가 먼저 입궁하여 사죄를 할까 두렵습니다. 그의 입에서 먼저 이 일이 토로된다면, 왜곡될 수 있습니다."우문호는 싸늘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다. 부황께서는 일찍부터 저씨 가문의 행동이 선을 넘고 있다고 생각하고 계신다. 다만 꼬투리가 없어 처단하지 못하니 골머리를 썩이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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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화 다 그대를 위해서야
원경능은 움직이기 귀찮았다. 우문호를 깨우게 된다면 또 질책할 것이 뻔한지라 해석하기도 싫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꿈 안의 모든 것들을 회상해보았다. 꿈속은 작은 장식품마저도 자신을 애틋하게 만들었었다.왜 깨어나야만 하는 걸까?그녀는 손오공의 데이터를 전에도 몇 번이나 봤었다. 약물에는 확실히 얼마간 작용이 있었다. 뇌파도를 보지 않고 일상 속의 행동을 보더라도 총명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니라면 몰래 달아나 차에 치어 죽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그녀는 문득 기발한 생각이 들었다. 손오공이 차에 치여 죽은 뒤에도 혹시 타임슬립 하여 마침 이곳에 오지 않았을까? 참, 기상천외한 생각이었다.어떤 이의 머리는 매우 무거웠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우문호를 자세히 바라 보았다. 그가 잘 때만 부끄러워하지 않고 관찰할 수가 있었다. 그녀가 낯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우문호는 나르시시즘에 빠져있는 사람이었다. 몇 번 흘깃대도 자신을 사랑하게 된 것이라고 여겼다.엄격히 말한다면 우문호는 확실히 잘생겼다.오관은 거의 완벽했는데 굳이 트집을 잡는다면 얼굴의 선이 너무 딱딱하고 차가운 것이었다. 이러한 사람은 웃고 있어도 상대방에게 싸늘한 느낌을 주었다.특별히 눈을 뜨고 있을 때 굳이 싸늘한 눈빛을 할 필요가 없었다. 마치 지금처럼 번개와 같은 눈빛으로 훑으면서... 그녀는 흠칫 몸을 떨었다."언제... 언제 깨어났어요?"우문호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대가 거리낌없이 본왕을 쳐다볼 때부터.""일어나세요. 당신이 제 팔뚝을 눌러서 저릿해요."원경능은 소심하게 그의 머리를 톡톡 쳤다. 우문호는 고개를 들어 그녀가 팔을 빼내게 하였다. 침상에 베개 하나밖에 없었는데 원경능이 베고 있었는지라 그는 그녀의 팔뚝을 베고 누울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팔뚝을 베고 잤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쪼잔하게 굴 필요가 있을까?"무엇을 보고 있었어?"우문호가 물었다."당신의 상처가 잘 아무는지 보았어요. 오해하지 마세요."원경능은 냉큼 해명했다. 우문호는 오해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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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화 의지한다는 건 무엇인가
원경병은 경후부로 돌아갔다. 떠나기 전에 그녀는 원경능을 안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감사해요, 큰 언니."이 부름에 원경능은 마음이 말랑해졌다. 그녀는 오랫동안 고려를 거쳤지만 그래도 원경능이 말한 것처럼 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왕야께서는 저택에 계시느냐?"원경능이 기씨 어멈에게 물었다."계십니다. 서재에 계십니다.""왕야를 찾으러 가겠어."원경능은 의복을 정돈하고 곧 문을 나섰다.저녁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다. 정원에 저녁 노을이 물들자 뜻밖에도 부드럽고도 평온한 느낌이 들었다. 주방에서는 하얀 연기가 천천히 위로 피어 올랐다. 인간세상의 일상적인 숨결이 저택 곳곳에서 꽉 차있었다. 사람으로 하여금 진실인지 환각인지 가늠할 수 없게 하였다.오늘 일로 하여 원경능은 자신의 살고 있는 시대에 대해 살맛이 느껴졌다. 그저 단순하게 명을 이어가기 위함이 아니라.서재에 도착한 원경능은 시녀가 음식을 문어구로 가지고 가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내가 하마!"시녀는 인사를 올렸다."네!"원경능은 음식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서재 안에 촛불 두 개가 켜있었다. 촛불은 하느작거렸지만 빛이 매우 어두웠다.우문호는 책상 앞에서 붓글씨를 쓰고 있었는데 땅에는 많은 폐지들이 버려져 있었다. 원경능은 그것들을 밟으며 다가갔다. 매 한 장의 종이 뒷면에도 모두 먹이 배여 들었는데 참을 ‘인(忍)’이 적혀있었다.발자국 소리를 들은 우문호는 고개를 들었다. 흔들리는 불빛에 그의 얼굴은 밝았다가도 어두워졌다. 눈꼬리와 눈썹은 모두 치켜 올려져 있었는데 엄숙하고도 암울해 보였다. 눈꼬리부터 귀 끝까지에 이르는 흉터가 싸늘한 기운을 더 불어넣었다."그대는 무엇 하러 왔는가?"우문호는 붓을 내려놓고 싸늘하게 말했다. 원경능은 음식을 탁자에 내려놓고는 다가가며 말했다."식사를 하셔요.""먹지 않을 거다. 가져가!"우문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인’이 적혀진 종이 위에 서서 손을 어디에 둘지 몰라 했다. 그녀는 두 손을 앞에 포개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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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화 그렇게 싫은 것 같지 않아
우문호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렸으나 탕양이 먼저 돌아왔다. 탕양은 옷이 누더기가 된 처참한 몰골로 들어왔다."이미 왕비의 은인들은 별원에 안치했습니다. 다만 그 중 한 은인이 기를 쓰고 따라오겠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그를 데리고 왔습니다."원경능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 보았다. '어느 강아지가 기를 쓰고 따라오려 한 것이지?'서일이 꼬리가 짧고 귀가 뾰족한 검은 강아지를 끌고 왔다. 바로 원경능에게 빨리 달아나라고 말했던 그 강아지였다. 현재 바닥에 앉아있었는데 귀를 세우고 있었다. 입을 벌려 반점이 있는 혀를 내밀면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온몸이 더러웠는데 상처로 가득했다. 털은 피로 물들었고 채찍질의 흉터가 온몸에 가득했다. 흉터가 있는 곳은 살갗이 뜯겼고 어떤 곳들은 털이 떨어져 피범벅이 된 살이 보였다. 매우 끔찍한 모습이었다.현재 그는 땅에 앉아있었는데 전의 난폭한 기운과 흉악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두 눈은 매우 동글동글했는데 그렇게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원경능은 재빨리 그에게 다가갔다. 강아지의 온몸에는 머리밖에 성한 곳이 없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착한 아가야.""왕왕왕!"검은 강아지는 그녀를 향해 짖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는 것 같았다. 탕양이 다가가자 원경능은 몸을 돌려 말했다."약가루와 뜨거운 물을 준비하게."강아지는 매우 얌전했다. 목욕을 시키고 상처를 처치하는데 한번도 짖지 않았다. 원경능이 자신에게 소독하고 약을 바를 때 가만히 있었다. 탕양과 서일은 원래 다가가 도우려 했다. 원경능은 필요 없다고 하면서 두 사람을 내쫓았다. 모든 것을 치운 원경능은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이후로 나를 따라 다니렴. 궁에는 복보가 없으니 너는 다보(多宝)라고 하자, 어때?""왕왕왕!"다보은 세 번 짖었는데 좋다는 뜻이었다. 아까 처음 만났을 때 다보는 그녀 때문에 처참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모든 강아지들이 심하게 맞았다는 것이었다.원경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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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화 그래도 다섯째 며느리는 참 괜찮아
황궁, 명원제는 하루 종일 화를 삭힐 수 없었는데 분노에 심장이 지끈거렸다.저씨 가문의 방자함은 이미 황제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또 저씨 가문의 세력은 현재 황제의 권력을 위협하고 있었다. 저수부는 예전에 매우 공손한 모습이었지만 오늘 그가 한 말 한마디로서 황제는 깨달았다. 저씨 가문은 이미 우문씨 가문의 강산에 큰 위협으로 되었다는 것을.저수부는 침통하게 혜정후를 책망하였었다. 신분이 고귀하고 권력이 대단하며 황제의 은혜를 심심하게 받고 있는데, 아랫사람들의 부추김을 듣고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서 저씨 가문의 명예를 더럽히냐고 말이다.저씨 가문의 명예라? 그렇다면 황실의 명예는 어떻게 된단 말인가?황제는 장인이 급급해서 엉겁결에 내뱉은 말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러한 일이 생겼으니 깊은 고려를 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었다. 이로서 저수부에게 있어 저씨 가문의 명예는 황실의 명예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현재 저씨 가문의 중년층들은 모두 조정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었다. 젊은이들도 모두 군대에서 단련하고 있었는데 군후(军候: 군대 관직 명칭)의 길을 따라가고 있었다.그렇다면 황제의 아들들은 어떠한가? 아마 태자의 자리만 쟁탈할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었다. 누가 저씨 가문의 위협적인 모습을 신경 쓰고 있었던가? 다섯째밖에 없었다.다섯째는 이번에 자신과 왕비의 명성도 개의치 않고 혜정후를 끌어내리려 하였다. 이것으로 보아 다섯째는 명석한 아이였다.저명양과의 결혼을 거절한 것도 아마 이 점을 보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일단 그와 저씨 가문이 한 배를 탄다면 쉽게 동화될 수 있었다. 동화가 되지 않는다 하여도 많은 제한이 생길 것이었다. 황제는 일찍부터 혜정후를 처단하고 싶었었다. 다만 혜정후의 혁혁한 공로 때문에 보통 죄목으로는 그를 건드릴 수가 없었다. 현재 혜정후 자신이 자기 무덤을 판 것이었다. 감히 거리에서 다섯째 며느리를 납치하다니....명원제는 갑자기 눈을 가늘게 떴다. 다섯째 며느리는 왕비였다. 정상대로라면 사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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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화 그래도 그를 만나야겠어
원경능은 살을 빼야 한다던 손왕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간식 두 접시와, 양갈비구이 한 접시, 그리고 볶음요리 두 접시와 쌀밥 한 그릇을 비워내는 것을 바라 보았다. 국물 한 방울도 남기지 않았다."둘째 아주버님, 부족하시면 더 만들라고 명하시면 됩니다."원경능은 손왕이 의연히 갈망의 눈빛으로 빈 접시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왠지 배가 곯은 듯한 가련한 느낌을 주었다. 손왕은 엄격하게 그녀를 바라 보았다."안돼, 본왕이 살을 뺴려 한다는데 이렇게 본왕을 해쳐서는 안 된다."원경능은 어쩔 수가 없었다. 살을 빼야 한다는 사람이 와서 실컷 먹고는 자신이 그를 해쳤다고 하다니."둘째 아주버님, 그럼 드시지 마십시오."원경능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손왕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는데 매우 비통한 표정이었다."그저 네 간식 두 점을 먹은 것이 아니야? 왜 그렇게 쪼잔하게 구는 것인가?""아니...."원경능은 그의 비분에 찬 통통한 얼굴을 보며 어깨를 내리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제 뜻은 둘째 아주버님께서 오늘 배불리 드셨으니 내일에 또 오시라는 말입니다.""내일은 무슨 간식을 하는 것이야?"손왕은 손수건을 꺼내 점잖게 입가의 기름기를 닦았다. 매우 무심하게 묻는 듯 하였으나 눈빛은 기대로 반짝거렸다."둘째 아주버님께서 무엇이 드시고 싶으면 수라관에게 시키십시오."정말 못 말리는 이었다."아무거나 좀 하면 돼."손왕은 눈을 내리깔고 소매 속 호주머니에서 꼼지락거리더니 종이 한 장을 꺼냈다."참 우연인 것이 며칠 뒤면 바로 본왕의 생일이야. 왕비는 본왕의 생일을 경축하기 위해 특별히 차림표(菜单)를 만들었어. 아니면 수라관더러 차림표에 따라 몇 가지를 만들게 하여 본왕이 맛을 보게 하는 게 좋겠어. 그날 손님들에게 실례가 되지 않게 말이야. 양은 너무 많지 않아도 돼. 본왕은 살을 빼야 하니 많이 먹질 못해."원경능은 탁자에 놓여진 그 차림표를 들어 훑어보았다. 세어보고는 순간 눈이 휘둥그래졌다."둘째 아주버님, 생일연회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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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화 고기를 많이 먹으면 안 좋아
두 여인이 떠난 뒤에야 원경능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희씨 어멈에게 감격해 하면서 말했다."어멈이 내 목숨을 살려주었네."희씨 어멈은 담담하게 말했다."기왕비는 속이 깊은 분이시니 왕비께서 적게 교제하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원경능은 웃으며 말했다."속이 깊다고? 모르겠네. 도리어 조금 가벼워 보이네."희씨 어멈이 비웃었다."가볍다고요? 연기를 하는 겁니다."원경능은 의아했다."연기하는 것이라고? 왜 연기를 하는 것인가?""사람마다 자신만의 가면이 있습니다."희씨 어멈은 원경능에게 차 한 잔을 따르고는 자리에 앉아 말했다. "제왕비는 독선적이고 자신의 잔꾀로 국면을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 걱정할 바가 못됩니다. 만일 굳이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해도 저씨 가문의 여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왕비는 다릅니다. 기왕비는 어릴 적부터 고적에 능하고 학식이 깊으며 기왕 배후의 참모입니다. 왕비, 기왕비가 가장 무서운 부분이 무엇인지 아십니까?"원경능이 물었다."무엇인가?""이렇게 대단한 여인이지만 자신의 신분과 맞지 않게 다른 사람과 좋은 체 한다는 겁니다. 심지어 얼굴을 붉힐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한다면 적들은 쉽게 마비되어 그녀가 가벼운 사람이라고 오해를 합니다. 방금 왕비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습니까?"원경능은 이 말을 들으면서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녀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많은 친왕들의 왕비 중에서 진솔한 사람이 없단 말인가?""그건 압니다. 손왕비는 괜찮은 분이나 조금 자부심이 강할 뿐입니다. 그러나 친하게 지내면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손왕은 먹보인지라 아마 생각이 깊은 여인을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유유상종이니깐. 다만 제왕은 확실히 단순한 사람이었다. 저명취를 부인으로 들였으니 이후에 큰 고생을 할 것이었다. 제왕 같은 바보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저명취에게 얼림을 당할 수 있단 말인가?원경능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면서 콧방귀를 뀌었다. 아니었다. 또 한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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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화 저명취가 기절하다
사실 원경능은 함께 식사를 하기 싫었다. 그녀에게는 또 충분한 핑계가 있었다, 상처가 아프다든지 환자라 특별한 식단으로 먹어야 한다든지. 그러나 희씨 어멈의 말이 떠오르자 정말 기왕비를 다시 한 번 관찰하고 싶었다. 그녀가 정말 이중인격자인지 혹은 다중인격자인지 알고 싶었다.우문호는 원경능의 안색이 어제보다도 안 좋은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약은 마셨어?""마셨어요."원경능이 답했다. 다만 그녀가 먹은 것은 자신의 약이었다. 태의가 처방으로 달인 약들은 한 모금만 마시고 핑계를 대어 부어버렸다."정말 마셔야 나아지는 거야. 이후에 그대가 몰래 버리는 것을 본왕에게 들키기만 해봐, 내가 가만 두나."우문호는 목소리를 깔며 위협했다. 원경능은 목을 움츠렸다."감히 그러지 못해요."우문호는 진심으로 위협하고 있었고 원경능도 정말 제 발이 저렸다. 다만 이 대화를 들은 저명취는 마치 둘이 시시덕거리며 장난치는 것 같다고 느껴졌다.하인들이 들어와 시중을 들려 하자 손왕은 손을 저었다.모두 자리에 앉았다. 우문호는 원경능의 왼쪽에 앉았고, 저명취는 그녀의 오른쪽에 앉았으며 제왕과 나란히 앉았다. 그 옆으로는 기왕비, 기왕, 손왕이 앉았다."오늘 형제들끼리 모였는데 시중 들 필요가 없단다. 모두 물러나거라."'하인들이 음식을 집는 것이 얼마나 느리다고. 또 내 마음도 잘 모르지. 차라리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집어먹는 것이 나아.'현대에서 원경능은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이었다. 테이블 매너라는 것을 알아 절대 손왕처럼 허겁지겁 먹지 않을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아주 얌전하게 먹는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저명취와 기왕비가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자신이 얼마나 게걸스러웠는지 의식할 수 있었다. 저명취의 입이 조금 열리더니 하얀 이가 두 개 보였다. 젓가락으로 아마.... 원경능이 세어보았는데 쌀 다섯 톨이었다. 이렇게 작은 한 입을 입에 넣더니 입술을 닫고 조용하게 씹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목구멍으로 넘겼는데 자태가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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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화 회왕(怀王)이 곧 죽게 되다
손왕은 격분한 얼굴로 탁자에 놓여진 빈 그릇들을 바라 보았다. 자신도 모르게 또 다 비워낸 것이라. 마음 속에서 솟구치는 죄책감에 그는 원경능을 질책했다."요리 세 가지를 준비하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많이 준비했는가? 이건 낭비고, 백성의 피와 뼈를 갉아먹는 일이야. 당신은 좀벌레와도 같아."그는 욕하고 나서 출렁출렁한 배를 내밀고 힘들게 떠났다. 원경능은 이유 없이 욕을 먹었는지라 멍해져서 물었다."누가 손왕더러 많이 먹으라고 했어요?'자신이 많이 먹은 것도 아닌데 왜 자신을 좀벌레라고 하는 건가? 손왕 자신이 아니던가?그녀는 우문호를 바라 보았다."둘째 아주버님 머리가 좀 그런 거예요?"우문호는 느긋한 표정으로 말했다."맞아."그러면 되었다. 머리에 문제가 있는 사람과 화를 내면 안 되는 것이니. 기씨 어멈이 다가와 보고했다."제왕과 제왕비께서 이미 떠나셨습니다. 소인더러 전달하라고 명하셨습니다."원경능이 무심하게 물었다."제왕비는 괜찮은 것이냐?"기씨 어멈이 답했다."태의는 제왕비가 그저 울화가 끓어올라 쓰러지신 것이라 했습니다. 돌아가서 몸조리를 잘하면 괜찮다고 했습니다."원경능은 우문호를 바라 보았다. 우문호는 몸을 일으키고 나갔는데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원경능은 어깨를 으쓱거렸다.'아닌 척 하긴!'그녀는 기씨 어멈더러 뼈다귀를 챙겨 다보에게 먹이라고 명했다. 정원에서 다보와 놀고 있는데 탕양이 들어와 말했다."왕비, 왕야께서 휴식을 하라고 하셨습니다.""휴식하라고? 힘들지 않네."원경능은 다보와 뛰어 놀았는지라 조금 더워져서 손을 뻗어 이마의 땀을 훔쳤다."힘들지 않습니까?"탕양이 미소를 지었다.""왕야께서 말하시길 만일 힘들지 않다면 왕비더러 금강경(金刚经)을 백 번 베껴 쓰라고 하셨습니다."원경능은 손을 떨구었다."그렇게 말하니 좀 힘들군. 난 먼저 들어가 쉬겠네. 탕 대인이 수고스러운 대로 왕야께 전달해 주게.""네!"탕양은 담담하게 웃었다.원경능은 방에 돌아가 침상에 엎드려 잠을 청했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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