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계약 해지: 놔줘요 대표님: Chapter 761 - Chapter 770
775 Chapters
제761화
그렇게 생각하며 옆에 있던 패션 잡지를 집어 들고 이승하의 눈앞으로 다가와 잡지 속 남자 연예인의 모습을 가리키며 말했다.“여보, 헤어스타일 이렇게 바꿔보는 건 어때요?”차가운 얼굴로 타이핑을 하던 남자는 잡지 속 남자 연예인의 은빛 회색 머리카락을 보고 놀라서 흠칫 손가락을 떨었다.흠... 거절해도 될까?“여보, 왜 그래요, 마음에 안 들어요?”고개를 든 이승하는 별을 박은 듯한 눈에 거부감이 역력했지만 섬세하고 잘생긴 얼굴에는 조금도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아니, 좋아.”“그럼 바로 머리하러 가요.”이승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재빠르게 변명거리를 찾았다.“여보, 이따 카지노 갈 건데 그런 스타일로는 돈을 벌 수가 없어.”몇몇 재벌가 도련님들도 라베가스에서 여행 중이었다.그가 SNS에 올린 것을 보고는 아내를 데리고 함께 카지노에 가자고 했다.이승하는 평소 도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런 유흥업소는 다니지 않았다.하지만 아내가 사준 옷을 자랑할 생각에 덜컥 대답해 버렸다.정작 그런 모습으로 카지노에 갈 생각을 하니 이승하는 생각만 해도 머리카락이 곤두섰다.서유는 그가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고 짧게 대꾸하며 잡지를 내려놓은 뒤 더 다그치지 않았다.하지만 이승하는 아내가 기분이 좋지 않은 줄 알고 재빨리 휴대폰을 들고 스타일리스트들을 호텔로 불렀다.몇 시간 후, 훤칠하고 잘생긴 남자가 옅은 별빛을 머금은 채 서유 앞에 나타났다.빼곡한 은빛 머리카락을 깔끔하게 빗어 넘기자 하얗고 반질반질한 피부가 더욱 섬세하고 윤기 났다.차갑고 날카로운 빛이 감도는 검은 눈동자만 아니었다면 눈앞의 남자는 천사가 인간 세상에 내려온 듯 아름다운 모습이었다.서유가 1인용 소파에 앉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자, 남자는 몸을 살짝 숙여 소파 양옆에 한 손을 지탱한 채 그녀의 눈을 응시했다.“여보, 내가 입은 옷도 당신이 사준 건데 어때, 잘 어울려?”옆에 있던 거울에 비친 남자는 부드러운 실크 재질의 흰색 셔츠와 캐주얼한 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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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이곳 불야성에서 가장 화려한 카지노 입구에 최고급 승용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경호원들은 재빨리 차에서 내려 선두에 있는 검은색 카이엔의 문을 열었다.금테 안경을 쓴 남자가 긴 은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와 함께 차에서 내려왔다.카지노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도어맨은 비범한 외모와 화려한 옷을 입은 두 사람을 보자 눈이 번쩍 빛났다.이곳에서 오랫동안 일했지만 이렇게 눈길을 끄는 사람들은 처음 봤다. 두 사람의 몸에 걸친 것만 해도 억 소리가 났다.게다가 반듯하게 생긴 남자가 데려온 경호원들과 고급 차량들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도어맨이 허리를 숙여 맞이하면서 팁을 얻기 위해 아부하려던 찰나 카지노 보스가 걸어 나왔다.“이 대표, 오랜만이네!”로버트는 부하들을 데리고 이승하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네다가 그의 머리에 시선이 갔다.“머리가 왜 그래, 변이라도 됐나?”변이?그 정도는 아니지 않나.서유는 이승하의 머리카락을 바라봤다. 멋있기만 한데, 왜 남자들이 보는 거랑 자신이 보는 게 그렇게나 다른 걸까.훤칠한 남자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다소 거만하게 선이 뚜렷한 턱을 치켜들었다.“아내가 좋아해서.”이승하의 차가운 시선이 로버트에게 쏠렸다.“왜, 불만 있어?”“내가 어떻게 감히.”혼혈인 로버트는 오랫동안 외국에서 자랐지만 우리 말이 유창했다.“무지개 색으로 바뀌어도 내 알 바 아니지.”말을 마친 로버트는 서유를 돌아보았다.“서유 씨, 저 기억하세요?”워싱턴 승마장에서 만난 이승하의 친구였던 게 기억이 나 고개를 끄덕였다.“기억해요.”서유가 자신을 기억하자 로버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서유에게 매너 있게 손을 내밀었다.“지난번 제 이름을 말씀드리는 걸 깜빡했는데 제 소개를 하죠. 로버트라고 합니다.”서유가 손을 뻗어 정중하게 악수를 하려던 찰나 자신을 감싸고 있던 남자에 의해 끌어당겨졌다.“말이 많네.”이승하의 차갑고 칼날 같은 시선을 받은 로버트는 차갑게 몸을 떨며 그의 행동에 다시 한번 할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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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서유는 이승하의 손에 이끌려 소파에 앉더니 그의 귀에 다가와 속삭였다.“여보, 내일 다시 염색하는 게 좋겠어.”비록 그녀는 무척 마음에 들었지만 아무리 악의가 없더라도 이승하가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 걸 참을 수 없었다.웨이터에게 레드 와인을 건네받은 이승하가 그녀를 흘깃 쳐다봤다.“그럼 우리 거래는 아직 유효한 거야?”머리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지만 매일 밤 두 번의 쾌락을 이대로 ‘취소’할 수는 없었다.서유는 한 손을 무릎에 대고 턱을 괸 채 잠시 생각하더니 도박판을 가리키며 물었다.“놀 줄 알아요?”남자는 두 눈에 뭐든 다 한다는 눈빛이 가득하면서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몰라.”모른다는 그의 말에 서유는 곧바로 미소를 지었다.“그럼 원래 약속대로 오늘 밤 100억 이기면 그렇게 해요.”사실 불야성에서 100억을 따는 것 정도는 흔한 일이었지만, 도박은 게임 방법을 아는 것 말고도 운에 달렸다...하지만 옆에 있는 이 남자는 놀아본 적도 없었고 설사 즉흥적으로 배운다고 해도 금방 익힐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단지 운에 의존해야 했다.하지만 이승하의 운을 어쩌면 새로 염색한 머리가 방해할 수도 있었기에 그와 함께 내기를 해도 나쁠 게 없었다.이런 생각을 하며 서유는 약간의 기대감을 품고 소파에 나른하게 기대어 있는 이승하를 바라보았다.“언제 시작해요?”이승하는 그녀가 서두르자 피식 웃더니 고개를 들고 건너편에서 친구들과 잔을 부딪치고 있는 로버트를 향해 턱을 까딱했다.“시작하지.”보스가 이렇게 말하는데 로버트가 어찌 감히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 그는 곧바로 술잔을 내려놓고 일어나 도박 테이블 앞으로 걸어갔다.사각형 모양의 거대한 도박판의 초록색 형광 카펫 위에는 여러 종류의 칩 카드가 놓여 있었다.로버트는 테이블 위에 손을 얹고 혼혈 특유의 금색 눈동자를 번뜩이며 소파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바라봤다.“친구들, 오늘 내가 딜러 역할로 직접 카드를 나눠줄게.”로버트의 말에 이승하를 제외한 몇몇 도련님들이 놀리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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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무모하네!”로버트는 콧방귀를 뀌더니 테이블을 두드려 딜러가 카드를 나눠주도록 했다.딜러가 카드를 올리고 그의 긴 손가락이 덱을 쓸어내리더니 카드들이 바스락거리며 녹색 형광 카펫 위에 펼쳐졌다.로버트는 흰 장갑을 낀 손으로 바에서 카드를 뽑아 테이블에 앉은 플레이어들에게 두 장씩 차례로 나눠주었다.마찬가지로 딜러인 자신은 카드 하나를 엎고 하나를 오픈한 뒤 네 명의 플레이어는 바로 카드를 오픈했다.서유는 룰북을 들고 한 번 꼼꼼히 살펴본 후 블랙잭이 어떻게 플레이되는지 알 것 같았다.게임의 규칙은 사실 아주 간단한 포커 게임으로, 에이스는 1점 또는 11점, J, Q, K는 10점, 나머지 2부터 10은 덱 자체의 숫자로 처리할 수 있다.각 플레이어는 먼저 2장의 카드를 받게 되며, 이때 플레이어의 카드가 21에 근접하지 않으면 계속 카드를 요청할 수 있고, 플레이어의 포인트가 21점이 되거나 21점에 가까워지면 카드 요청을 중단할 수 있다.카드를 받은 플레이어가 딜러보다 더 많은 점수를 얻으면 승리, 그 반대의 경우 패배, 상대 플레이어나 딜러가 카드 점수를 21점보다 더 많이 얻으면 폭발, 즉 패배로 계산한다.서유는 명확하게 이해한 후 이승하 앞에 놓인 두 장의 카드를 바라보았다.에이스와 잭이다. 퀸, 킹 또는 에이스, 10이 오면 곧바로 블랙잭을 만들 수 있다.9가 나와도 블랙잭에 가까워져 딜러의 포인트가 그보다 크지 않다면 이길 수 있었다.서유는 이승하를 힐끔 쳐다보았다. ‘왜 첫판부터 운이 이렇게 좋은 거야?’그녀는 자신이 불운의 신이 아니라 재물신을 불러온 건 아닌지 의심했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내조를 한 셈인데!이승하는 옆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을 의식한 듯 고개를 돌려 얇은 입술로 그녀의 얼굴을 스쳤다.“여보, 규칙 좀 알려줘.”규칙도 모르는 사람이 감히 4천억을 걸다니, 무모하긴 해도 그녀의 거래에는 도움이 됐다.서유는 곧바로 룰북을 덮어 뒤쪽 소파 틈새에 숨기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이승하에게 말도 안 되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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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비열하고 간사하고 교활하다!분명히 규칙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하며 그녀를 속이다니!하느님, 부처님, 알라신 님 부디 네 번째 카드에 10을 주셔서 폭발시켜 버리길!다른 세 명의 플레이어에게 카드가 필요한지 물어봐야 했던 로버트는 이승하를 노려보았다.“서두르지 말고 다음 라운드 기다려.”로버트는 그들에게 한 명씩 물어본 다음, 그들과 자신에게 세 번째 카드를 더했고 이승하에겐 네 번째 카드가 주어졌다.남자는 한 팔로 서유의 허리를 감싸고 고개를 숙인 채 모두가 보는 앞에서 얼굴에 입을 맞추었다.“여보, 당신이 카드 오픈해.”솔로였던 로버트는 이 모습을 보고 너무 화가 나서 손에 들고 있던 갈고리를 던졌다.“가 가 가, 얼마를 원해, 그냥 줄게. 빨리 아내 데리고 집으로 가.”다른 세 플레이어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테이블을 두드리며 항의했다.“그래그래, 우리가 테이블에 있는 칩 다 줄 테니까 빨리 돌아가. 여기서 사람 괴롭히지 말고!”이승하는 얼굴이 빨개진 아내를 감싸안으며 도발적인 미소를 지었다. “못 견디겠어도 참아야지. 부러우면 너희들도 아내를 찾던가.”“...”이제 알겠다. 그는 놀러 온 것이 아니라 아내를 자랑하러 온 것이다!로버트는 빠득 소리가 나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얘들아, 나 저놈 패고 싶은데.”“우린 진작부터 참고 있었어!”이승하는 피식 웃었다.“그래서 너희가 솔로인 거야. 너무 거칠잖아.”흰색 정장을 입고 옆에 앉아 있던 케네디가 정중하게 일어났다.“이제 한 대 때려도 될까?”로버트도 손을 뻗어 진정하라는 듯 케네디를 꾹 눌렀다.“테이블 위에서 마음껏 패자고.”그들의 ‘부드러운' 대화에도 이승하는 시종일관 눈치를 보지 않았다.그의 눈엔 그저 아내가 없는 놈들의 시시껄렁한 대화에 지나지 않았다.반면 한껏 과시 당하고 있던 서유는 작은 얼굴을 손으로 가린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최대한 자신의 존재감을 감추고 있는데 옆에 있던 이승하가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여보, 카드 오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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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세 명의 플레이어는 계속하길 원했고 로버트는 이미 속이 뒤틀릴 정도로 화가 났지만 얼굴에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그는 자신도 21점이 되는 듯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네 번째 카드를 원하는지 물었다...케네디는 더 달라고 했지만 카드가 21점이 넘었고, 스티븐은 세 번째 카드를 요청할 때 이미 19점이 되어 오버할까 봐 카드를 요구하지 않았다.세 번째 플레이어인 제프도 20점에 도달했으니 당연히 더 이상 카드를 요구하지 않았다.이제 딜러가 자신의 카드를 추가할지 말지 결정할 차례인데, 로버트는 계속 망설이고 있었다.머뭇거리는 그의 모습에 이승하는 짐작할 필요도 없이 곧장 덮여 있는 카드를 향해 오만하게 턱을 까딱했다.“공개해.”“젠장!”로버트는 입버릇처럼 중얼거리다 이승하의 말을 듣고 자신의 카드를 오픈했다.그는 자신의 카드를 오픈하며 네 번째 카드를 원하지 않았다.“20점, 이승하보다 작네.”마찬가지로 20점이었던 제프는 자신의 돈을 지켰기에 테이블을 두드리며 부추겼다.“오호라, 몇 번이나 여기서 놀아도 매번 로버트가 이겼는데, 지는 건 오늘 처음 보네!”“이럴 줄 알았으면 승하 네가 올인을 해서 거덜 낼 걸 그랬어. 내일 문도 못 열게!”한 게임에서 4천억을 잃은 로버트에 비하면 케네디와 스티븐의 몇백억은 아무것도 아니었고 로버트만큼 화가 나지도 않았다.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던 로버트는 게임에서 진 건 둘째 치고 체면이 깎여 계속하자며 소리를 질렀다.“다시 해, 이승하가 매번 운이 좋을 리 없어!”4천억을 딴 이승하는 로버트는 쳐다보지도 않고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서유만 빤히 바라봤다.“여보, 4천억이면 100억보다 훨씬 많은데 횟수를 두 배로 늘려야 하지 않을까?”그는 서유의 귀에 다가가 부드럽게 말했다.“매일 밤 두 번을 네 번으로 바꾸자.”서유는 무표정한 얼굴로 눈을 흘겼다.“차라리 그냥 날 죽이고 싶다고 말해요.”그녀의 눈빛에 이승하는 애정 어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죽어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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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로버트는 얼어붙은 표정으로 물었다.“뭐로 할 건데?”이승하는 테이블 위에 놓인 칩을 훑어보더니 로버트에게 말했다.“이번엔 내가 딜러를 하지.”로버트는 곧바로 알아차렸다.“딜러가 돼서 우리 돈을 전부 따겠다고?”이승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정장 바지 주머니에 한 손을 집어넣고 로버트를 향해 걸어가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잠깐 필드 좀 빌리자고, 이기든 지든 내가 감당할 테니까.”이 난폭한 모습 좀 봐, 남의 카지노에서 판을 열고 카지노 주인의 돈을 따겠다는 말을 저렇게 쉽게 하다니.로버트는 절대 안 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갈고리를 손에 쥐고 있었지만 이승하가 바로 낚아채며 강하게 밀어붙였다.“대신, 내기를 하려면 테이블 위에 있는 칩 말고도 다른 게 필요해.”이승하가 룰을 깨고 추가로 판돈을 올리는 모습을 본 도련님들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필요한 게 뭐야, 말해봐.”이승하는 갈고리를 내려놓고 테이블 위에 두 손을 지탱한 채 허리를 살짝 구부리고 둘러앉은 사람들을 내려다보았다.“케네디의 유람선, 스티븐의 전용기, 라베가스에 있는 제프의 별장, 그리고...”꿍꿍이로 가득한 시선은 서서히 ‘플레이어'가 될 수밖에 없는 로버트에게로 옮겨갔다.“로버트 사장의 카지노.”“이 무슨 무례한 짓이야!”사람을 괴롭히는 정도가 지나치지 않나!왜 다른 사람들은 고작 유람선, 전용기, 별장인데 자신은 이 사랑스러운 카지노란 말인가!하지만...로버트가 테이블을 두드리며 물었다.“지면 어떡할 건데?”이승하는 몸을 일으키며 팔짱을 낀 채 말했다.“질 수가 없어.”대체 어디서 난 자신감으로 저렇게 안하무인으로 구는 건지.“됐어, 네가 지면 라스베가스에 있는 사업 전부 다 내 거야.”이승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있던 딜러에게 카드를 나눠주라는 신호를 보낸 뒤 손을 들어 서유를 향해 손짓했다.“여보, 이리 와 봐. 당신이 필요해.”로버트를 포함한 도련님들은 매섭게 눈을 흘겼다. 형제들이여, 오늘 이승하를 탈탈 털어 보자고!서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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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스티븐은 이승하를 바라보며 고귀함이 흘러넘치는 남자를 향해 턱을 치켜들었다.“그게 어딜 가겠어? 당연히 저 인간의 손에 있겠지.”역시, 이승하 앞에 덮여있는 그 카드가 바로 8이었다. K, 3, 8 총 세 장의 카드로 이미 21점이 되었다. 그러니 네 번째 카드는 당연히 거절할 것이다.이승하가 거절하는 것을 보고 케네디와 스티븐 그리고 제프 세 사람은 동시에 깨달았다. 이승하가 손에 쥐고 있는 카드가 충분히 크다는 것을.“젠장, 더는 못해.”“2라운드 만에 다 털렸어.”“우리는 괜찮지? 돈을 좀 잃은 것뿐이잖아. 로버트 사장.”제프는 능숙한 영어 실력으로 테이블에 엎드려 있는 로버트를 향해 장난스럽게 말했다.“카지노도 다 잃게 생겼는데 계속할 거야?”계속한다면 로버트의 카지노에서 뱅커가 되어 로베트의 재산을 탈탈 털고 싶었다. 모든 사람에게 당한 동네북 로버트는 연신 손사래를 쳤다.그가 갈색 눈을 치켜뜨고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이승하를 쳐다보았다.“정말 내 카지노를 빼앗을 생각은 아니지?”와이프에게 음식을 먹여주고 있던 이승하가 고개조차 들지 않고 입을 열었다.“2조 원 준비해서 내 계좌로 보내.”그 뜻은 그가 원하는 건 카지노가 아니라 돈이라는 것이었다.“알았어. 지금 당장 보낼게.”조금 전까지 풀이 죽어 있던 로버트는 이내 안색이 밝아졌고 벌떡 일어나서는 칩을 돌렸다. 옆에 있던 사람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뭔가 잘못된 것 같은 기분이다.이승하의 함정에 빠진 것 같지만 어떻게 빠졌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들은 몇 라운드의 게임을 더 했다. 이번에는 판돈을 걸지 않고 지는 사람이 술을 마시기로 했다. 술을 마셔도 게임에서 이승하를 이기는 자는 없었다. 일행들은 화가 잔뜩 나서 다시는 그와 내기를 하지 않겠다고 씩씩거렸다. 서유도 다시는 이승하와 게임을 하고 싶지 않았다. 어쩜 이리도 운이 좋은 건지 그를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 한편, 서유와 급히 거래하고 싶었던 이승하는 와인을 몇 모금 마신 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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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그의 오만함에 이승하가 발걸음을 멈췄다.천천히 몸을 돌려 그를 노려보는데 검은 눈동자에 예리한 검처럼 음험하고 차가운 빛이 드러났다.살기가 가득한 이승하를 보며 김선우는 겁도 없이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대표님이 이기시면 제 파트너를 대표님께 바치겠습니다. 어때요?”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건방지게 이승하를 도발하고 있었다. 그의 뒤를 따라온 여자는 은근슬쩍 이승하를 훑어보았다.눈앞의 남자는 은회색의 잔 머리를 뒤로 깔끔하게 빗어 넘겼다.머리 색은 전체적으로 고귀한 분위기와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남자의 잘생긴 외모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놀라울 정도로 완벽한 외모가 우세였다. 그러나 가슴을 뛰게 하는 건 그의 얼굴뿐만이 아니었고 탄탄한 그의 몸매도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터져 나올 것만 같은 공격적인 남성미에 보기만 해도 온몸이 후끈후끈 달아올랐다. 이런 남자와의 뜨거운 하룻밤이라면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녀는 손을 뻗어 긴 머리카락을 쓸어올리고 손끝에 감은 채 요염한 포즈를 취하며 이승하를 향해 계속 윙크를 보냈다.그러나 남자는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싸늘한 눈빛으로 김선우를 노려보고 있었다. “죽고 싶은 거야?”이기든 지든 김선우의 도발은 정말 역겨웠다. 감히 그한테 이리 도발한다는 건 죽고 싶어 환장한 것이겠지. “이 대표님, 진정하세요.”김선우가 피식 웃는데 그 모습이 참 건방져 보였다. “그냥 저랑 게임 한 판 하자고 제안한 것인데 왜 그렇게 긴장하는 겁니까?”차갑게 콧방귀를 뀌던 이승하가 경멸이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내가 왜 너랑 내기를 할 거라고 생각해? 네가 뭔데?”김선우는 새까맣게 반짝이는 눈을 들어 이승하의 옆에 서 있는 서유를 바라보았다.“제가 누나를 구해줬으니까요.”흠칫하던 이승하는 김선우가 서유를 구한 일이 생각났는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침묵하는 그를 보고 김선우는 턱을 치켜들고는 키가 큰 이승하를 쳐다보면서 느긋하게 조건을 제시했다.“저랑 내기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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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그 생각에 김선우는 흥분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들어 벽에 붙어있는 규칙을 가리켰다.“누구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카지노의 규칙에 따라 추첨을 통해 결정할게요. 어때요?”이승하는 총을 거두어 경호원에게 던져준 뒤 김선우를 차갑게 쳐다봤다.“내가 한 말이 바로 규칙이야.”그는 어떤 규칙도 상관하지 않았다. 규칙은 그가 정하는 거니까.이렇게 독불장군인 사람은 또 처음 본다. 그 모습에 김선우는 피식 웃었다. “역시 이씨 가문의 권력자답게 기세가 엄청나네요. 하지만 이곳은 JS 그룹이 아니라 불야성입니다.”“불야성에 온 이상, 모든 건 이 카지노의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내기가 무슨 의미 있겠습니까?”김선우 또한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내기가 시작도 하기 전에 두 사람의 힘겨루기가 이미 시작된 듯하다. 김선우를 쳐다보는 이승하의 눈빛에 핏기가 서리고 살의가 가득 찬 것을 보고 서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김선우가 그녀를 구해주지 않았더라면 이승하는 진작에 손을 썼을 것이다. 김선우가 이렇게 날뛰는 걸 그냥 두고 보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사실이었다. 서유를 구해준 이유로 이승하가 자신에게 손을 쓰지 않을 거라는 걸 김선우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감히 이리 이승하의 앞에서 날뛰는 것이었다.“이 대표님, 판돈은 추첨을 통해 결정하시죠. 그래야 이 내기가 공평해질 거 아닙니까? 그러니...”“시작해.”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차가운 목소리가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 남자의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김선우와 내기를 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신세를 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내키지는 않지만 타협할 수밖에 없는 그의 모습을 보고 김선우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들어 박수를 쳤다.“딜러.”카지노의 딜러가 그 소리를 듣고 이내 깍듯이 다가왔다. “도련님, 무슨 일이십니까?”“추첨통 가져와요.”“네.”직원이 곧 추첨통을 가지고 왔다. “이 대표님, 알파벳 하나 고르시죠.”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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