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 부자 맞아의 모든 챕터: 챕터 971 - 챕터 980
993 챕터
제971화
강유리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물었다.“이 회사, 네가 벌인 사업이야? 고씨 집안의 돈을 받고? 고씨 집안과 무슨 떳떳하지 못한 거래가 있었는데 릴리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거야?”육시준의 입가가 씰룩씰룩 올라갔다. 보아하니 그녀에게 말하지 않는 게 오히려 더 귀찮을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다.“한지철 기억해?”그가 갑자기 말했다.강유리는 눈동자를 약간 움직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해, 하지만 결혼식 이후로 다시는 본 적 없어.”육시준은 다시 태블릿을 가져와 옆에 두고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 올랐다“내가 그 후에 찾아갔었어.”강유리가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눈을 찌푸렸다.“고한빈이랑 관련이 있는거야?”“고한빈은 해외와 계속 연락을 했어. 그리고 해외로 송금도 자주 했지. 그중 몇 번은 이 회사 계좌로 이체한 거였어. 한지철이 고한빈을 대신해서 보낸 메시지 주소가 바로 이 회사야.”“이 회사를 통해서 연락을 주고 받았다는 거야? 도씨 가문의 설경구와도 관련이 있는거고?”“맞아.”“...”이 소식은 정말 강유리의 예상을 뒤엎었다.어쩐지, 알렉스가 내부 네트워크에 지난 몇 달 동안의 기록이 없다고 하더라니. 게다가 앞부분은 인위적으로 삭제했다고 했었다.몇 달 전 윌리엄 왕자가 사고를 당하면서 그 파벌이 큰 피해를 입었고, 그 때문에 이 회사도 발각됐기 때문이다.강유리는 눈살을 찌푸렸다.“발각됐는데도 계속 이 회사를 통해 연락한다고?”육시준이 대답했다. “발각됐지만 압류되지 않았다는 건 그들이 일찍이 빠져나갔다는 증거야. 정보도 지우고 과거도 모두 지운 뒤에야 겨우 숙청을 피해갈 수 있었겠지.”사실 지금은 왕권을 공고히 할 때였고, 때문에 바렌 공작은 될수록 일찍 돌아가야 했다.가서 이런 남겨진 문제들을 처리해야 했다.그러나 그는 강유리 때문에 이 곳을 떠나기 아쉬워했고, 그 때문에 잔당들에게 꼼수를 부릴 기회를 주었다.강유리 역시 같은 생각을 하며 먹먹한 목소리로 말했다.“반평생을 고생하고, 아내랑 자식이랑 흩어져 지낸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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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알겠어요, 알겠어. 그건 이따가 신경 쓰면 되잖아요? 진행 순서는요? 진행 순서 좀 보죠.”그녀는 고한빈 부자가 어느 순서에 함정을 깔아놨을 지 알아봐야 했다.“...”보좌관은 못마땅한 듯 그녀를 한참 동안 쳐다보았는데, 상대가 꿈쩍도 하지 않자 결국 포기했다.릴리가 진지하게 진행 순서를 보았다.순서는 간단했다.이사회 대표가 몇 마디 하고 나면, 고정남이 이어서 발언한다.그의 발언에는 릴리의 소개가 포함되어 있는데, 소개가 끝난 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서명을 하고, 양도 계약서를 들고 같이 사진을 찍으면 된다.그러나 이것은 그저 형식일 뿐이다. 양도 계약서와 과반 주주의 동의서 모두 작성되었고, 양도도 이미 완료되었다. 지금은 그저 공개만 남은 상황이었다.릴리는 진행 순서들을 주시하며 눈썹을 찡그리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모든 순서에는 고정철이 등장하는 부분이 없었다.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그녀는 약간 조마조마하고 궁금하기도 한 마음으로 3시 정각에 기자회견에 나타났다.현장에 있는 기자들은 매우 질서 정연했다. 평소 길을 막고 인터뷰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릴리는 고정남의 옆자리에 앉아 당당하게 카메라 앞에 노출되었다.고정남은 릴리가 왈가닥하는 모습에는 익숙했지만, 이런 진지한 모습은 처음 보았다.그녀는 몸가짐이 우아했고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았다.예전과 비교하면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고, 태어날 때부터 주목받으려고 태어난 듯 했다.그는 만족과 자부심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오늘 여러분을 이곳에 모시게 된 것은 여러분에게 제 막내딸을 소개하고 한 가지 중대 발표를 하기 위해서입니다...”현장은 조용하고 이따금 셔터 소리가 찰칵찰칵 났다.고정남의 발언이 끝나자 이사회 대표의 발언이 시작되었다. 모두 형식적인 인사말들이었다.그동안 함께 지내 본 입장에서 릴리의 업무 능력을 높이 산다는 등의 인사치레였다.릴리는 단아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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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먼저 릴리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한 다음 대중들 앞에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두 릴리가 하기에 달려 있다고 발표하는 것이다.자기가 지금 릴리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린 셈이다. ‘나는 이미 할 만큼 했어...’그래도 겉으로 드러내는 견제가 뒤에서 몰래 부리는 수작보다 나은 편이다.고정철의 말은 듣기에 꽤나 거북했다. 하지만 릴리는 옆에 있던 고정남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을 발견했다.‘설마 자기 동생이 이 정도로 끝낼거라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더 이상 어떤 수도 쓰지 않을 거라고?’‘허, 나는 안 믿어.’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 누군가가 자기 몫에 손을 댄다면 릴리는 같이 지옥으로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겨우 독설 몇 마디로 끝낼 리가 없다. 릴리는 얌전한 척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는 아직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적어서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습니다. 이 자리에 계속 있으려면 지금 여기 계시는 여러분들의 도움이 아주 많이 필요할 겁니다.”고정철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흥!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가르치는 건 당연한 일이지. 하지만 터득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랫사람이 가진 그릇에 달렸다.”“...”‘이 늙은이가 기어코 시비를 걸겠다 이거지.’고정철은 릴리는 그릇이 안 되어 이 자리에 오래 있을 수 없다고 돌려 까는 것이다. ‘당신이 먼저 시작한 거예요. 그럼, 모두 다 불편해지자고요.’“셋째 삼촌은 제 그릇이 작다고 생각하시나 보네요? 어쩐지. 그럼 얼마 전에 아드님이 했던 행동들은 혹시 새로운 회사를 차리기 위해서 인가요?”릴리의 말투는 여전히 고분고분했지만 내용은 허를 찔렀다.고정철은 안색이 약간 변하며 목소리를 깔고 야단을 쳤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냐!”고정남도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이내 릴리를 제지했다. 설령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이런 자리에서 말하면 안 된다.“그만하거라! 지금이 어떤 자린지 주의해라. 더 이상 네 셋째 삼촌의 화를 돋구지 마라!”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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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기자회견 장내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아무도 이 계집애가 이렇게 또라이일 줄은 몰랐다.고성그룹의 체면은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처음 등장했을 때의 조신하고 우아한 모습은 전부 다 가짜였다.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녀는 아무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고정남은 망연자실해서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는 수없이 후회했다. 애당초 릴리가 찾아와서 자기를 아버지라고 인정하려 했을 때 밀어내지 말걸. 지금의 릴리는 부녀 관계를 맺으려는 것이 아니라 복수를 하려는 것이다...기자들은 질문을 제대로 준비할 겨를도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앞으로 몰려가 꼬치꼬치 캐물었다.“릴리씨, 고성그룹 예전의 일이라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릴리씨, 아까의 발언은 고성그룹이 지금 위기에 처해있다는 말씀입니까?”“지금 고성그룹에 닥친 위기를 만회할 자신이 있으십니까?”“...”릴리는 자기 태도를 밝힌 후 입을 다물었다.사실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였다.릴리도 고성그룹이 지금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모른다.그녀는 단지 제부가 고성그룹이 그녀를 필요로 한다고 해서 온 것뿐이다...기자회견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고성그룹 별장. 고씨 어르신은 이 장면을 보고 화가 치밀어 기절할 뻔했다.떨리는 손으로 TV 화면을 가리키며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이 미친 계집애가 빚을 받으러 돌아온 게 분명해! 고성그룹을 망치러 온 거라고! 이 년은 애초에 죽였어야 했어. 그리고 이 년의 그 뻔뻔한 어미도 같이 죽였어야 했어!”“진정하세요, 어르신. 의사가 너무 흥분하시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집사가 따뜻한 물 한 잔을 가져왔다.고태규가 손을 세차게 흔드는 바람에 물잔이 대리석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다 꺼져버려! 다! 이렇게 내 속을 태워서 내가 죽으면 만족하겠지!”기자회견은 결국 참담하게 끝났다. 경호원들이 와서 모두가 안전하게 나갈 수 있도록 질서를 유지했다.대기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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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연회는 호텔 꼭대기 층에서 열렸다. 강유리가 도착했을 때 릴리는 지루해서 고정남의 뒤를 따라다니고 있었다.기자회견장에서 릴리가 파격적인 행동을 보인 바람에 대부분 사람들의 시선은 그녀에게 쏠려 있다. 그들은 때때로 와서 술을 권하며 떠보듯 얘기를 몇 마디 나누었다. 물론, 릴리도 아무 때나 소동을 벌이는 건 아니다. 이렇게 한가할 때는 릴리도 굳이 일을 만들지 않는다. 그저 고정남의 뒤를 따라다니며 사람을 기억할 뿐이다.어쩔 수 없이 비위를 맞추고 있는데 익숙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릴리는 두 눈이 반짝했다. “우리 언니가 왔어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고정남은 옆 사람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 말을 듣고 슬쩍 쳐다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뭐라고 말하려는 찰나 릴리는 달아나 버렸다.릴리가 이 말을 한 것은 부탁이 아니라 통보였다...기자회견이 끝났고 고정남은 이사회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그리고 또 어르신의 전화를 받아 혼났었다. 그는 릴리때문에 머리가 아파왔다. 고정남은 릴리가 또 사고를 칠까 봐 주변에 먼저 실례한다고 말하고 릴리를 따라갔다.온 사람은 강유리와 육시준뿐이다. 그들은 겉으로는 상냥하게 인사를 했다. “고 아저씨.”고정남은 허세를 부리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너희 둘만 왔느냐?”육시준이 대답했다. “외할아버님은 소란스러운 것은 좋아하지 않으셔서요.”“...”육시준은 그가 묻는 것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고정남은 계속 물어보지 않았고 육시준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분위기가 미적지근했다. 어차피 모두가 진실을 알고 있으니 더 이상 연기할 것도 없었다. “아버지, 언니랑 얘기를 좀 나누어야 해서 먼저 가볼게요.”릴리는 고정남이 따라온 것이 굉장히 불편했다. 고정남은 릴리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아직 소개시켜 줄 분들이 더 남아있다. 그러니 맘대로 돌아다니지 말거라!”그러자 릴리가 강유리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네, 걱정마세요. 곧 돌아올게요.”고정남은 막았지만 소용이 없자 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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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한편 이쪽. 릴리는 강유리를 끌고 다른 구석으로 왔다.아무도 따라오지 않는 걸 이리저리 살펴보고 나서야 릴리는 비로소 신비롭게 말을 꺼냈다.“드디어 왔네요! 언니랑 제부가 없으니까 연회의 물 한 잔도 못 마시겠는 거 있죠.”강유리는 이런 릴리의 모습을 보고 장난스레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네가 고정철을 한 방 먹이는 걸 봤어. 꽤나 배짱이 있던데.”그러자 릴리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그럼, 그 사람이 제 면전에다 대고 비난을 하는데 참을 수는 없잖아요.”강유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리 있어. 잘했어.”릴리는 멈칫했다. 그녀는 칭찬을 바란 것이 아니다.릴리는 연회장을 힐끗 쳐다보고는 진지하게 말했다. “고정철 집안 사람은 한 명도 안 왔어요. 뭔가 큰 수를 꾸미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네 제부가 다 준비했대. 걱정하지 마.”강유리는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릴리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그들이 대체 뭘 하려는 건데요?”강유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말했다. “그건 나도 몰라.”“...”만약 릴리가 언니의 성격을 몰랐더라면 귀찮아서 그러는 줄 오해했을 것이다.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릴리는 왠지 실망했다.그래도 제부가 손을 써놨다는 것을 알고 릴리는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신하균도 온다던데, 혹시 봤어?”강유리는 로비를 훑어보며 낯익은 모습을 찾았다.릴리는 관심 없다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못 봤어요. 오늘 새로운 분들을 너무 많이 기억해서 이제는 알던 사람도 까먹을 지경이에요.”두 자매는 한바탕 수다를 떨었다. 모두 시시콜콜한 작은 일들이었다.처음엔 강유리도 릴리를 위로하고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했다.하지만 곧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포기했다.경계심이 있는 것도 나쁠 건 없다. 만약 육시준이 눈치채지 못한 게 있더라도 릴리가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7시가 거의 되었다.하객들이 거의 다 도착했다.고성그룹의 손님들 외에 릴리와 강유리의 친구들도 왔다. 육경서와 신주리, 소안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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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7화
“네가 그럴 수나 있고?”신하균이 되물었다.“...”신주리도 사실 육경서와 비슷하다.연예계에 신분을 밝히지 않은지라 가문에 대해서는 말한 적이 없다.오늘같이 많은 매체가 온 자리에서 자기가 신안그룹의 아가씨라는 것을 공개하면 지난 몇 년 간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다들 그녀가 백이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할 것이다...“그리고 내가 오늘 온 것은 부탁 때문도 있다.”이 말을 할 때 그는 릴리쪽을 슬쩍 훑어보았다.“고맙습니다, 오빠!”신하균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신주리와 육경서가 되려 반박했다. “뭐야, 언제부터 오빠가 된 거야?”“아니, 넌 도대체 오빠가 몇 명이나 있는 거야? 보는 사람마다 어째 다 오빠야?”“...”릴리는 어깨를 으쓱했다.“저도 사실 이러고 싶지 않은데 너무 친절하시잖아요. 그런 사람한테 무례하게 굴 수는 없어요! 그럼 삼촌이라고 부를까요?”신주리와 육경서가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그럴 필요는 없고!”그들은 촌수가 낮아지기는 싫은 것이다.신하균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왠지 릴리가 선을 그은 것처럼 느껴졌다...연회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고태규는 엄숙한 표정으로 릴리를 매섭고 노려보았다. 하필이면 소개말이 상냥하고 자상한 대사라 그는 이를 갈며 사람들에게 앞으로 그의 어린 손녀를 잘 보살펴 달라고 했다...그의 어린 손녀딸은 조용히 몸서리를 쳤다. ‘이 늙은이는 고정남보다도 연기를 못하시네. 이렇게 나를 쳐다보니까 정말 소름 끼쳐!’“오빠, 여기 누구 있어요? 제가 여기 앉아도 방해되지 않겠죠?”간드러지는 목소리가 여러 사람 사이에서 유난히 크게 울렸다.디너쇼는 뷔페 모드다.셰프가 즉석에서 요리해서 음식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고르고 친한 사람과 함께 앉았다.릴리가 있는 테이블은 연회의 주인공이자 자체적인 팀이다.다들 잘 알고 있다.그래서 옆에 빈자리가 있더라도 눈치 없이 오는 사람은 없다.이 목소리가 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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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김솔은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대헌그룹 회장 집에 입양되어 김옥과 함께 자랐다.김옥과 김솔은 성격이 정반대다. 한 명은 과묵하고 한 명은 외향적이고 열정적이다.이런 정보들은 모두 대헌그룹 측이 말한 것이다. 김옥은 아주 잘 보호를 받고 있어 연회에는 거의 참석하지 않는다.그리고 김솔은 일찍이 출국해서 올해에야 국내로 돌아왔다.김솔이 이름을 밝히자 사람들은 인차 그녀의 신분을 알아차렸다...자기소개를 마치고 그녀는 의도가 뻔히 보이게 신하균에게 더 가까이 붙었다. “오빠는 이름이 뭐예요? 예전에는 본 적이 없는 얼굴인데!”신하균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거부감을 드러냈지만 여전히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 “거리를 주의하시죠.”김솔은 신하균과 불과 몇 센티 떨어진 곳에서 보조개를 드러내고 웃으며 말했다. “부끄러워하시는 거예요? 저한테 이름과 연락처를 알려주시면 떨어져 있을게요.”“...”원래는 편안하던 분위기가 김솔이 오고 나서는 꽁꽁 얼어붙었다.사람들은 그녀의 행동을 보며 할 말을 잃었다.특히 그녀를 바라보는 릴리의 표정이 묘했다.릴리는 강유리에게 가까이 다가가 소곤댔다. “언니, 왜 저 사람한테서 내 그림자가 보이는 거죠?”강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인정. 나도 방금 그렇게 느꼈어.”어떤 면에서 김솔과 릴리는 많이 닮았다. 둘 다 열정적이고 목표가 명확한 사람이다.자신이 원하는 것이 생기면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제멋대로 행동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시선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제가 예전에 저랬었나요?”릴리는 김솔이 신하균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과일을 거의 입에까지 건네는 걸 바라보며 물었다.강유리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너한테 이걸 깨닫게 하다니. 김솔도 괜히 오진 않았네.”두 사람이 계속 붙어있는 모습에 소안영이 더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두 분, 옆에 있는 사람들도 좀 신경 쓰시죠? 아니면 둘이 다른 테이블로 가던가.”김솔은 마음에 쏙 든다는 표정으로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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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육경서의 말은 릴리를 더 화나게 했다. 릴리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저런 여자? 용감하게 자기 호감을 표시한 게 어때서? 너 그거 엄청난 편견이야!”“???”그는 편견은 없다. 그저 릴리를 위로하려고 한 말이다. 그런데 역효과를 낳다니!육경서는 입을 다물었다. 이상한 침묵이 흘렀다.가장 말이 많던 소안영과 도희도 대화를 나누지 않고 조용히 식사를 했다. 그저 이따금씩 이쪽을 흘끗 쳐다보았다.누군가가 갑자기 급발진을 할까 봐 다들 조심스러웠다.정말 예상외의 상황은 누구라도 속수무책인가 보다.릴리는 연회에 오고부터 쭉 경계를 했다. 음료와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고 마시더라도 샴페인 탑의 중간에 있던 게 아니면 다른 사람의 손에 있던 것을 마셨다.그런데 지금과 같은 자극을 받고 릴리는 경계심도 잊은 채 샴페인 두 잔을 연거푸 들이켰다.툭!술잔을 테이블 위에 세게 내려놓고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아니, 신하균 씨 제정신인 거예요?”가장 가깝던 강유리가 재빨리 맞장구 쳤다. “제정신 아니고말고!”신주리도 맞장구를 쳤다. “맞아. 미친 게 분명해!"릴리는 말문이 막혔다...“제가 못생기기를 했나요. 아니면 유혹하는 기술이 서툴렀나요? 왜 저는 그렇게 오래 노력해도 안 되던 게 저 여자는 팔짱 몇 번으로 되는 거죠?”지금은 질투의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의 문제다.모두들 얼떨떨해서 안색이 제각각이었다.하지만 연애 쪽으로는 또래 여자들끼리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곧 진지하게 분석하기 시작했다...육시준이 왔을 때 그들은 모여서 열기 나게 토론하고 있었다. 육시준이 육경서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육경서가 아까 있었던 일을 그에게 간단하게 설명했다.전 과정을 들은 육시준은 멀지 않은 곳에서 차갑고 짜증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 신하균을 바라보았다.그는 열기 나게 토론하고 있는 여인들을 내려보며 말했다.“궁금한 게 있으면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면 되지 않나?”그의 냉철한 목소리가 사람들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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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0화
“릴리를 좋아하시는군요? 하지만 릴리는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여자는 여자가 제일 잘 알아요. 릴리가 당신을 보는 눈빛에는 숭배와 사랑이 없어요. 당신이 저와 함께 가는 것을 보고 질투를 한다면...”제일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믿지 않았다.릴리가 자신을 바라보던 눈빛을 직접 보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감히 그렇게 확신할 수 없다.저도 모르게 지난번 차 안에서 했던 대화가 떠올랐다. “지금 너무 좋아요. 이제 더 이상 당신한테 잘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돼서 너무 편해요!”“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말하기 싫으면 됐어요. 어쨌든 김솔이 저보다 예뻐서는 아닐 테니까!”릴리는 스스로 눈치껏 이 화제를 끝냈다.듣기 싫은 대답을 듣지 않기 위해서도 있다.귀신이 곡할 노릇으로 신하균이 릴리를 붙잡았다. “네가 싫다고 한 적은 없다.”순간 공기가 다시 얼어붙었다.구경꾼들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설마 고백인 건가?가장 충격 받은 것은 신주리였다.신주리는 갑자기 자신이 친오빠를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부끄럼이 많은 사람이었나?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거지 수수께끼도 아니고 저게 뭐야?’‘정말 좋아하는 건가? 아니면 부모님이 자꾸 결혼을 재촉해서 변명을 만든건가?’다들 각자 그의 뜻을 추측하며 릴리가 이‘고백’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했다.“네, 네. 체면을 세워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 여린 마음에 상처를 내지 않으셔서요!”릴리는 아무렴 상관없다는 말투였다.누군가를 좋아할 때는 그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까지도 모두 주의하게 된다. 하지만 더 이상 좋아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어떤 말이든 연애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게 된다. 릴리가 지금 딱 그렇다.이 말을 남기고 릴리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자신이 좋아하는 과일을 가지러 갔다.릴리의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해 보였고 흥미도 없어 보였다.테이블에 남은 사람들은 멍하니 서로만 쳐다봤다. 그리고 착잡한 눈빛으로 신하균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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