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나쁜 남편: Chapter 31 - Chapter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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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1 화
글을 다 쓴 뒤 육문주는 커다란 손을 조수아의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야릇하게 훑기 시작했다.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쳐다보는 눈빛이, 마치 그녀가 함부로 말을 하면 그의 손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고 경고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조수아는 반항하고 싶었으나 스승님한테 두 사람의 관계를 들킬까 봐 고개를 푹 수그리고 케익을 퍼먹을 수밖에 없었다. 육문주는 순식간에 얌전한 고양이가 된 그녀를 보며 가슴이 간질간질거리는 것을 느꼈다. 커다란 손이 순간 참지 못하고 꽉 움켜졌다.“제자분 똑똑해 보이시는 게 사람을 잘못 봤을 것 같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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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2 화
“저 예전에는 사랑에 대한 환상들로 머리가 가득 찼었던 것 같아요. 사랑이 제 인생에서 제일 소중한 것인 줄 알고 그걸 쟁취하기 위해서 어떠한 대가도 아낌없이 퍼부었어요. 그런데 제가 착각한 게 있었어요. 제가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상대방의 눈에는 그저 거래의 일종으로 여겨졌다는 것을 말이죠. 그래서 저 이제 고상한 척은 버리려고 결심했어요. 어차피 한 번 거래하든, 여러번 거래하든 결과는 똑같잖아요. 제 아빠만 무사할 수 있다면 아무렴 다 괜찮아요.”덤덤하게 제 얘기를 하는 조수아였지만, 그녀의 속마음이 얼마나 타들어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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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3 화
육문주의 입에서 나온 ‘집’이라는 단어에 조수아는 가슴이 콕콕 쑤셨다. 한때 그녀는 진심으로 그곳을 집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온갖 인테리어숍을 뒤져 소품들을 직접 하나하나 고르고, 새로 가구를 들일 때에도 모두 조수아가 직접 디자인과 색상 등을 정했었다. 그녀의 입주로 인해 원래 썰렁했던 집안이 따뜻하게 변모해갔다. 조수아는 또 매일 저녁 퇴근하면 직접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육문주를 위해 그가 좋아하는 반찬들로만 저녁식사를 차렸었다. 퇴근한 그를 기다려 식탁에 마주보고 앉아 밥 먹을 때가, 조수아는 제 인생에서 제일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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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4 화
이것이 사랑하는 여인과, 사랑하지 않는 여인을 대하는 남자들의 태도 차이겠지.조수아는 불쑥 주도권을 빼앗아 매혹적인 웃음을 지으며 남자의 목울대를 조금씩 핥기 시작했다. “어때요, 대표님? 이런 거 좋아하시면 계속 이렇게 해드릴까요?”나긋나긋한 음성과 뜨거운 시선, 부드러운 손끝이 그의 뺨을 덧그리며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육문주는 겁도 없이 이리저리 유영하는 작은 손을 자신의 손바닥 안에 가뒀다. 섹시한 목울대가 위로 올라갔다가 꿀렁이며 내려왔다.“꼭 이래야겠어? 그냥 예전으로 돌아가면 안 돼?”조수아는 그의 귓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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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5 화
병원에 도착하자 조수아는 아직도 아버지가 응급처치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겨우 정신을 부여잡고 교도관으로 보이는 남자의 곁으로 걸어간 그녀는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저희 아빠 어떻게 됐어요?”“의사분들께서 아직 최선을 다해 살리고 있는 중이십니다. 조병윤 씨가 팔목을 그으셨는데 피를 많이 흘리기도 했고, 심장 수술을 받으신지 얼마 안 된다고 해서 상황이 많이 복잡한가 봅니다.”조수아는 뒷걸음질 치다 하마터면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 교도관이 얼른 손을 뻗어 그녀를 잡아주며 걱정스레 말했다.“침착하세요, 조수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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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6 화
이런 조수아의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육문주는 그녀를 꼭 안은 채 낮은 목소리로 위로했다.“진정해. 내가 제일 좋은 의사를 아저씨 전담 의사로 붙여놨으니까 걱정 마. 절대 이대로 아저씨가 너 떠나지 못하게 할 테니까.”조수아의 훌쩍임은 끊이지 않았다.“문주 씨, 우리 아빠가 절대 아무 이유없이 자살할 분이 아니셔. 분명 누군가가 우리 사이를 아빠한테 알려줬을 거야. 그게 누군지 밝혀지기만 하면 누구든 간에 절대 용서 못해.”비통함이 극에 달한 조수아가 거의 숨이 끊어질 것처럼 통곡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두 눈에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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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7 화
육문주의 그윽했던 눈매에 차가움이 내려앉았다.“그때 일에 누가 가담했었는지 알아봐.”“알겠습니다.”“그리고 최근 며칠 동안 조병윤이 누구랑 접촉이 있었는지도.”전화를 끊은 육문주는 한참 동안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문득 조수아가 예전에 자주 악몽을 꿨었다는 게 기억이 났다. 그녀는 자주 꿈에서 누군가를 향해 빌면서 울었었다.“저 안 그랬어요, 아니에요.”악몽을 꿀 때마다 조수아는 땀으로 흠뻑 젖고는 했다. 그러고는 육문주의 품에 안겨 몸을 벌벌 떨면서 작게 흐느꼈었다. 왜 그러냐고 물은 적이 여러번이었지만, 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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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8 화
조병윤의 뜻을 알아들은 육문주가 허리를 곧장 굽히며 말했다.“아저씨, 저희가 방금 한 말 모두 진짜예요. 그러니까 일단 지금은 몸을 회복하시는 데에만 신경을 쓰세요. 아저씨가 처리해야 되는 일들이 많이 있거든요.”조병윤은 그의 눈을 보며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일주일 후, 조병윤은 퇴원했다. 조수아는 아버지가 무사히 건강을 회복하고, 또 감방에 들어갔다 나온 불운을 쓸어내기 위해 제일 친한 친구들을 불러 집에서 소소하게 파티를 하기로 했다.한지혜는 한 술 더 떠 소금까지 대량으로 사다가 액운을 쫓는다며 가득 뿌렸다.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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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9 화
조병윤은 조수아가 새로 사준 와인빛 셔츠에 회색 정장바지를 입고 계단을 내려왔다. 그러면서 들뜬 기분으로 말했다.“나 이 옷 입고 육 대표님 만나는 거 어때? 오늘 처음으로 집에 초대하는 건데 너무 대충 입고 있으면 안 되잖아.”조병윤은 거울 앞에 서서 몸을 이리저리 비춰보며 말하고 있었다. 그는 진심으로 육문주를 사위로 생각하고 있었고, 오늘 이 자리도 사위를 집에 초대하는 기준으로 준비했다. 수년간 소장하고 있었던 술을 꺼낸 게 바로 그 증표였다.조수아는 아버지의 곁으로 조용히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아빠, 문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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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0 화
장현숙은 차갑게 웃으며 대꾸했다.“이 집에서 나가 혼자 살림을 차리고 싶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해. 대신 수아는 구 사장한테 시집을 가야 돼. 구 사장이 수아를 마음에 들어하고 있어. 안 그러면 자현이 팔을 한쪽 잘라버리겠대.”조병윤은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 올라 가슴이 욱신거렸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편애가 심한 어머니가 있을 수 있을까? 조자현만 조 씨 가문의 자손이고 내 딸 조수아는 아니란 말인가? 자기 손주가 진 빚을 갚겠다고 둘째 아들의 딸한테까지 마수를 뻗어오는 어머니의 행각에 조병윤이 조수아를 몸 뒤로 감추며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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