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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정가혜 별장, 서재.

서유는 자를 들고 설계도를 그리고 있었다. 그녀가 충분히 몰두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은 계속 비뚤어지고 있었다.

심장이 너무 불편하고 뭔가 잃을 것 같은 영문도 모르는 기분이 그녀를 끌어당겼다.

서유는 너무 불안해서 아예 필을 내려 놓고 의자에 기대어 미간을 비볐다.

책상 옆에 놓인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서유는 이승하의 전화인 것을 보고 손을 뻗어 수화 버튼을 누르고는 핸즈프리를 켰다.

“승하 씨, 어떻게 됐어요? 지현우는 봤어요?”

전화기 너머로 몇 초 동안 침묵이 흐르더니 비로소 서늘한 남자의 목소리가 천천히 서유의 귀에 들려왔다.

“서유야, 지현우 마지막 모습 보러 와.”

서유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답답하고 조금 아프기도 했다.

이 감정은 그녀의 것이 아닌데 그녀는 컨트롤할 수 없이 휘어 잡히고 있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들고 허둥지둥 일어나다가 실수로 책상 모서리에 부딪혔다.

서유가 아파서 쉰 소리를 내자 휴대폰 너머의 남자는 짙은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분명히 그녀가 매우 급하다는 것을 짐작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미 서희네 병원으로 옮겨졌고 내가 너한테 사람을 보냈어.”

서유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꼿꼿한 몸매의 이승하는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병실 입구에 똑바로 서 있었다.

“좀 어때요?”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이승하 앞으로 달려갔는데, 너무 급해서 이마에 땀이 촘촘히 맺혔다.

이승하는 양복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땀을 닦아주면서 대답했다.

“피는 멈췄지만 총알이 심장 부위에 박혀서 구할 수 없어.”

오는 길에 서유는 이미 전화로 지현우의 상황을 물었고 또 케이시가 한 짓이라는 것을 알았다.

서유는 분명 케이시에게 지현우가 묘원에 있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다. 그런데도 케이시가 이렇게 빨리 지현우를 찾을 줄이야.

‘케이시 이 사기꾼. 8개월 시간이 되어서 지현우를 찾아 연이를 돌려받으러 왔다더니. 이건 분명 지현우 죽이러 온 거잖아!’

서유가 케이시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만약 지현우의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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