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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왜? 겁먹었냐?”

기성윤이 가로막자 정태웅은 비꼬듯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솔직히 어찌 겁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방금 그 검을 제때 막지 않았다면 이미 황천길을 걸었을 것이다.

게다가 검의 위력은 완전히 기성윤의 상상을 뛰어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동공이 잔뜩 확장된 채로 남궁서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잘못했어.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용호산 천암사의 천년 유산을 생각해서라도 이만 용서해 줘. 이렇게 부탁할게.”

용호산의 진성 대가가 용서를 빌었지만, 그의 사악함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고 그저 말없이 정태웅을 바라봤다.

그는 정태웅이 답을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태웅은 턱을 만지작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됐다, 꼬맹아. 대천군의 체면을 봐서라도 이번에는 이만 물러서자. 어쨌든 군왕님도 대천군과 친분이 있잖아.”

남궁서준은 그 말을 듣고서야 검을 거두었고, 뿜어내던 살기도 이따금 줄어들었다.

살기가 사라지자 기성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눈앞에서 알짱거리지 말고 당장 꺼져. 오늘의 타깃은 고씨 가문이니까 이만 가봐.”

기성윤은 그 말을 듣자마자 정태웅과 남궁서준을 향해 절을 하고는 쏜살같이 자리를 떴다. 아무래도 더 이상 그 자리에 머물 용기가 없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용호산의 사람들은 전부 다 떠났다.

이제 대전에 남은 건 고준형, 고시연, 그리고 살아남은 수십 명의 수제자들뿐이었다.

“자, 이제는 너희 차례야.”

정태웅은 눈을 가늘게 뜨며 미소를 짓더니, 이내 살벌한 눈빛으로 고씨 가문을 바라봤다.

사람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잿빛이 되었고 겁에 질린 듯 몸을 벌벌 떨었다. 고준형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원하는 게 뭐야?”

두려움이 엄습한 고준형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원하는 거? 너희처럼 보잘것없는 인간들을 죽이는 거야.”

앉을 자리를 찾은 정태웅은 말하며 다리를 꼬았다.

“설마 고씨 가문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냐? 고씨 가문에 랭킹 7위에 달하는 괴물이 나와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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