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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9화

흑풍 존주의 분노가 담긴 외침에 울려퍼졌다. 이제 점령한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도망치듯 철수해야 한다니, 분통이 터졌다.

그런데 이때, 특수 강철로 만든 대문이 쾅하고 날아가며 염구준이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타났다.

“흑풍, 이제야 다시 만나네.”

“이 무슨….”

흑풍 존주는 얼어붙었다. 정성껏 구축한 방어선이 소리소문 없이 뚫려 버렸다. 아무리 반보천인이라 할지라도 이 정도로 강할 수는 없었다.

“흑풍 사사, 염구준을 막아라!”

흑풍 존주가 명령을 내렸지만, 한참이 지나도 아무런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찾지 마라. 남은 건 너희 둘 뿐이니까. 나머지는 내가 모두 처리했다.”

염구준이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로 말하며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공중에 축 늘어진 시체가 하나 떠오르더니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그 시체의 주인은 다름 아닌 흑풍 사사였다.

반응할 틈도 없이 이토록 많은 조직원들을 처리하다니, 그는 실력은 흑풍 존주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흑풍 존주는 위기감을 느꼈다. 염구준의 실력이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많이 상향된 것이 실감났다.

“죽어라!”

염구준이 바닥을 박차며 흑풍 존주를 향해 돌진했다. 피부를 찌를 듯한 살기가 피어올랐다.

“잠깐, 내 목숨 살려준다면 가지고 있는 옥패 모두 넘겨 줄게.”

흑풍 존주가 품에서 리모컨을 꺼내며 말했다.

“널 죽여도 가질 수 있어.”

염구준은 전혀 공격을 멈출 생각이 없는 듯, 흑풍 존주의 가슴을 향해 손바닥을 뻗으며 답했다.

“그렇다면 나도 어쩔 수 없다!”

흑풍 존주가 큰 결심을 한 듯 굳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옆에 있던 부하를 끌어당겨 마치 고기 방패처럼 사용했다. 그에겐 사람이란 모두 도구에 불과했다.

부하는 속으로 흑풍 존주를 향해 욕설을 날렸다. 십여년, 긴 세월을 모셔온 대가가 이거라니,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하는 살기 위해 온 몸에 힘을 끌어 모았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처참했다. 그는 몸은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 났다. 주인을 잘못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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