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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황폐해진 고씨 가문의 저택 문 앞에는 거대한 그림자 하나가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그는 돌처럼 묵묵하고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다.

시괴 거인 동산이다.

얼마 후 갑자기 고씨 가문의 대전에 두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자세히 보니 이 두 사람은 다시 돌아온 정태웅과 남궁서준이였다.

“뭐지? 저 자식은 어디서 나타난 거야?”

정태웅은 장엄한 동산을 보고선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동안 고씨 가문에서 동산을 본 적이 없었기에 호기심이 극에 달했다.

그의 곁을 따라다닌 남궁서준은 싸늘한 눈빛으로 동산을 바라볼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이봐, 그쪽은 누구지? 어디서 나타난 거야?”

정태웅은 다가와 물었다.

비록 동산은 눈을 뜨고 있었지만 눈동자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파리 한 마리가 눈에 떨어졌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본 정태웅은 답답함이 밀려왔다.

“야, 내가 지금 물어보잖아! 벙어리냐?”

동산은 여전히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X발, 이렇게 나온다는 거지? 그럼 이제는 내가 손을 쓸 수밖에 없겠네.”

정태웅은 주먹을 들어 동산을 위협하려고 했다.

“바보, 아무리 겁을 줘도 상대해 주지 않을 거예요.”

이때 남궁서준이 한마디를 내뱉었다.

“왜?”

정태웅은 궁금해서 물었다.

“왜냐하면 사람이 아니잖아요.”

남궁서준의 답에 정태웅은 의아한 듯 다시 물었다.

“뭐라고?”

“살아있는 사람의 숨결이 느껴지지 않잖아요. 설마 그것도 몰랐어요?”

그 말에 충격받은 정태웅은 얼른 고개를 돌려 다시 한번 동산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제야 확실히 살아 있는 사람의 기운이 없다는 걸 깨닫고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 진짜 사람이 아니었네. 잠깐만, 사람이 아닌데 여긴 왜 있는 거지? 봐봐, 심지어 눈을 뜨고 있잖아.”

남궁서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역시도 동산이 어떻게 된 일인지 몰랐다.

“됐다, 신경 끄고 얼른 군왕님 만나러 가자.”

말을 마친 그는 곧장 남궁서준을 데리고 대전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이때, 굉음과 함께 동산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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