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그날 밤: Chapter 1211 - Chapter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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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1화
임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심 선생님답지 않게 왜 그렇게 예의를 차려요?”심재경은 일부러 그의 술잔을 가득 채우며 물었다.“제가 평소에는 어떤데요?”임지훈은 한참 고민하는 척하더니 대답했다.“아무튼 좋은 사람은 아니죠.”심재경이 말했다.“저를 모함하면 안 돼요. 아내 될 사람이 옆에 앉아있는데. 만약 지훈 씨 말을 믿고 나와 결혼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지훈 씨가 책임지세요.”임지훈이 한숨을 푹 쉬고는 말했다.“나는 여자도 없는데 심 선생님까지 책임져야 하나요? 차라리 저 자신을 내줄게요.”“꺼지세요. 안 받겠습니다.”심재경이 곧바로 사양했다.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사람들은 모두 심재경과 안이슬을 진심으로 축하했다.두 사람이 다시 여기에 오기까지 정말 힘들고 긴 시간을 보냈다. 결코 쉽게 얻은 행복이 아니었다.“자, 앞으로 계속 행복하길 바라요.”임지훈이 술잔을 들어 말하고는 심재경도 술잔을 들어 그와 건배했다.잇따라 진원우도 축하를 건넸다.“꿈을 이룬 걸 진심으로 축하해.”심재경은 다시 술잔에 술을 가득 채우고는 진원우와 건배하면서 술을 쭉 들이켰다.송연아가 주스가 담긴 잔을 들고 말했다.“술 대신 주스로 축하할게요. 두 사람 결국 이뤄져서 축하해요.”심재경이 말했다.“고마워.”두 사람이 건배하고는 쭉 들이켰다.사람들은 저마다 웃고 떠들며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식사가 끝났을 때쯤 심재경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취해버렸다.안이슬은 송연아와 얘기를 나누고 싶어 심재경을 호텔 방에 데려다 놓고 쉬게 했다.송연아는 윤이를 안은 채 안이슬과 함께 호텔을 떠났다.그들은 강변으로 갔는데 저녁에 강변에서 산책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그들도 산들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시작했다.윤이는 스스로 걷겠다면서 내려달라고 했다. 아주 늦게 걸었지만 말이다.안이슬은 윤이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이모 손을 잡아.”윤이가 작고 부드러운 손을 내밀어 안이슬의 손을 잡았다.“애들은 좋겠다, 걱정할 일이 없어서.”안이슬이 탄식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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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2화
윤이는 짧은 다리로 씩씩하게 달려갔다.안이슬이 뒤에서 쫓아오며 말했다.“천천히 가, 그러다 넘어져.”윤이는 손을 뻗어 곧바로 바람개비 하나를 집어 들었다.노점 상인은 아이가 워낙 귀여운지라 개의치 않아 했다. 그리고 아이가 집어 들었으니 어른은 분명 돈을 지불할 것이라 걱정할 것도 없었다. 노점 상인은 바로 이런 아이들을 좋아했다.안이슬은 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노점 상인에게 물었다.“얼마예요?”“3000원이요.”노점 상인의 말에 안이슬은 돈을 물었다.오늘은 바람이 불었다.바람을 맞으면 바람개비가 신나게 돌아가 윤이는 꺄르륵 웃었다.아이들은 이렇게 순진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오랫동안 즐거워하곤 한다.‘사람은 아무래도 어린아이일 때 가장 즐겁겠지? 근심 걱정도 없고 말이야.’...강변에서 돌아간 후 송연아는 챙겨온 선물을 안이슬에게 건넸다.안이슬이 건네받으며 물었다.“축의금이야?”송연아가 눈을 희번덕거렸다.“축의금은 결혼식을 할 때 줄 거예요.”안이슬이 웃었다.“그럼 잘 받을게.”“당연히 받아야죠.”그녀가 정성을 들여 고른 선물인데 말이다.“일찍 들어가서 쉬어요.”송연아가 말했다.“샛별이를 하루 동안 못 봤잖아요. 샛별이도 엄마가 보고 싶을 거예요.”안이슬이 고개를 끄덕였다.심재경은 호텔에서 쉬고 안이슬은 집으로 돌아갔다.이튿날 아침, 심재경은 일찍 집으로 돌아갔는데 안이슬은 혼자 아침을 먹고 있었다.어제 옷을 그대로 입고 있어 쭈글쭈글한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어제 너무 신이 나서 많이 마셔버렸네.”안이슬은 숟가락을 내려놓더니 그에게 다가가고는 거뭇거뭇 자라난 수염을 보며 말했다.“얼른 가서 씻고 와서 아침 먹어.”심재경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화났어?”“화 안 났어.”분위기가 워낙 화기애애했기에 심재경은 술을 내뺄 수도 없었다.“다음부터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도록 주의할게.”“응.”안이슬이 대답했다.심재경이 씻는 사이에 안이슬은 주방에서 달걀프라이도 하고 우유도 덥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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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그는 문에 기댄 채 두 손을 주머니에 꽂았다.따뜻한 햇살은 안이슬과 샛별이 위에 쏟아져 두 사람은 마치 금빛 아우라를 뒤덮은 듯했고, 몽롱한 분위기 때문에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리기도 했다.심재경은 다가가 안이슬을 끌어안았다.그는 이 순간이 꿈일까 봐, 깨어나면 모든 게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안이슬은 몸이 경직되었다.그녀는 두려운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말했다.“왜 그래? 나 샛별이 엉덩이 닦아주고 있었는데. 이렇게 나 안으면 기저귀를 어떻게 갈아? 얼른 비켜.”심재경이 그녀를 놓아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꼭 끌어안았다.“이대로 가만히 안고 있으면 안 돼?”그는 팔로 안이슬을 껴안으며 말을 이어갔다.“이슬아.”“응?”안이슬이 고개를 들자 심재경은 웃으며 말했다.“나 지금 꿈꾸고 있는 거 아니지? 네 목소리, 네 숨결, 모두 꿈만 같아.”“아직 술이 안 깬 거 아니야?”심재경이 그녀를 향해 애교를 부리면서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깼어. 깼는데 방금 너와 샛별이를 보니까 너무 행복한 거야.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라면 내가 전에 겪었던 일들은 충분히 가치가 있어.”안이슬은 갑자기 지나간 일들이 머릿속에 하나둘씩 떠올랐다.멀리 느껴지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바로 어제 일처럼 느껴지기도 해 마음이 복잡했다.안이슬이 그에게 또박또박 말했다.“꿈꾸고 있는 거 아니야. 나도 꿈꾸고 있는 거 아니고. 우리 함께 있는 거 맞아.”심재경은 그녀를 껴안으며 이 순간의 행복을 만끽했다.“이대로 평생 살았으면 좋겠다.”안이슬은 창밖을 바라봤다.그녀도 이대로 평생 평범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랐다.샛별이도 마치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걸 아는지 울지도 않고 조용히 눈만 깜빡거렸다.한참 지난 후.샛별이는 잠이 들었고 안이슬은 아이에게 기저귀를 마저 입혀 줬다.심재경은 테이블 앞에 서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나 열어본다?”“오늘 왜 그렇게 궁금한 게 많아?”심재경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는 단지 송연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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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4화
안이슬은 메이크업실에 앉아있었는데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를 위해 메이크업을 해주고 있었다.오늘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였다.송연아가 그녀의 옆을 지켰다.찬이가 동글동글한 큰 눈을 깜짝이며 말했다.“오늘 이슬 이모 너무 예뻐요.”안이슬이 거울에 비친 찬이를 보며 말했다.“찬이 말을 너무 예쁘게 잘하네.”찬이가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저 진심인데요.”안이슬은 그런 찬이 덕분에 미소를 활짝 지었다.“찬이를 데리고 있으면 윤이는 어떻게 해?”안이슬이 송연아에게 물었다.“윤이는 어려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세헌 씨에게 맡겼어요.”찬이는 송연아 따라 얌전히 이곳에 있었다. 하지만 윤이라면 얘기가 달랐을 것이다.아이들은 그래도 좀 커야 키우기가 쉬워진다.안이슬이 말했다.“찬이 많이 컸네.”찬이가 뿌듯한 표정을 짓고는 말했다.“당연하죠. 엄마가 그러셨는데요, 제가 이 바닥의 맏이라고요.”“이 바닥?”안이슬은 미처 반응하지 못해 찬이가 설명했다.“윤이가 저를 형이라고 불러야 하잖아요. 고모의 아기도 나보다 어리고. 샛별이도 저를 오빠라고 불러야죠, 모든 아기들이 나보다 어리니까 제가 맏이 아니겠어요?”안이슬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구나, 우리 찬이 맏이가 맞네.”찬이는 듬직하게 말했다.“이슬 이모, 앞으로 샛별이를 돌보는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 샛별이가 학교를 가도 제가 지켜줄 거예요. 저는 샛별이의 슈퍼맨이 될 거예요.”안이슬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알겠어.”송연아는 안이슬을 놀렸다.“정말 샛별이를 우리 찬이에게 맡길 생각이에요? 우리 찬이가 샛별이 채가면 어떻게 해요?”“채가면 나야 좋지. 다른 사람이 채갈 바에는 찬이가 채가는 게 좋겠어.”안이슬도 웃으며 말했다.농담조로 한 말이었지만 안이슬의 진짜 속내이기도 했다.찬이는 결코 샛별이를 괴롭히지 않을 거지만 다른 사람이면 몰랐다. 걱정할 바에 차라리 찬이에게 맡기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엄마, 그게 무슨 뜻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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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5화
구애린이 찬이를 확 끌어안고는 말했다.“언니, 너무 조심하는 거 아니에요? 나 진짜 괜찮아요. 찬이도 내가 좋아서 안기는 거잖아요. 어떻게 찬이를 밀어내겠어요?”“그래도 버릇없게 구는 걸 가만히 내버려두면 안 되죠.”“아이가 많은 것도 아니고 찬이랑 윤이, 둘뿐이잖아요. 좀 많이 예뻐하면 뭐 어때요.”구애린이 찬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찬이야, 안 그래?”찬이는 포도알 같은 두 눈을 깜빡이더니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고모 말이 맞아요.”송연아는 찬이의 엉덩이를 툭 쳤다.안이슬도 맞장구를 쳤다.“찬이가 아무리 아이들 중에서 맏이라고 해도 어린애잖아. 많이 예뻐해야지.”“엄마, 들으셨어요? 이슬 이모랑 고모가 저를 많이 예뻐하래요.”송연아가 말했다.“너 솔직하게 말해봐. 엄마가 너를 안 예뻐해?”찬이는 구애린의 품에 숨으며 말했다.“고모가 엄마보다 저를 더 사랑해요.”송연아는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앞으로 고모 집에서 살아. 나 따라오지 마. 앞으로 나는 아들이 윤이 하나뿐이야.”찬이는 곧바로 겁에 질려 송연아의 품에 안기고는 뽀뽀 세례를 퍼부었다.“엄마, 엄마가 저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 주시죠.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엄마예요. 저는 엄마를 사랑하고 엄마도 저를 사랑하죠.”“어우.”구애린은 눈을 희번덕거렸다.“오글거려.”송연아는 여전히 사과를 받아주지 않은 척했다.“난 좋은 엄마가 아니야.”찬이가 씩 웃고는 그녀의 얼굴에 얼굴을 대며 말했다.“좋은 엄마 맞아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엄마예요.”안이슬이 말했다.“찬이야, 나 닭살 돋았어.”찬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송연아의 목을 끌어안았다.“엄마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요.”구애린이 찬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찬이야, 방금 무슨 얘기 했어? 왜 그렇게 웃은 거야?”찬이가 솔직하게 대답했다.“이슬 이모가 저랑 샛별이를 결혼시켜 준대요.”“어머.”구애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찬이는 아직 어린데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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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6화
심재경은 이러면서 결혼식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는 곧바로 메이크업실로 향해 걸어갔다.그런데 단기문이 갑자기 다가오며 말했다.“재경아, 자리를 어떻게 배치한 거야?”“왜 그래?”심재경이 물었다.“몇몇 사람들의 위치가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서.”단기문이 말의 말에 심재경이 대답했다.“가보자.”단기문이 그에게 리스트를 건네며 말했다.“이 사람들은 메인테이블 옆에 앉히는 게 좋겠어.”심재경도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단기문에게 말했다.“네가 회사 사람들하고 한 상에 앉아. 혹시나 그 사람들이 또 무슨 난리를 칠지 모르니까.”단기문이 대답했다.“알겠어, 걱정하지 마.>”자리를 다시 배치한 후 결혼식 시작 시간이 거의 다 되어 심재경은 홀로 향했다.모든 준비가 끝났다.시간이 되면 결혼식은 곧 시작되었다.찬이가 하염없이 밖을 바라보며 물었다.“엄마, 이슬 이모는 언제 도착해요? 저 못 기다리겠어요.”임지훈이 말했다.“찬이야, 네 결혼식도 아니잖아. 뭐가 그렇게 급해? 급해도 재경 삼촌이 급하겠지.”찬이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이슬 이모가 오늘 엄청 예뻐요. 빨리 예쁜 신부를 보고 싶어요.”“앞으로 네가 결혼할 때도 이렇게 급해하겠네.”“저는 아직 어리잖아요. 지훈이 삼촌이야말로 언제 결혼해요?”“...”임지훈은 말문이 막혔다.그는 찬이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고는 말했다.“네 말에 삼촌이 상처받았어.”찬이가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저도 싱글이잖아요.”“...”송연아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넌 아직 어리잖아.”어린애가 스스로 싱글이라고 하다니.구애린도 맞장구를 쳤다.“우리 찬이는 나중에 멋진 어른이 될 거야. 그러면 여자들이 먼저 몰려오겠지. 찬이가 너무 인기가 많으면 어떻게 해?”임지훈은 어이가 없었다.“그러니까 지금 제가 못생겨서 싱글이라는 거예요?”그는 불쌍한 얼굴을 보이며 말을 이어갔다.“오늘 축복이 가득한 날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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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7화
송연아가 그의 손을 잡고는 허리를 숙이더니 ‘쉿’ 표정을 지었다.찬이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얘기하면 안 되는 거예요?”송연아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우리 그저 조용히 지켜보기만 하면 돼. 소리를 내지 말자고.”찬이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이슬 이모가 오늘 정말 예쁘네요.”송연아도 스테이지 위에 선 안이슬을 보더니 활짝 미소를 지었다.그렇다, 오늘의 안이슬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신부였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녀는 그렇게 아름답고 매력적일 수 없었다....결혼식장은 환상적으로 아름답게 꾸며졌고 세련된 꽃과 조명은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냈다.하객 테이블 위에는 다양한 꽃들이 놓여 있었는데 화사한 색채를 뽐내며 결혼식에 생기를 더했다.안이슬은 꽃송이를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심재경에게 다가갔다.주위의 소리와 공기는 모두 차단되듯이 심재경은 오직 그녀만 보였다.심재경이 손을 내밀자 안이슬은 천천히 손을 들어 그와 손을 맞잡았다.박수가 터져 나왔고 사람들의 축복도 끊이지 않았다.찬이가 제일 열심히 박수를 쳤고, 그다음이 바로 임지훈이었다.구애린이 임지훈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지훈 씨가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흥분해요?”임지훈은 어이가 없었다.그는 진원우를 보며 말했다.“네 아내를 좀 어떻게 해봐.”진원우는 자기와는 상관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내가 어떻게 하겠어.”임지훈은 서러운 감정이 북받쳤다.“다들 나만 괴롭히지.”찬이가 말했다.“지훈이 삼촌, 저는 지훈이 삼촌 편이에요. 삼촌은 절대 혼자가 아니에요.”임지훈은 감동받아 눈물을 흘릴 지경이었다.그는 찬이를 안아 들고는 말했다.“찬이밖에 없어.”“오늘같이 기쁜 날에 우리는 신랑 심재경 군과 신부 안이슬 양의 결혼식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귀한 발걸음해 주신 일가친지 및 하객분들, 감사합니다.”사회자가 힘찬 목소리로 또렷하게 말했다.하객들의 시선을 끌자 사회자는 정식으로 결혼식의 시작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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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8화
하지만 이 사랑은 두 사람에게 모진 비바람을 안겨 주었다.다행히 바람이 멎고 파도가 잔잔해져 무지개가 곧 피게 될 것이다.그녀는 웃으며 진심으로 두 사람을 축복해주었다.무대 위에서 안이슬이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내 인생 가장 현명한 결정이 바로 너와 결혼하는 거야. 다시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 절대 지금까지 안 기다렸을 거야.”그녀는 울먹이며 말했다.“지금 이 순간도 마치 꿈 같아. 모든 게 실감이 나지 않아.”심재경은 그녀의 손을 잡고 제 얼굴을 어루만졌다.“과거는 얘기하지 말고 미래만 바라보자.”안이슬이 머리를 끄덕였다.“알았어.”“두 분 감정이 정말 부럽군요.”사회자가 앞장서 박수 쳤다.“신랑은 아름다운 신부에게 키스합니다.”뜨거운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지고 심재경이 몸을 살짝 기울여 그녀의 입술에 부드럽게 키스했다.찬이가 두 눈을 막았다.“두 분 뽀뽀해요. 찬이 쑥스러워요.”송연아는 아이의 두 눈을 막아줬다.구애린도 덩달아 감동했다. 마치 저 자신이 떠오른 듯싶었다.그녀와 진원우가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진원우의 섬세한 보살핌과 너그러운 아량이 있었기 때문이다.구애린은 진원우의 어깨에 기대어 생각했다.‘네가 있어서 참 좋아. 널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진원우도 그녀의 어깨를 감싸안았다.한편 강세헌은 송연아에게 티슈를 건넸고 그녀는 멍하니 강세헌을 쳐다봤다.이때 임지훈이 옆에서 말했다.“나도 꼭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해야지.”현장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다들 감동에 푹 젖어 있었다.이어서 식사 순서이다.고급 뷔페라 그런지 없는 음식이 없었다.찬이는 너무 신났다. 이때 옆에 있던 윤이가 깨났다. 찬이는 윤이가 먹보라며 줄곧 자다가 음식 먹을 때만 깨난다고 했다.어차피 윤이는 못 알아들으니 마음껏 말하라고 하지 뭐.강세헌은 작은아들을 안고서 아이가 자다 흘린 침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아이는 맛있는 음식만 보면 냉큼 손 내밀어 잡으려 한다.먹을 것을 보자마자 바로 잠에서 깬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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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9화
인사를 하는 것도 순서가 있다. 우선 메인 석에 앉은 심재경의 가족분들부터 차례대로 내려가며 인사한다.그렇게 쭉 인사해오며 실은 심재경과 안이슬이 일부러 강세헌 테이블을 맨 마지막으로 남겨뒀다.이렇게 하면 여기 남아 함께 식사할 수 있으니까.신랑, 신부의 인사에 강세헌과 임지훈, 진원우 모두 반갑게 맞아주었다.“두 분도 배고프시죠. 얼른 앉아서 좀 드세요.”송연아가 말했다.심재경은 안이슬에게 의자를 빼주고 그녀 옆에 앉았다.임지훈이 그런 심재경을 보며 물었다.“더 드실 수 있겠어요?”이제 막 전복 한 입을 입에 넣으려던 심재경이 그의 말을 듣고 미간을 살짝 구겼다.“내가 왜 못 먹죠? 여긴 내 결혼식 뷔페인데 먹으려면 더 많이 먹어야죠. 말 참 이상하게 하네.”임지훈이 웃으며 답했다.“난 또 너무 행복해서 배가 부르신 줄 알았죠. 사람이 행복에 겨우면 배가 불러 음식도 못 먹는다잖아요.”심재경이 말했다.“그럼 지 씨가 한 번 물만 먹고 버텨봐요. 견딜 수 있을지.”“난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럴 필요 없지만 재경 씨는 이슬 씨가 옆에 있잖아요.”심재경은 전복 한 입 쑤셔 넣고 주스도 마시며 천천히 음미했다.“음식은 다 정상인데 왜 탄 내가 나죠? 마치 질투에 불탄 냄새랄까.”“...”임지훈은 말을 잇지 못했고 이때 옆에 있던 구애린이 입을 열었다.“재경 씨를 질투할 만도 하죠. 무대에서 그토록 깨가 쏟아지는데 지훈 씨가 속이 남아나겠어요?”임지훈은 재빨리 심재경에게 음식을 집어줬다.“얼른 드세요. 오늘은 재경 씨 결혼식이니 많이 드셔야 해요.”그는 심재경의 입을 가로막고 싶었다.괜히 감당 못 할 말을 하면 안 되니까.하긴, 다들 커플로 왔는데 알콩달콩한다고 투덜대는 건 화를 자초하는 일이지!심재경도 그에게 음식을 집어줬다.“우리 가운데 지훈 씨가 제일 불쌍하니 지훈 씨 많이 드세요. 난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와이프가 집어주는데 지훈 씨는 솔로라 누가 집어줄 사람도 없잖아요.”“...”임지훈은 곧바로 항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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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0화
구애린도 당연히 호텔에만 있고 싶지 않았다. 이토록 간절히 돌아오고 싶은 이유는 답답한 게 싫어 바람 쐬며 힐링하기 위해서가 아닌가?진원우는 백미러로 찬이를 바라봤다.“역시 찬이가 고모 마음 잘 아네. 너희 고모 지금 마침 같은 생각이었을 거야.”찬이는 다정하게 구애린의 손을 잡았다.“나랑 고모는 당연히 친하죠.”구애린은 사랑스러운 눈길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녹아내리는 애교에 그녀는 거절할 수가 없다.“말해봐, 어디 가고 싶어? 고모가 데리고 가줄게.”구애린이 말했다.“찬이가 고모라고 불러주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나 봐요?”진원우의 물음에 구애린은 머리를 번쩍 쳐들었다.“내 마음이야.”진원우는 속절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내가 졌어요. 어디 가고 싶은데요 그래서.”구애린이 고민하다가 대답했다.“놀이공원 갈까?”이런 곳이라면 아이들이 분명 좋아할 것이다.“좋아요, 놀이공원.”찬이가 곧장 대답했다.“뒤차에 전화해서 우리 호텔 안 간다고 말해요 그럼.”진원우가 당부했다.뒤차엔 송연아와 강세헌이 윤이와 함께 앉아있다.윤이는 차에 앉아있는 게 답답했던지 칭얼거리며 울음을 터트릴 것 같았다.아이가 마구 움직이니 송연아는 제대로 안지 못했다.강세헌이 윤이를 안고 그녀에게 물었다.“애가 배고픈 거 아니야?”결혼식에서 윤이는 줄곧 자다 보니 딱히 먹지 못했다. 이제 차에서 깨난 아기는 잠투정이 심했다.송연아는 밖을 내다보며 근처에 레스토랑이라도 있으면 뭐라도 사 먹이려고 했다.우웅...이때 휴대폰이 울렸고 그녀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전화기 너머로 구애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언니, 우리 호텔 안 돌아가요.”“어디 가는데요?”송연아가 물었다.“찬이가 호텔에만 있으면 답답하다고 해서 아이 데리고 놀이공원 가려고요.”“애린 씨 상태로 그런 곳에 가서 놀면 안 돼요.”송연아가 미간을 살짝 구겼다.구애린의 현재 상황에 만에 하나 사고라도 나면 차라리 안 가기만 못하다.“알아요, 난 안 놀아요. 원우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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