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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지현우는 그녀의 뺨을 만지던 손을 힘없이 내리더니 손끝을 스치다가 그녀의 긴 곱슬머리에 닿았다.

김초희는 그렇게 긴 머리가 아니었다.

지현우의 흐릿한 시선 속에 처음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목구비의 윤곽이 서서히 떠올랐다.

서유였다. 김초희가 아니었다.

그가 또 사람을 잘못 보았다.

지현우의 빛을 발하던 눈 밑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시선을 옮긴 채 천천히 그 심장을 바라보았다. 마치 그녀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그를 안심시켰다.

“서유...”

그는 간신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옆에 앉은 서유는 그가 정신을 차리자 서둘러 눈물을 닦고 그에게 다가갔다.

“형부.”

비록 지현우가 전에 그녀를 괴롭혔지만 서유는 그를 형부로 인정하고 있었다.

그녀의 선량함에 지현우는 죄책감에 눈을 늘어뜨렸다.

몇 초 동안 묵묵히 있다가 갑자기 입을 열더니 서유에게 진심으로 말했다.

“미안해...”

죽음이 임박해서인지, 지현우 역시 과거의 자신이 얼마나 나쁜 놈이었는지를 깨닫고 뒤늦은 사과를 했다.

서유는 지현우가 자신에게 사과하는 것을 알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시 입을 열었지만 그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지현우는 생기가 없는 눈동자로 서유를 바라볼 때, 담담한 기색 속에 약간의 구걸이 섞여 있었다.

“우리 계약 기억하죠?”

“기억해요.”

서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첫 번째, 언니 대신 프로젝트 완성.

두 번째, 언니의 한 달 대역.

세 번째, 지현우는 아직 언급하지 않았다.

“세 번째...”

지현우는 세 글자를 어렵게 말하고는 곧 힘이 빠졌다.

그는 병상에 누워 선혈이 낭자한 침대 시트를 잡고 오랫동안 쉬다가 선혈이 묻은 입술을 천천히 열었다.

“나 대신... 연이를 돌봐줘요.”

그가 말하지 않아도 서유는 연이를 돌볼 것이다.

“형부, 걱정 마요. 내가 연이를 잘 돌볼게요.”

지현우는 이승하가 서유를 매우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반드시 연이를 찾아 데려올 것이다. 그래서 케이시가 연이를 데려갈 때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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