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1 - 챕터 110
859 챕터
제101화
갑자기 침대에 누워 있던 그녀가 울음을 터트렸다.전연우는 침대 옆에 앉아서 손가락으로 그녀의 볼을 눌렀는데 3개월 만에 본 그녀는 살이 많이 빠져 있었다.다음날, 해변에서 아침 햇살 한 줄기가 눈부시게 빛났다.장소월의 목구멍은 불에 타는 듯 아팠고 서서히 머릿속이 맑아졌다. 고약한 소독수 냄새가 코를 찔렀고 그녀는 머리 위의 노란끼가 도는 천장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죽은 건가?’잠깐 기억은 백지상태로 되었지만 그녀는 곧 어젯밤에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다.손가락을 가볍게 움직였고 약간 차가웠다. 침대 머리맡의 링거병을 보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살아있다는 걸 눈치챘다.“대표님, 회사 미팅은 이미 연기시켰어요. 회장님이 언제 돌아갈 수 있냐고 묻고 계세요. 고가 쪽 길은 이미 수리를 마쳤습니다.”“소월이가 깨면 돌아갈 거야. 그 몇몇은 잡혔어?”“그냥 이곳의 지역 깡패들이에요. 이곳을 아무도 관할하지 않아서 극악무도하게 법을 무시하고 있는 겁니다. 이미 몇몇 정부 관리들에게 연락하여 이곳의 관리를 강화하라고 했습니다. 어젯밤에 도망친 몇몇 사람들도 이미 붙잡혔는데, 어떻게 처리할까요?”“그들 지금 어디에 있어?”“바로 밖에 있습니다.”밖에서 대화하는 소리가 그쳤고 장소월은 문을 여는 소리를 듣고는 다시 빠르게 눈을 감았다.전연우는 안에 있는 사람을 보고 나서야 돌아섰다.병원 입구에는 수억 원의 고급 자동차들이 주차되어 있었고 모두 현지에서 본 적이 없는 고급 차들이다.이곳 사람들은 지금까지 이렇게 큰 규모를 본 적이 없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 채 많은 사람은 구경하러 왔다.도원 마을 전체에 병원은 이 작은 병원 하나뿐인데, 밖에 있는 사람들을 병 보러 들어가지 못하게 하자 사람들은 웅성거렸다.“저게 무슨 차야? 저거 사려면 몇천만 원은 하겠지?”“더 할 것 같은데요. 저 차를 티비에서 본 것 같아요.”“무슨 일이야? 나 빨리 우리 와이프 처방 약 받으러 들어가야 하는데!”검은색 천을 뒤집어쓴 다섯 명이 끈에 묶인 채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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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기성은은 바로 고개를 숙였다.“제가 어찌 감히.”경호원은 그 몇 명을 붙잡고 있었다.지금 이 시각, 전연우는 지옥에서 온 수라처럼 온몸에서 무서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성미연은 아들한테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를 듣고 빠르게 병원에 도착했고 사람한테 잡혀 있는 모습을 보고 큰 소리로 외쳤다.“아들~”이범은 울면서 애원했다.“엄마, 나 살려줘. 살려줘!”성미연은 달려들었지만 경호원에게 저지당했다.“그만 멈춰요. 멈추라고요!”전연우는 원래부터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독하기로 유명한 사람이라는 걸 암흑가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이 몇명은... 단지 그들에게 작은 교훈을 줄 뿐이다. 예전 같았으면, 지금쯤 그들은 이미 물고기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병실에서 장소월은 비명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전연우가 사람을 때렸다는 걸 알았다.그는 그녀를 잡으러 온 것이다.그녀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장소월은 손등에 꽂혀있는 주삿바늘을 뽑고 이불을 젖혔는데, 땅을 밟는 순간 사람은 녹초처럼 바닥에 넘어졌다. 그녀는 손을 침대에 짚고 겨우 일어섰다.마침 이때, 전연우는 문을 밀고 들어왔다. 장소월은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다시 맥없이 넘어졌다. 그녀는 순간 백지상태가 되어 바닥에 주저앉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그와 시선을 마주쳤고 장소월은 종래로 이토록 공포스러운 모습의 그를 본 적이 없다.목과 손가락은 온통 피투성이였고, 손끝의 피가 바닥에 떨어져 선홍색의 피꽃으로 피어 눈이 부셨고 가슴이 섬뜩했다.포악함, 잔혹함, 냉혈함...지옥에서 막 걸어 나온 듯한 모습이었다.그는 가까이 다가왔고 장소월은 겁에 질린 듯 몸을 움츠린 채 그를 피하였다.“나 혼자 일어날 수 있어요.”전연우는 그녀가 마음대로 주삿바늘을 뽑아 흘러내는 손등의 피를 보자 시선이 차가워졌다.“상처가 낫자 아픔을 잊어버리는 거야?”그는 장소월의 말을 무시하고 다가가 그녀를 안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돌아가지 않을래요. 이거 놔요!”전연우는 화가 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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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장소월은 눈치 있게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화제를 돌렸다. “지갑을 흘렸어요.”전연우:“운전해.”장소월은 가슴이 아파졌다. 가능하다면 그녀도 그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다.“안에 엄마 사진이 있어요. 저한테 엄청 중요한 존재예요.”전연우:“알겠어.”이 말 한마디에 장소월은 전연우가 반드시 그녀의 지갑을 찾아 줄 거라고 확신했다.성미연은 차를 쫓아가며 울부짖었다. 방금 이범 일행이 경찰에 연행되었기 때문이다.이곳에 있는 사람들도 놀란 나머지 충격을 받았다. 그 남자가 때린 몇 대에 그들 목숨이 간당간당해질 지경이니 말이다.바닥에 흘린 피들은 깨끗이 씻겨지지도 않았다.이 해프닝에 관하여 그 누구도 함부로 말을 꺼내지 못했다. 건달 몇 명 때문에 자신의 안전을 위협할 일을 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건드리면 안 되는 존재인 게 확실하다. 이혜성은 트랙터 뒤에 숨어 있었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고 다리가 나른하였다.그리고 그녀는 사람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파란 머리가 물었다.“용이형, 그 계집애 도대체 뭐 하는 애예요? 그 사람들은 뭐 하는 사람이고? 엄청 대단해요?”엽시연이 입을 열었다.“그 차들은 적어도 몇억씩 하는 차들인데. 강용, 너 뭔가 알고 있지?”강용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른 손에는 금속 라이터를 들고 있었는데 라이터를누르자 청홍색 불꽃이 튀어 올라왔다.“이제부터 걔를 멀리해. 특히 그 전연우, 피할 수 있으면 피해.”장소월은 만만해 보이지만 장가네는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존재이다.전연우의 수법은 예전과 비교해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그 사람 정말 과격하던데. 뼈 부서지는 소리까지 들었어. 오우, 얼마나 아프겠어.”파란 머리의 입이 일그러졌다.강용은 라이터를 끄고 좁고 긴 눈동자로 멀지 않은 곳에 벌벌 떨고 있는 사람을 보며 발걸음을 내디뎠다.이혜성은 사람이 오는 걸 보고 놀라 도망치려고 했지만 그녀의 두 다리는 천근만근 된 것처럼 걸을 수가 없었다.강용이 손을 내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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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길이 요동치자 장소월 복부의 상처가 다시 벌어졌다.너무 아팠다.그녀는 쓰러지지 않으려고 애써 참았다.장소월은 정신이 혼미해졌고 시선은 점점 흐릿해졌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더 이상 그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문득, 장소월은 몸을 앞으로 숙였고 눈을 감고 있던 전연우가 무엇인가를 느낀 듯 눈을 갑자기 뜨고는 재빨리 한 손으로 그녀를 받았다.그녀의 몸에 손에 닿자마자 이상함을 감지했다. 그녀의 몸은 너무 뜨거웠다.전연우는 미간을 찌푸렸다.“병원까지 얼마나 걸려?”“방금 수리를 마친 길이라 지금 좀 막혀요. 최소 한 시간은 걸릴 것 같아요.”백윤서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오빠, 소월이 피 엄청 많이 흘렸어요.”전연우는 그녀에게 양복 외투를 덮어주었다. 그녀가 입고 있었던 옅은 색의 옷은 이미 피로 물들어 있었다.‘이 지경인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차 세워. 기성은, 약상자 가져와.”기성은은 길가에 차를 세우고 재빨리 트렁크에서 약상자를 꺼냈다. 안에는 자주 사용하는 약들이 담겨 있었다.전연우는 장소월의 옷 단추를 풀고 옷자락을 걷어 올리고는 그녀의 복부에 있는 거즈를 바꿔서 한쪽에 버렸다.지혈처리를 해주었다.상처 처리를 마친 뒤, 장소월은 이미 완전히 기절했다.이러다간 출혈이 심해져 쇼크로 인해 죽게 될 것이다...백윤서는 백미러를 통해 뒤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들을 보면서 치맛자락을 꽉 잡았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의 눈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이 드러났다.길이 뚫린 후, 삼십 분도 지나지 않아 기성은은 빠르게 운전하여 강남 개인병원에 도착했다.장소월은 수술실로 들어갔고 기성은은 병원에 남아있었다. 전연우는 백윤서를 데려다주고 겸사겸사 회의 자료도 가지러 갔다. 이따 다시 회사에 돌아가서 회의도 해야 한다.백윤서는 문밖에 서 있었고 전연우는 서재 휴식실에서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촉촉하게 젖은 머리에서 물방울이 떨어졌고 마른 수건으로 닦고 있었다.여느 때처럼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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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장소월이 망설임 없이 바다에 뛰어든 것은 확실히 그의 예상 밖이었다.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 같은 장소월, 도대체 무엇이 그녀에게 이런 변화를 안겨 주었을까?아니면, 그녀가 무엇인가를 알게 된 걸까?그녀가 이 씨 집안을 반격할 때부터 전연우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만약 정말 그렇다면, 그는 그녀를 남겨둘 수 없다.강씨 집안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는 더욱이 주지 않을 것이다.백윤서는 전연우가 자료를 챙겨서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에게 그동안 도원 마을에 있었던 일에 대하여 조금도 묻지 않았다. 그가 이런 태도를 보일수록 백윤서는 전연우가 자신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전연우의 서재 테이블에서 사진 더미를 볼 때까지 말이다. 사진을 본 백윤서는 머리가 터질 듯이 아파졌다. 장소월이 장가네를 떠난 시간 동안, 전연우는 장소월에 대하여 결코 무관심한 태도가 아니라 오히려 사람을 붙여 그녀를 감시하였다.만약 장소월에게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전연우는 친히 도원마을로 오지 않았을 것이다.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전연우와 같이 크면서 힘든 일도 같이 겪었다. 그들은 서로 가장 친한 사이이고 유일한 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그녀가 해외에 있는 몇 년 동안, 백윤서는 전연우가 점점 낯선 존재가 되었고, 예전과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그녀는 그를 잃을까 봐 정말 두렵다.전연우는 회사로 돌아가 회의를 마치고 회의실을 나서자 기성은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기성은은 비용을 지불하고 손에 명세서를 들고 보고했다.“아가씨는 방금 수혈을 마쳤고 복부의 상처도 봉합했습니다. 그 외에 다른 내상은 없습니다. 하지만... 열이 39.8도까지 올라가 일주일간 입원해야 합니다.”그는 마음속으로 제발 그더러 남아서 장소월을 돌보라고 하지 말라고 기도하였다.그럴바에는 그는 죽음을 선택할 것이다.전연우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시간을 보니 오후 4시 30분이었다.“밤낮으로 돌봐줄 수 있는 간병인을 찾아.”“네.”전화를 끊은 후, 기성은은 자신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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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그의 눈빛은 마치 그녀를 잡아먹기라도 할 듯 사나웠다.장소월은 차마 그와 눈을 마주칠 수 없어 침대 한 켠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그녀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오빠의 보살핌 속에서만 살았다는 생각에 집 밖 세계도 한 번쯤은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오빠... 죄송해요...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예요. 다시는 성질을 부리지도 않을게요.”지금 전연우와 맞서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전연우는 이미 26살인 데다 장해진은 일찍 퇴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가 확실히 회사를 물려받고 권력을 꿰찬다면 그녀는 도마 위의 생선이 되어 절대 그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게 된다.그녀는 절대 전연우를 이길 수 없다. 장수월은 일찍 깨달았어야 했다. 장씨 가문에서 도망칠 수 없다면 집안의 말에 고분고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걸 말이다.전연우와 결혼하지만 않는다면 전생의 비극은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아빠는 저더러 대학을 졸업한 뒤 결혼하라고 하셨어요. 전 그 말씀에 따를 거예요. 하지만 결혼 상대에 대해선... 오빠, 남편감은 제 손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아빠를 설득해 주실 수 있어요? 불행한 결혼생활을 보내고 싶진 않아요.”전연우의 눈동자에 순간 어둠이 비쳤다. 이어 그는 이내 미소를 짓더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소월아, 넌 아직 어려서 그런 것들은 생각할 필요 없어. 지금은 몸조리나 잘해. 앞으로의 일은 앞으로 다시 얘기하면 돼.”할 수만 있다면 장소월은 정말이지 그의 뺨에 힘껏 따귀를 날려버리고 싶었다. 그녀가 소리쳤다.“이 모든 상황은 다 오빠가 만든 거잖아요. 내 앞에서 뭣 하러 좋은 사람인 척하는 거예요? 내 계획은 모두 오빠로 인해 망가져 버렸단 말이에요.”어린 새가 겨우 날개를 얻었건만, 이제 그 어린 새는 마지막 털 하나까지 깡그리 뽑혀버렸다.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전연우 씨, 검사는 이미 마쳤습니다. 백윤서 씨는 괜찮으세요. 병원비만 지불하고 가면 될 것 같아요.”장소월의 눈에 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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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다음 날, 장소월의 체온은 내려가기는커녕 더 높이 치솟아 올랐다. 그녀의 맑은 눈에 진주 같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그녀는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만약 간호사가 일찍 발견하지 않았다면 정신을 잃었을지도 모른다.기성은이 고용한 간병인은 오늘 점심에야 도착한다. 장소월을 보살피는 데에 익숙해진 오 아주머니는 이른 아침 그녀에게 깨끗이 세척한 옷을 가져다주러 병원에 도착했다. 힘들어하는 그녀의 모습에 오 아주머니는 몰래 눈물을 훔쳤다. 이럴 줄 알았다면 장소월을 그곳에 머물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이 아이는 어릴 적부터 고생이라는 건 모르고 자라지 않았던가. 오 아주머니는 후회를 금할 길이 없었다.링거를 맞고 나서야 체온이 조금 내려갔다.하지만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의 의식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오 아주머니는 돌아가야 했기에 병원에서 줄곧 그녀를 보살펴 줄 수 없었다. 하여 조심해야 할 게 무엇인지,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고 어떤 음식을 피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간병인에게 알려주었다.장소월은 하루 내내 잠을 자고 나서야 의식을 되찾았다.서른 살 남짓한 여자 간병인이 마 죽 한 그릇을 들고 들어와 장소월에게 먹였다.하지만 몇 입 먹지도 않았음에도 장소월은 돌연 위가 뒤집어지는 듯한 메슥거림에 먹은 것을 모두 토해냈다.죽에 넣고 함께 끓은 마가 채 익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간병인은 다급히 휴지통을 갖고 와 장소월의 입 쪽에 가져갔다. 손으로 등을 두드려주는 그녀의 얼굴엔 짜증스러움이 가득 섞여 있었다.장소월이 다 토해내자 간병인이 그녀에게 물 한 컵을 건넸다.“이 죽, 더 드실 거예요?”장소월이 기진맥진해져 창백해진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버리세요.”오 아주머니가 만들어 준 것 외 다른 음식은 쉬이 넘어가지 않는 그녀였다. 아마 위가 이미 익숙할 대로 익숙해져 다른 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그녀는 돌연 오 아주머니가 해준 쿠키가 먹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오 아주머니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오랫동안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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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그 말은 장소월에게 크나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녀가 임신을 못 했던 게 자궁 기형 때문이었단 말인가?장소월은 얼마나 전연우의 아이를 갖고 싶었는지 모른다. 아이만 생긴다면 그는 더는 다른 여자를 찾지 않을 테니 말이다.하지만... 아이가 그토록 어렵게 세상에 왔음에도 전연우는 장소월을 수술대에 눕히고 아이를 지워버렸다.전생에서 장소월은 차 사고로 인해 2주 동안 병상에 누워있었다. 몸을 회복한 후 검사를 받았고 그 검사결과는 전연우가 가져갔다.전연우는 왜 그녀에게 모두 다 정상이라고 알려줬을까?만약 전연우가 그녀에게 숨기지 않았다면 그녀는 일찌감치 병원에 가서 치료받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그녀가 품었던 아이가 죽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전연우의 속셈을 알아차리니 장소월은 손발이 얼음장같이 차가워졌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그가 송시아와 결혼했던 건 후손을 원했던 게 아니었다.전연우가 갖고 싶었던 건... 오직 송시아와 낳은 아이였을 뿐이다.당시 그녀가 위암에 걸렸던 건 자궁암이 전이되었기 때문이다. 암을 발견했을 땐 이미 말기에 다다라 있었다.이제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전연우는 사실 모두 다 알고 있었다! 그녀가 암에 걸려 외롭고도 고통스럽게 병원에서 죽어갈 것이라는 것도 말이다.그녀가 죽는다고 해도 시체조차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그는 장소월이 죽기보다 못한 삶을 살며 시들어 가는 걸 지켜보고 싶었을 뿐이다.하여 전생의 결혼기념일 날, 전연우는 송시아와의 관계를 밝히고 두 사람의 아이까지 데려왔다.그녀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서 말이다!전연우... 이 지독한 놈!정말이지... 너무나도 지독하다.전생의 매시간, 매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장소월은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그때의 고통은 이번 생에서도 해소할 길이 없다.전생의 기억을 갖고 다시 태어나 살아가는 건 정말 죽는 것보다도 더 고통스럽다.마침 장소월의 병실을 지나가던 간호사가 가슴을 부여잡고 있는 장소월을 보고는 걱정되는 마음에 다가갔다.“장소월 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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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차라리 이렇게 고통 속에서 죽는 게 나을 것 같다!전생에서 그녀는 어리석어 전연우의 진짜 속셈을 알아채지 못했다.지금 이 시간, 자세히 되돌아볼 때마다 영원히 치유될 수 없는 상처가 더 깊게 새겨지는 것 같았다.눈에선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조금의 소리도 내지 않았다.그녀가 무표정하게 굳은 얼굴로 눈물을 닦아냈다.“괜찮아요. 조금 전 벌레가 눈에 들어가서요.”간호사는 이상하다는 듯 장소월을 쳐다보았다. 병원에 무슨 벌레가 있단 말인가?설마 미친 건 아니겠지!간호사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채 절반가량 남은 링거액을 보고는 속도를 늦추었다.간호사는 병실 문을 닫은 뒤 장소월의 주치의에게 달려가 그녀의 정신 상태를 알렸다.군림 공천 회관.여긴 80년대 때부터 운영해 오던 곳이었는데 여전히 8, 90년대의 인테리어를 유지하고 있었다.2층 룸,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커다란 창문을 통해 1층에서 노래를 하는 여자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여자는 꽃무늬 붉은 색 원피스를 입고 여우 털목도리를 두르고 있었다. 긴 파마머리에, 귀엔 반짝반짝 빛나는 귀걸이를 걸고 있었는데 조명이 비추니 그녀의 백옥같은 피부, 맑은 눈동자, 그리고 매끄럽고 눈부신 몸매가 환히 드러났다. 노래를 부르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강만옥이었다.소파 위엔 서철용이 짙게 화장을 덧칠하고 짧은 원피스를 입은 두 미녀를 양팔로 껴안고 앉아있었다. 그의 셔츠는 단추가 몇 개 풀어져 있었는데 가슴팍엔 여자의 빨간 립스틱 자국이 찍혀있었다.“네 동생 말이야. 내가 손을 쓰기도 전에 거의 미쳐가고 있대. 쯧... 너 정말 마음이 아프지도 않아?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내 수하가 매일 지켜봤는데 혼자 몰래 눈물만 흘린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찢어지는 줄 알았다니까! 그토록 냉정하게 눈 하나 깜빡이지 않는 건 단연코 너밖에 없을 거야!”서철용이 여자가 먹여주는 포도를 먹고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너 잊었어? 난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라는 거. 모르면 입 다물어.”전연우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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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애초에 그 약은 네가 나한테 먹이라고 부탁한 거잖아. 장소월은 네 계획 중 일부분 아니야? 장소월을 무너뜨리고 장해진이 제 손으로 자신의 딸을 감옥에 보내는 모습을 지켜보겠다며. 만약 장소월의 재미를 보려는 거라만 내가 먼저...”서철용이 게걸스럽게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너만 괜찮다면 우리 둘이... 같이 해도 돼. 우린 친구잖아. 그런데 말이야... 난 지금까지 네가 여자 몸에 손대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너 설마 거기에 문제라도 있는 거야?”전연우가 차갑게 굳은 얼굴로 쏘아붙였다.“한마디만 더 하면 벙어리로 만들어 버릴 테니까 알아서 해.”서철용의 가는 뱀눈에 붉은 핏줄이 서렸고 피라도 물든 듯한 붉은 입술은 비열하게 위로 곡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그가 어깨를 들썩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왜? 싫어? 전연우, 너 이런 모습 처음이야!”“...”장소월을 떠올리니 전연우는 손에 움켜쥐었던 모래가 걷잡을 수 없이 유실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마음속 어딘가 커다란 구멍이 뚫렸고 어떻게 메워야 할지 알 길이 없었다.늘 어딘가 찝찝한 기분이었다.“10년이나 같이 있더니 정이라도 들었어? 우리 내기 하나 할까? 네가 장소월을 사랑하게 될지 아닐 지로 말이야. 네가 이기면 이 군림 공천 회관의 10퍼센트 주식을 넘겨주고 네가 언제든 수족으로 부릴 수 있는 부하가 될게.”전연우가 소파 위에 걸쳐놓은 정장 외투를 입은 다음 단추를 채우며 말했다.“심심해?”“왜? 무서워?”옷을 다 입은 전연우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았다.“네 생각에 너와 장소월 중 누가 더 살아있을 가치가 높은 것 같아? 장소월을 건드리고 싶다면 마음대로 해. 하지만 장해진에게 걸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걸리면 누가 더 비참하게 죽을지 너도 잘 알고 있겠지?”전연우가 말을 마친 뒤 걸음을 옮겼다.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걸을 때마다 살얼음 같은 분위기는 점점 더 사람으로 하여금 오금이 저려오게 만들었다.돌연 그가 문 앞에서 걸음을 멈춘 뒤 서철용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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