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그날 밤: Chapter 1251 - Chapter 1260
1265 Chapters
제1251화
임지훈이 입술을 다셨고 방유정은 두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아빠, 제가 아빠 자식이에요? 아니면 저 사람이 아빠 자식이에요?”“당연히 사위와 더 친해져야지.”방유정의 부모님은 동시에 똑같이 말했다. 그들은 자기 딸이 놀 줄만 알았지,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방씨 가문은 나중에 사위 덕을 봐야 한다는 생각에 아무리 딸이라도 눈앞에 있는 훌륭한 사윗감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임지훈은 평생 처음으로 이와 같은 열정적이고 따뜻한 대접을 받아서 정말 익숙하지 않았다.방유정은 할 말을 잃고 이마를 잡았다.방유정 어머니가 말했다.“어떤 걸 좋아해요? 준비할 거니까 점심에는 우리 집에서 식사해요.”임지훈은 방유정을 바라보더니 점심까지 먹어야 한다는 말은 없지 않았냐는 눈짓을 보냈다. 방유정도 두 분의 열정을 참을 수 없었는데 그녀가 시집갈 수 없는 결격 사유라도 있는 듯싶었다. 그녀는 일어나서 두 분 사이에 끼어 있는 임지훈을 잡아당겼다.“엄마, 아빠, 이 사람은 제 남자 친구예요. 두 분이 그렇게 꼭 끼고 있으면 우리는 언제 감정 교류를 해요?”두 사람은 그제야 깨달은 듯 웃었다.“그래그래. 우리가 생각이 짧았어. 너희들도 시간이 필요할 거니까 어서 위층으로 올라가서 미래 사위가 우리집을 둘러보게 하고 네 방에 가서 얘기 나누고 있어.”“...”‘헉, 이런 부모가 어디에 있어? 설마 내가 시집 못 갈까 봐 두려운 거야? 임지훈 앞에서 무슨 개망신이야!’“저 분명 두 분이 낳은 친자식이 아니고 임지훈이 친자식인 것 같아요.”“사위는 반쪽짜리 자식이라는 말도 있잖아, 그러니 내 친아들이나 마찬가지야.”“...”“...”방유정과 임지훈은 모두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랐다. 방유정은 조금 더 같이 앉아 있다가는 그녀의 아버지 입에서 또 어떤 말이 나올까 두려워서 빨리 자리를 떠야 한다고 생각하며 임지훈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방유정의 방에 들어가자, 임지훈이 말했다.“유정 씨 부모님께서 저를 엄청 맘에 들어 하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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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2화
임지훈은 방유정의 볼이 살짝 붉어진 것을 눈치채고 일부러 더 놀리려는 듯 입술을 귀 가까이 대며 말했다.“괜찮아요, 내가 도와주겠다고 한 거니까 약속한 대로 꼭 마무리까지 잘할 거예요. 그런데 오늘은 넘어간다고 해도 언제까지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방법은 오래가지 못해요.”“저도 당연히 알아요.”방유정은 감히 임지훈의 얼굴을 볼 수 없었는지 눈길을 피해 다른 곳을 봤다. 그녀도 임지훈을 찾으러 갈 때 이 문제를 생각했었는데 우선 임지훈에게 부탁해서 부모님을 안정시키고 임지훈이 프랑스로 돌아간 다음 그녀와 임지훈이 장 거리 연애를 하는 거로 시간을 좀 벌어서 그동안 다른 마음에 드는 남자를 찾으려고 했다. 그런 사람을 찾은 다음에 부모님에게 임지훈과 헤어지고 다른 남자 친구를 사귀었다고 하면 되니까 그동안은 부모님들의 관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저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억지로 달라붙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요.”“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요.”임지훈이 말했다. 두 사람이 너무 가까이에 있어서인지 그는 방유정의 몸에서 나는 향수 냄새마저 맡을 수 있었고 눈동자는 무심결에 그녀의 가느다란 목에 닿았는데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탐욕스럽게 바라봤다.갑자기 방유정이 소리쳤다.“아빠, 엄마, 지금 문 앞에 있어요?”방유정의 목소리를 들은 두 사람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살금살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문 앞의 그림자가 사라지자, 방유정은 부모님이 떠났다는 것을 알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임지훈을 봤는데 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고 몇 초가 지나 두 사람 동시에 눈길을 피하더니 방유정이 자리에서 일어섰다.임지훈이 서둘러 해명했다.“방금은 부모님께서 가짜인 걸 발견할까 봐 그랬어요.”방유정이 웃으며 말했다.“알아요. 그냥 장난친 거잖아요. 알아요.”임지훈이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진짜로 여기에서 밥을 먹어도 돼요?”방유정이 답했다.“엄마, 아빠가 저렇게 열정적인데 방법이 없잖아요.”임지훈도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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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3화
임지훈의 시선이 천천히 방유정의 다리로 옮겨졌는데 그녀의 다리는 새하얗고 곧게 뻗어 있었다. 발에는 보송보송한 털 슬리퍼를 신고 있었고 발가락에는 예쁜 네일아트를 했는데 반짝반짝 빛이 나면서 피부가 더 새하얗게 보였다. 솔직하게 예뻤다.임지훈은 시선을 거두고 웃으며 물었다.“유정 씨 여자 맞아요?”“여자가 아니면 남자겠어요?”방유정은 그의 말에 화가 났다. 자기처럼 피부가 하얗고 몸매도 좋으며 돈도 많은 미녀를 보고도 여자냐고 물어보다니?“정말요?”임지훈은 능글맞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당신이 여자라는 걸 어떻게 증명할 건데요?”방유정이 증명하려고 가슴을 부풀리는 것을 보고 임지훈이 입을 삐쭉거리며 말했다.“그거 가짜 아니에요?”방유정은 화가 치밀었다.“제 몸은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모두 엄마 아빠가 주신 거예요. 가짜는 하나도 없다고요. 지금 그 표정은 못 믿는다는 거예요?”그녀가 제일 자랑스러워하는 게 바로 성형수술이 난발하는 시대에서 칼 한번 안 대고 간단한 피부관리로만 예쁨을 유지하는 그녀의 미모였다. 게다가 지금 한창 꽃다운 나이여서 성형까지는 필요 없이 천생 미인이었다.임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제가 예전의 모습을 본 적이 없으니, 판단할 수가 없죠.”방유정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했다.“임지훈 씨, 자꾸 그렇게 사람을 놀리면 죽여버릴 수도 있어요?”그녀의 목소리가 너무 높았는지 아래층에 있는 그녀의 부모마저 소리를 듣고 서로 마주 보다가 위층으로 올라왔다.똑, 똑, 똑...방유정 아버지가 노크했다.“유정아, 뭐 하는 거야? 지훈 군 앞에서 그러면 못 써. 너 자꾸 그렇게 성질부리면 지훈 군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혼내 줄 거야.”방유정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 방금 그녀는 너무나 화가 난 나머지 임지훈과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문손잡이를 돌리며 들어가려고 했지만, 안에서 잠가서 열리지 않았다.그러자 방유정 어머니가 말했다.“유정아, 문 열어.”방유정은 문은 열지 않고 말했다.“엄마, 아빠, 저희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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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4화
방유정은 임지훈의 말을 들으며 어이가 없었다.‘어떻게 감히 내 부모 앞에서 저런 고자질을 할 수가 있지? 그리고 괴롭힘을 당한 건 분명 나인데?’방유정이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지훈 씨, 당신이 그러고도 남자예요?”임지훈이 억울한 며느리처럼 불쌍한 표정으로 감히 한마디도 하지 못하자, 방유정 아버지가 그녀를 꾸짖었다.“너 뭐 하는 거야? 내가 너를 너무 버릇없이 키웠어. 얼른 지훈 군에게 사과해.”방유정은 얼굴을 붉히며 토로했다.“괴롭힘을 당한 건 저예요.”“지훈 군이 언제 너를 괴롭혔어? 우리는 너의 폭행밖에 본 거 없는데. 얼른 사과해.”“안 해요! 못해요!”방유정은 절대 사과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크면서 사과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거니와 게다가 자기를 억울하게 만든 사람에게는 더더욱 사과할 수가 없었다.“지훈 씨, 적당히 해요. 부끄럽지 않아요?”방유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임지훈은 곧바로 그녀를 무서워하는 표정으로 말했다.“사과 안 해도 돼요. 저 이제 습관 되어서 괜찮아요. 아버님, 어머님 유정 씨에게 너무 야단치지 마세요.”방유정 아버지는 그녀를 힐끗 쳐다봤다.“넌 있다가 다시 보자.”“지훈 군, 우리 먼저 내려가요.”임지훈이 좋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방을 나갔고 방유정 아버지는 아내에게 눈치 주며 말했다.“당신은 남아서 유정이를 좀 혼내. 저렇게 컸는데 이제 셈이 들어야지. 내 사위를 도망가게 하면 어디에 가서 이렇게 좋은 사위를 또 찾을 수 있다고?”방유정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여기는 걱정하지 말고 사위를 잘 달래줘요.”“알았어.”방유정 아버지가 임지훈을 따라가며 물었다.“체스 둘 줄 알아요?”임지훈이 대답했다.“네.”방유정 아버지가 그의 의견을 물었다.“그럼, 우리 몇 게임 둘까요?”“좋아요.”위층.방유정 어머니가 딸의 손을 잡고 물었다.“너 대체 왜 그래?”방유정이 분노를 억제하며 말했다.“그 사람이 일부러 그러는 게 안 보여요?”방유정 어머니가 웃었다.“네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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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5화
임지훈은 교만하지 않고 겸손을 알기에 완벽하게 대답했다.방유정 아버지는 너무 성급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사람은 큰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우리 유정이를 어떻게 생각해요?”방유정 아버지가 묻자, 임지훈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좋은 사람입니다.”방유정 아버지가 웃으며 말했다.“변덕이 심한데도요.”그는 말하면서 체스 한 보 움직였는데 임지훈의 공격을 간신히 피하면서 이길 수 있는 한 수를 뒀다. 이제 임지훈이 한 보만 잘못 두면 지게 된다.방유정 아버지는 고개를 들어 임지훈을 보며 말했다.“내 딸은 어릴 때부터 우리가 너무 오냐오냐 키웠고 고생을 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성격이 좀 안 좋긴 해도 마음만은 착하고 예뻐요.”방유정 부모님이 서로 사랑하고 가정 분위기가 좋은 건 임지훈도 느꼈다. 방유정이 이런 가정에게 자랐으니 조금 변덕이 있다고 해도 마음만은 착하다는 건 확실했다. 너무 잘 보호받았기에 순수함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요즘 세상에 유정 씨 같은 사람이 적습니다.”사회의 시달림에서 마음이 변해가는 사람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방유정 아버지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그런데 보호를 너무 잘해주다 보니 내가 죽으면 어떡할지 그것도 걱정이에요.”임지훈이 당황한 듯 눈을 번쩍 뜨자, 방유정 아버지는 황급히 웃으며 말했다.“농담이에요, 농담.”임지훈은 간신히 한 수를 둬서 공격을 피했다.“사실 우리 딸 꽤 괜찮아요.”임지훈도 방유정이 괜찮다는 생각은 들지만, 두 집안이 어울리지 않기에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네 맞습니다.”임지훈의 대답을 듣고 방유정 아버지가 말했다.“그럼, 한번 잘 생각해 봐요.”임지훈이 놀라서 고개를 들었는데 방유정 아버지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보고 같이 웃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꿰뚫어 본 것이다.방유정 아버지도 업계에서 평생 많은 사람과 일을 하다보니 딸의 속임수를 진작에 알아챘지만 모르는 척했다. 단 임지훈은 정말로 마음에 들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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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6화
차를 마신 후 조금 지나자, 달콤한 뒷맛이 났다. 임지훈은 비록 차에 대해 잘 몰랐지만 이건 좋은 차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방유정 아버지를 보며 말했다.“아버님 초대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방유정 아버지는 손을 흔들었다.“이런 것 가지고 뭘 그래요. 내 사위만 되면 방씨 가문 전체를 물려줄 건데.”“아빠.”방유정은 화가 났다.“아빠는 왜 계속 그 말씀이세요? 지훈 씨가 도망가겠어요.”방유정 아버지가 웃었다.“그래그래, 내가 잘못했어.”방유정은 아버지의 팔짱을 끼고 어깨에 기대며 물었다.“누가 이겼어요?”임지훈이 말했다.“제가 졌어요.”방유정 아버지가 말했다.“두 게임했는데 한 사람이 한 번씩 이겨서 무승부야.”임지훈은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아버님이 저를 봐주셔서 한 번 이긴 거죠. 아니었으면 한 게임도 이길 수 없었을 겁니다.”“요즘 젊은이 중에 체스 둘 줄 아는 사람 많지 않은데 그 정도면 정말 잘 두는 거예요.”방유정 아버지가 칭찬했다.“우리 집 뒷마당 정리가 잘 되어 있는데 유정이랑 가서 구경해 봐요.”방유정 아버지는 두 사람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단둘이 지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 그걸 알고 있었지만 임지훈은 거절하지 않았다.오히려 방유정이 아버지에게 애교를 부렸다.“별로 볼 것도 없어요. 아빠가 기르는 물고기 몇 마리만 있는 거잖아요.”방유정 아버지는 임지훈을 보며 말했다.“내가 물고기를 좋아해서 외국에서 수입한 품종인데 괜찮은 물고기들이에요.”임지훈이 말했다.“그럼, 한번 봐야죠.”“유정이랑 같이 가 봐요.”방유정 아버지는 딸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유정아, 어서.”방유정은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다.“가요.”임지훈은 화를 내지 않고 방유정을 따라갔다. 두 사람은 가는 길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걷기만 했는데 뒷마당에 도착하자 작은 수림이 보였다. 가상의 산과 흐르는 물 그리고 초록색 정원이 눈앞에 나타났는데 그 풍경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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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7화
“지훈 씨는 취미가 뭐예요?”방유정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임지훈은 방유정의 물음에 잠시 당황하다가 자신의 생활을 떠올렸는데 일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휴가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번에 심재경의 결혼이 아니었다면 계속 일만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취미는 더구나 없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본인의 생활이 정말로 단조롭고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옆에서 따뜻하게 말 한마디 건네주는 사람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순간 마음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아내를 맞이해서 함께 서로 보살펴주며 지내고 싶었는데 그런 사람만 있다면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고생시키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방유정을 바라봤는데 본인과 전혀 맞지 않는 것 같았다. 방유정은 아직도 사람의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이라 다른 사람을 보살필 줄은 모를 것 같았다.“왜 그런 이상한 눈빛으로 봐요?”방유정의 물음에 임지훈이 되물었다.“어디가 이상한데요?”방유정은 좀 더 가까이 가서 그의 눈을 마주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왜요? 설마 저를 사랑하게 된 건 아니죠?”임지훈은 어이가 없었다.“당신은 성격도 안 좋고 또 엄청 잘난체하는데 내가 왜요? 점심시간이 다 되었으니 이제 들어가요.”시간을 보며 임지훈은 자리에서 일어섰다.“굶었어요?”방유정이 그를 비웃었다.“식사 끝나면 저는 가도 되죠.”방유정은 순간 왠지 서운했다.“그렇게 가고 싶어요?”“여기는 제집이 아닌데 계속 있을 수는 없잖아요.”방유정은 그를 향해 입을 삐쭉거리자, 임지훈은 의아해했다.“왜 그래요?”“내가 뭐요?”방유정은 짜증을 냈다.“유정 씨는 정말 변덕이 많네요. 그걸 고쳐요. 남자들은 변덕이 많은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요.”방유정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바로 집안으로 걸어들어갔다.임지훈은 고개를 돌려 못에 있는 물고기들을 한 번 더 보고는 뒤따라 들어갔다. 방유정이 집에 들어서자, 그녀의 어머니가 그들을 부르러 가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딸만 보였기에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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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8화
임지훈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알았어요. 해명하지 않아도 화는 나지 않았을 건데, 굳이 해명하니 용서해 줄게요.”방유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삐쭉거렸다.“그렇게 잘난 척하지 말아요. 그럼 좋은 말이 안 나가니까.”“...”임지훈이 할 말을 잃었다.그때 방유정의 어머니가 열정적으로 요리를 집어 그의 앞접시에 건넸다.“이건 우리 가족이 모두 좋아하는 요리인데 맛봐요.”임지훈이 집어서 입어 넣고 먹어보더니 말했다.“맛있습니다.”방유정 어머니는 미소를 지었고 방유정 아버지는 그에게 술을 따랐다.“평소 주량이 어떻게 돼요?”임지훈이 웃으며 대답했다.“못합니다.”방유정 아버지는 호탕하게 웃었다.“잘 마실 것 같은데 너무 겸손하시네요.”임지훈이 말했다.“아니에요. 아니에요.”방유정은 보다 못해 한마디 했다.“아빠, 지훈 씨는 일이 바빠서 내일 프랑스로 돌아가야 해요. 일을 망치면 안 되니까 술을 많이 주지 마세요.”방유정 아버지는 부끄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그래.”“네. 그러니까 한 잔씩만 해요.”말하면서 방유정은 술을 가져갔는데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너 정말 분위기를 깬다.”방유정이 말했다.“두 분의 건강을 생각해서예요.”방유정 어머니는 술병을 들고 임지훈에게 한 잔 따르고 또 남편에게도 한 잔 따랐다.“많이 마시게 되면 우리 집에 방이 많으니 그냥 휴식하면 돼요. 비행기는 내일 타면 되는데 급해 할 거 없잖아요.”방유정은 어머니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엄마, 이 사람을 본 지 얼마나 됐다고 집에서 잠을 자래요? 나쁜 사람이면 어떡하려고요?”“걱정하지 마. 조사해 봤는데 절대 나쁜 사람이 아니야.”“...”“...”방유정과 임지훈이 순간 놀랐다. 방유정은 평생 살면서 이렇게 굴욕적인 순간을 느낀 적이 없었다. 몇 년 동안 쌓아온 체면이 한순간에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을 만든 건 다른 사람도 아닌 그녀의 부모님이었다.방유정 아버지는 아내를 힐끗 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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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9화
“방유정은 부모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알았어요. 하시고 싶은 대로 하세요.”“어서 지훈 씨 방으로 데려가.”방유정이 물었다.“어느 방에요?”방유정 어머니는 그제야 깨달은 듯 말했다.“어머, 어떡해. 게스트룸은 아직 준비가 안 돼있어. 우선 네 방으로 데려가서 휴식하게 해.”방유정은 어머니의 말에 놀라며 말했다.“아빠, 엄마, 이 정도로 오픈 마인드였어요? 어떻게 제 방에 술 취한 남자를 데려가라고 하세요?”“네 말대로 취했는데 뭐 어때?”“술김에 어떤 짓도 한다는 말 몰라요?”방유정이 묻자, 그녀의 부모님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몰라.”방유정은 철저히 말문이 막혔다. 부모님과 임지훈이 정말로 모르는 사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임지훈이 그들의 아들이라고 생각했을 만큼 지금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엄마 아빠가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거지? 아무리 나를 결혼시키고 싶어도 이건 아닌 것 같은데...’“만약 진짜로 무슨 일이 있으면 책임지라고 하고 바로 결혼시킬 거야.”임지훈은 그 말을 들으며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한바탕 뿜었다. 방유정의 부모님이 너무 열정적이어서 본인이 천당에 있는 것 같았는데 정말로 귀여운 부모님들이라고 생각했다.‘방유정은 전생에 은하계를 구했나 봐. 이런 가정에서 태어나고 말이야.’방유정은 역겨워하며 말했다.“지훈 씨, 여기서 이러면 어떡해요. 화장실로 가야지.”“취했잖아.”방유정 어머니가 가정부를 불러 치우게 했다.“그만하고 불편해 보이는데 어서 방으로 데려다 쉬게 해.”방유정은 혼자서 임지훈을 옮길 수 없어서 가정부의 도움을 받아 함께 방으로 데리고 올라갔다. 방에 도착하자, 그녀는 임지훈을 침대에 던졌는데 임지훈은 몸이 포근한 세계에 떨어진 듯 따뜻하고 향기로웠다.“무슨 향수를 써요?”그는 눈을 지그시 감고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방유정이 말했다.“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니까 헛소리 그만하고 얼른 잠이나 자요.”임지훈은 취한 건 사실이지만 정신만은 여전히 말짱했다. 그는 눈을 감고 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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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0화
방유정은 어머니가 자신의 어깨를 다독이자, 화가 난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응원을 하시는 거였다.“화이팅!”방유정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지금 무슨 마법에라도 걸린 건가? 도대체 왜 이렇게 변한 거지?’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녀만 좋다면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갑자기 선 자리를 만들어주고 남자를 유혹하라고까지 하시다니?그녀는 어머니의 이마를 만지며 물었다.“엄마, 혹시 어디 아픈 거 아니에요?”방유정 어머니는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우리 이제 나가야 해.”방유정의 아버지는 기사가 이미 대기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집을 나갔고 방유정은 문 앞까지 그들을 배웅했다. 차가 떠나자, 그녀는 집으로 들어갔는데 어차피 임지훈이 자고 있었기에 지루할 것 같아서 위층으로 올라가지 않았다.그녀는 가만히 있는 스타일이 아니었는지라 얼마 지나지 않아 심심했다. 그런데 집에 아무도 없었기에 밖으로 나갈 수도 없어서 임지훈을 놀려주려고 그가 곤히 자는 방으로 올라가서는 화장대에서 화장품을 가져다가 침대 옆에 앉아 임지훈에게 예쁜 화장을 해주었다. 그러고 나서도 임지훈이 깨지 않자, 옆에서 핸드폰을 보다가 눈이 아파 오니 옆에 기대서 잠이 들었다. 그녀가 일어났을 때는 임지훈은 이미 깨어나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녀는 깜짝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언, 언제 깼어요?”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방유정은 참을 수 없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임지훈의 얼굴은 정말로 오페라 가수 같았는데 어찌나 웃었는지 배가 아팠다. 임지훈은 그녀의 턱을 받쳐 들고 물었다.“다 웃었어요?”방유정은 곧바로 웃음을 거두고 그의 손을 뿌리쳤다.“맘대로 제 몸에 손을 대지 말아요.”임지훈이 말했다.“유정 씨를 저에게 준다고 해도 거절이에요.”방유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말했다.“뭐라고요? 저를 좋다고 하는 남자들이 줄을 서면 프랑스까지는 갈 거예요. 그런데 지훈 씨는 내가 싫다고요?”임지훈이 흠칫하자, 방유정이 그를 잡고 물었다.“지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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