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1 - 챕터 120
308 챕터
제111화 내기
하연의 시선이 회의실 안을 한 번 훑어보고 마지막으로 호현욱에게 향했고, 그녀가 입을 열어 물었다. “호 이사님의 뜻은 무엇인가요?” “어쨌든 최 사장님이 실적을 내서 그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30%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만약 1년 안에 사장님이 DS그룹 실적을 30% 이상 올릴 수 있다면, 대표 자리에 사장님이 앉더라도 여기 있는 모두 기쁘게 받아들일 겁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임직원들을 납득시키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호현욱의 말을 들은 회의실 안 사람들은 모두 그게 가능한 이야기인가 하는 눈치였다. ‘30%의 실적은 어떻게 해도 달성할 수 없어. 최하민 대표도 그런 실적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이건 완전히 텃세를 부리는 거네!’ “호 이사님, 이사님도 알다시피 DS그룹과 같은 세계적 그룹은 실적의 10%도 올리기 쉽지 않은데, 30%라는 터무니없는 조건이라니요? 대체 무슨 속셈으로 그런 조건을 거시는 건가요?” 정기태가 참지 못하고 반발했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감히 나서서 말하지 못했다. 호현욱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태연하게 말했다. “허허, 이것이야말로 최 사장님의 능력을 증명하는 거 아닌가요? 만약 최 사장님이 이 목표를 달성할 수만 있다면, 저는 물론 다른 모든 이사들도 최 사장님이 대표를 맡는 것에 대해 아무런 반대가 없을 겁니다.” “호 이사님!” 정기태는 크게 분노했다. 하연은 오히려 그를 말리고 눈을 들어 차분히 호현욱을 바라보았다. “호 이사님, 그 말 진심이신가요?” 호현욱은 손을 펴서 내밀며 말했다. “물론입니다! 최 사장님, 어떻게 도전해 보시겠습니까?” 하연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호 이사님이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제가 그 도전을 안 받으면 말이 안 되죠. 다만...” 하연의 말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큰 회의실 안은 오히려 들끓기 시작했다. “최 사장이 정말 도전을 받아준다고? 30%의 실적 향상이 뭘 의미하는지 모르는 거 아니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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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나운석의 여신님
“그럼 지금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내가 막 회사에 합류했으니 조금이라도 실적을 내놓지 않는다면 그 늙은이들은 틀림없이 나를 따르려 하지 않을 거야.’ “호 이사님이 방금 그렇게 몰아붙인 것도, 사실 제가 대표 자리에 앉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만약 제가 이번에 물러서면 앞으로 그 사람들에게 어떻게 또 괴롭힘을 당할지 모르니, 차라리 이참에 먼저 제 발언권을 장악하는 것이 나아요.” “하지만 지금 한 내기는 너무 위험합니다. 호 이사님은 대표님이 30%의 실적 향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기 때문에 이런 터무니없는 내기를 한 거예요.” 하연이 말했다. “알아요. 하지만 엎질러진 물이에요. 이미 벌어진 일이니 최선을 다해 한번 해봐야죠!” 정기태는 시종일관 하연을 지지했다. “대표님 걱정 마세요. 저도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그 말 한마디면 충분해요.” 이사회에서 일었던 일이 곧 DS그룹 전체에 퍼졌고 모두가 이 일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나운석도 이 소식을 듣고 사람들과 함께 깜짝 놀랐다. “정말이에요? 나의 여신님이 원래 이렇게 강경했나요?” “그렇지 않아요. 최 사장님은 원래 카리스마가 넘쳤어요. 그래서 이사회를 차지하고 있는 그 늙은이들도 말문이 막혔다고요.’ 나운석은 휘파람을 불었다. “역시 내 여신님! 정말 멋져요!” “다만... 30%의 실적 향상은 정말 장난이 아니에요. 최 대표님이 위험한 내기를 한 거예요.” 나운석은 눈썹을 치켜들고,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모르면 가만히 계세요! 이걸 가리켜 남과 다른 혁신적인 사람이라고 하는 거예요.” 하연은 나운석이 하고 싶지만 감히 하지 못하는 일을 했고, 그래서 나운석은 하연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이거 어떡하지? 여신님에 대한 내 사랑이 더욱 깊어져 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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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한 대표님은 왜 아직 오지 않는 거야?
DS그룹으로 돌아온 나운석은 제일 먼저 하연의 사무실로 달려갔다. “여신님, 이제 여신님의 신분이 세상에 공개되었으니 우리 부모님의 뜻대로 결혼하는 것이 좋겠어요.” 하연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절했다. “미안하지만 당분간은 재혼 생각이 없어요.” “그럼 여신님이 언제든 결혼하고 싶으면 내게 알려줘요. 난 언제든지 결혼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나운석의 말에 조금 골치가 아픈 하연이 마지못해 말했다. “운석 씨, 우리는 서로 어울리지 않아요. 이 말은 제가 이미 한 적이 있잖아요. 왜 이렇게 제게 집착하는 거예요?” “뭐가 안 어울린다는 거예요? 그렇게 일방적으로 빨리 결론짓지 마요. 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거절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나운석이 조바심을 내며 말했다. “그럼 운석 씨는 저에 대해 잘 알아요?” 하연이 되묻자 순간 나운석은 당황해 아무 대답도 못하다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함께 지내면서 천천히 알아가도 늦지 않잖아요. 아직 시간은 많다고요.” 당황했던 나운석이 무슨 결심을 한 듯 다시 말했다. “제가 여신님에 대해 잘 몰라서 거절하는 거라면, 그럼 제가 지금부터 여신님에 대해 천천히 알아가 볼게요.” 하연은 더 이상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어째서 저 사람과 이렇게 말이 통하지 않지?’ “그건 아니에요. 결혼은 감정적인 토대가 있어서 서로 사랑하는 결혼이 가장 단단하다고요.” “좋아요, 그럼 반드시 여신님이 저를 사랑하게 될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 나운석이 단호히 말했다. 표정에는 일찍이 본 적이 없는 진지함이 가득했다.하연이 다시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나운석이 오히려 한 발 앞서 말했다. “전 이미 마음을 정했어요. 안심해요! 제가 여신님을 좋아해도 절대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여신님이 저 때문에 아무런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할 거예요. 그래야 우리가 앞으로 더 오래갈 테니까요.” 나운석은 말을 마치고 얼굴에 큰 웃음을 띠며 하연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여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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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한가지 부탁
“지금 전화해 보겠습니다.” 비서가 휴대폰을 꺼내자 호현욱이 제지했다. “됐어. 좀 더 기다리자고.” 거의 한 시간쯤 지나서 서준과 비서인 구동후가 천천히 들어왔다. “한 대표님! 전부터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호현욱은 아첨하는 웃음을 지으며 적극적으로 맞이했다. 서준의 무표정한 얼굴에는 조금의 감정도 드러나지 않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호 이사님, 오래 기다리셨겠습니다.” “괜찮아요, 저도 방금 도착했어요! 근데 임 대표님이 아직 오시지 않았으니 얘기나 좀 나누면서 기다리죠.” 말하면서 호현욱은 직접 서준에게 의자를 빼주었다. “한 대표님, 앉으세요!” 서준은 긴 다리 꼬고 편안한 자세로 앉았다. “한 대표님, 오늘 이렇게 약속에 나와주셔서 저 호현욱에게 큰 영광입니다.” “호 이사님! 의논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하셨는데, 용건을 바로 말하시지요.” 옆에서 구동후가 직접 말했다. 호현욱은 멋쩍은 듯 웃었다. “한 대표님은 정말 혜안이 있으시군요. 오늘 제가 대표님을 뵙자고 한 것은 확실히 부탁할 일이 하나 있어서입니다.” 서준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 “음, 호 이사님은 DS그룹의 이사이시니, 이치대로라면 HT그룹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으신데, 말씀하실 부탁이란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겠군요.” 호현욱는 숨기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맞습니다. 대표님도 알시다시피 저희 DS그룹의 새로 부임한 대표가 최하연, 바로 대표님의 전 아내입니다.” 하연에 대해 언급하는 순간, 서준은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손가락으로 리듬감 있게 탁자를 두드렸다. 그는 겉으로는 관심 없는 척 보였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호현욱의 의도를 대충 짐작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호현욱의 말을 들었다. “최 대표가 정말 대단하게도 부임하자마자 그룹의 실적을 30% 올리겠다고 큰소리쳤는데, 저는 그녀가 젊은 나이에 경험해 보지 못한 사회의 쓴 맛을 보여줘 기억에 오래 남겨주고 싶습니다.” “그래서요?” 서준은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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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소문과 다른 진실
하연의 입가에 헛웃음이 일었다. “보아하니 호 이사님은 그다지 저를 환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연은 말을 이렇게 했지만 자기도 모르게 룸 안으로 들어섰다. 하연에게 현장을 들킬 줄을 예상 못한 호현욱은 갑자기 약점을 잡힌 듯 어색한 모습을 했다. 하지만 호현욱도 나이를 그냥 먹은 것은 아니었는지, 잠시 후 평소와 같은 상태로 회복되었다. “최 대표님 그게 무슨 말씀이 신 건가요? 제가 어떻게 대표님을 환영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말과 함께 호현욱은 일어나 하연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하연은 기세 좋게 앉았고, 눈을 드는 순간 한 쌍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잠시 서로의 눈빛이 교차되는 동안 보이지 않는 불꽃이 한데 뒤엉켰다. “공교롭게도 한 대표도 있었네!” 하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먼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제가 두 분을 방해했나 봅니다.” “방해랄 것 까지야. 공교롭게 최 대표 얘기가 나온 거뿐이야. 전에 HT그룹에서 일했었는데, 그 뒤로 DS그룹의 대표 자리에 올랐다고? 호 이사님이 지금 나에게 최 대표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칭찬하고 있었어. 이사회에서 1년 안에 30% 실적 향상을 하겠다고 했다지? 최 대표, 맞아? ” “저도 그냥 한 말이니, 대표님께서도 개의치 마시기 바랍니다.” 호 이사는 서준과 하연의 사이가 물과 불 같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마치 보물을 잘못 건드린 것처럼 실수한 것 같았다. 방금 하연은 서준과 호현욱의 대화를 입구에서 똑똑히 들었는데, 호현욱은 책장 넘기는 것보다 더 빨리 표정을 바꾸며 시치미를 뗐다. 하연은 호현욱의 속셈을 알고 있었지만, 서준과 약속을 했을 줄은 몰랐다. ‘서준 씨가 호 이사와 손을 잡고 나를 상대하려고 하는 걸까?’ 하연은 생각이 많았지만 침착한 어조로 말했다. “응, 그런 일이 있었어. 거기다 난 호 이사님과 내기도 했지.”화제를 돌리며 하연의 시선이 호현욱에게 향했다. “호 이사님, 기왕 저희의 내기가 이렇게 밖으로 드러난 이상,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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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오해
하연은 빙그레 웃으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어쨌든 오늘 일은 제가 신세를 진 것이니 나중에 제가 임 대표님을 도울 만한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성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한 마디 타일렀다.“호현욱은 생각보다 교활한 사람이에요. 그동안 업계에서 일하면서 많은 인맥과 계략을 쌓아온 사람이라 상대하기 쉽진 않을 거예요. 최 사장님께서 앞으로 좀 더 조심하셔야 할 것 같아요.”“네, 앞으로 더 조심할게요.”성재는 하연의 옆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녀의 귓가의 잔머리를 발견한 성재는 손을 내밀어 잔머리를 뒤로 넘겨주려고 했다.“임 대표님!”서준의 갑작스러운 목소리가 성재의 동작을 멈추게 만들었다. 성재는 싱긋 웃으며 앞으로 내밀던 손을 거두고 하연에게 말했다.“잔머리가 불편해 보여서요.”“네?”하연은 그제야 눈치챘다. 서준은 긴 다리를 내디디며 성큼성큼 걸어가 하연의 옆에 서서 성재의 시선을 막았다.“임 대표님께서 곧 약혼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제가 미리 이 자리에서 약혼을 축하드리도록 하죠.”약혼은 성재의 가족들이 정한 것인데 성재는 줄곧 동의한 적도 외계에 입장을 밝힌 적도 없었다. 그런데 서준이가 이에 대해 알고 있었다니.“아직 제대로 결정 난 일은 아니니 축하를 받긴 너무 이른 것 같네요.”성재는 말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하연을 힐끗 보더니 계속 말했다.“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한 대표님을 제 결혼식에 초대하도록 하죠.”서준은 그의 말 뜻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성재가 하연을 좋아한다는 것을.서준은 순식간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누군가가 자신의 것을 빼앗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연은 줄곧 서준을 무시하였다. 그가 하연을 따라 나왔는데도 그녀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최 사장님, 제가 댁까지 모셔다드리죠.”성재는 화가 잔뜩 난 서준의 눈빛을 무시한 채 몸을 돌려 하연에게 말했다.“괜찮아요, 저도 차를 가지고 왔어요.”“그럼 제가 주차장까지 바래다 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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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전처
이와 동시에 SG호텔의 룸에는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호현욱은 화가 나다 못해 룸에 있는 모든 물건을 깡그리 깨뜨렸다.“최하연, 네년이 감히 내 앞에서 잘난 척을 해?”호현욱이 앞에 있는 의자를 세게 걷어차자 의자는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호현욱은 눈을 가늘게 뜨며 생각했디.‘이 일은 절대 그냥은 못 넘어가! 내가 이쯤에서 그만둔다면 앞으로 평생 최하연 그년한테 지게 될 거야.’호현욱은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최하연 그년을 DS 그룹에서 내쫓아!”호현욱이 전화를 끊고 떠나려고 할 때 누군가가 룸의 문을 두드려왔다.“누구시죠?”호현욱이 경계심을 가지며 묻자 상대는 밖에서 문을 열었다.“호현욱 씨, 저희 회장님께서 찾으십니다.”호현욱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그쪽 회장님이 누구죠?”“민진현 회장님입니다.”이 이름은 별로 낯선 이름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민진현과 전혀 모르는 사이다.“민 회장님께서 무슨 일로 절 찾으신 거죠?”“가보시면 아실 겁니다.”호현욱은 잠시 고민하더니 상대를 따라가보기로 했다....밤 11시.SOLO 스탠드바 안은 매우 떠들썩했다. 귀를 찌르는 듯한 음악 소리는 이곳에 있는 사람들의 정신을 혼미시켰다.서준은 어두운 표정을 지은 채 구석의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손에 술잔을 들고 계속해서 술을 마시기만 했다.“왜 그래? 기분 안 좋은 일이라도 있어?”안태현은 다가와 걱정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하지만 서준은 시종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태현은 서준의 이런 모습을 보자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물었다.“혹시 전처와 관계있는 일이야?”이 말을 들은 서준은 눈빛이 조금 흔들렸다.“역시 그 여자 때문일 줄 알았어!”“그 여자 얘기하지 마.”이건 오늘 밤 서준이가 꺼낸 첫 마디다. 태현은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계속 물었다.“설마 전처 때문에 이렇게 술을 마시는 거야?”“꺼져!”서준은 화를 내며 말했다. 이에 태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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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희망이 있다
서준은 태현이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익숙한 실루엣을 보게 되었다. 붉은색의 치마를 입은 여자는 바로 최하연이다.‘최하연은 임성준이랑 함께 갔었잖아. 그런데 왜 여기 있어?’하연의 춤사위는 아주 매혹적이었다. 그녀는 등장하자마자 모든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 스탠드바에서 가장 주목을 받게 되었다.하연의 웃는 얼굴은 자신감이 넘쳤는데 그녀의 이런 모습은 서준을 설레게 만들었다.서준은 하연의 이런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하연이가 이렇게 예쁘게 웃는 건 처음 보네.’서준은 마음이 복잡하여 단숨에 잔속에 남은 술을 다 마셨다. 그리고 조금도 망설이지 않은 채 잔을 내려놓고 하연을 향해 걸어갔다.“대박! 하연아, 너 정말 너무 예뻐!”정예나는 하연을 향해 휘파람을 불며 말했다.“역시 오늘 밤에 널 불렀어야 했어. 이 분위기를 타고 제대로 즐겨보자!”하연은 음악소리에 취해 기쁜 마음을 주최할 수 없었다. 그녀는 술잔을 들고 예나와 건배를 했다.“마셔!”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고 웃은 뒤 술잔을 비웠다. 그 술은 하연이가 매우 좋아하던 술이기에 하연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은 채 원샷을 했다.“예나야, 나 잠깐 화장실 좀 갔다 올게.”하연은 컵을 내려놓고 화장실 방향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화장실에 들어서기도 전에 그녀를 향해 걸어오는 서준을 보았다.하연은 방금까지 웃던 표정을 감춘 뒤 뒤돌아서서 도망치려고 했다.그녀의 이런 태도에 화가 난 서준은 재빨리 하연을 불렀다.“최하연, 거기 멈춰!”하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웃은 뒤 더 빨리 도망쳤다. 서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달려가 하연을 화장실 모퉁이에 막았다.“뭐 하는 거야! 이거 놔!”하연은 도망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서준은 한사코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두 시간 전 하연이가 자신을 오해한 것을 떠올리자 서준은 화가 치밀어올라 술기운을 빌어 입을 열었다.“최하연, 나와 호현욱은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 아니야. 내가 정말 그딴 놈과 손 잡을 리가 있겠어?”하연은 그의 말을 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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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연기
한편 한서영은 SOLO 바탠드바 입구에 서서 서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서영의 곁에 있던 예쁜 여자가 재빨리 물었다.“서영아, 네 오빠가 정말 이곳에 있는 게 확실해?”서영은 연거푸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새언니는 나만 믿어. 우리 오빠는 분명 이 바탠드바 안에 있을 거야.”서영의 옆에 있던 여자는 민혜경이다. 민씨 가문은 혜경을 완전히 포기했기에 민진현은 직접 그녀를 구치소에 보냈다. 최씨 가문이 확실한 증거를 제출한 다음 공개적으로 심사가 가다 오기 전에 혜경은 자신이 임산부라는 것을 핑계로 몸이 아프다며 보석을 받았다.혜경은 서준에게 전화를 걸고 메시지도 보냈지만 서준은 단 한 번도 그녀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핑계를 대고 병원에서 몰래 빠져나왔다.서영한테서 서준이가 SOLO 스탠드바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것이다.“새언니, 우리 들어가자.”서영은 혜경을 데리고 스탠드바 안으로 들어갔다. 혜경은 떠들썩한 분위기와 활기찬 노래들을 듣자 모처럼 활력을 되찾았다. 하지만 어딘가를 보더니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다.“새언니, 왜 그래?”서영은 호기심에 혜경의 시선을 따라 살펴보았는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하연과 서준을 한눈에 보았다.“저 여자는 왜 또 여기 있는 거야! 이미 이혼했으면서 왜 자꾸 우리 오빠한테 들러붙는 건데!”서영은 화가 난 마음에 앞으로 나가 따지려고 했지만 혜경이 그녀를 막았다.혜경은 두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는데 서준이가 뺨을 맞고 오히려 웃는 상황을 보았다.혜경은 두 손을 주먹 쥔 채 하연이가 떠나는 것을 보고 곧장 앞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하연은 기분이 너무 안 좋아 자리로 돌아간 후 가방을 들고 예나한테 말했다.“재밌게 놀다 가, 난 먼저 가봐야겠어.”예나와 친구들이 밤새 놀 생각으로 바에 온 것이기에 떠나려는 하연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래. 밤 길 조심하고!”하연이가 몸을 돌려 떠나려는 순간 혜경이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 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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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같은 수법
혜경이가 도움을 청하자 바 안의 시끄러운 음악 소리도 점점 작아졌다.“제, 제 뱃속의 아이 좀 살려주세요!” 하연은 눈앞의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 혜경이가 이와 같은 수법으로 자신을 모함하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연기에 중독되기라도 했나 보네.’멀지 않은 곳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어두운 표정으로 두 여자를 향해 걸어왔다.땅에 쓰러진 혜경을 본 서준은 그녀가 왜 이곳에 나타난 것인지 물어보려 했으나 혜경은 그가 묻기도 전에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 혜경은 통증 때문에 일그러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서준 씨, 나 좀 살려줘! 우리 아이 좀 살려줘!”“오빠, 모두 최하연 저 년이 새언니를 밀어 이렇게 된 거야!”서영은 재빨리 고자질을 했다. 하지만 서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혜경이가 정말 아파 보이자 서준은 그제야 손을 내밀어 그녀를 안았다. 이때 그는 손에 뭔가 축축한 느낌이 들었다.“피야! 오빠, 새언니 피났어!”서영의 말은 주위 사람들을 모두 놀라게 만들었다.“뭣들 하는 거야, 얼른 119 불러!”사람들 속에서 누군가가 한 마디 외치자 모두 핸드폰을 꺼냈다.서준은 망설이지 않은 채 혜경을 안고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갔다. 이때 급하게 달려온 예나가 하연에게 물었다.“하연아,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하연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귀찮은 일에 얽힌 것 같네.”“뭐?”하연은 머리를 숙여 땅바닥의 핏자국들을 보았다. 그녀는 혜경이가 자기 아이마저 도구로 이용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하연은 금방 마음을 가라앉힌 뒤 어두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의 CCTV를 보았다.한편 혜경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서준과 서영은 모두 수술실 밖을 지키고 있었다.얼마 뒤 수술실 문이 열리더니 간호사가 급히 달려왔다.“환자 가족분이 누구시죠?”서준이 얼른 물었다.“환자 상태는 괜찮은 가요?”“환자분 남편이신 거죠? 환자분은 현재 유산되어 수술로 뒤처리를 해야 되는 상태입니다. 남편분은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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