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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0화

앨리스는 영리한 사람이었다. 지금 자신의 처지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그녀는 이제 염구준의 말이라면 공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을 것이다. 그만큼 그의 능력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있었다.

앨리스는 좀 전에 본부에 들어섰을 때, 통로 안에 널브러진 시체들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혼자서 이 철옹성을 함락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니, 정말 인간 핵폭탄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강해도 너무 강했다.

그리고 앨리스의 뒤를 따라 들어온 사람들도 모두 같은 심정을 느꼈다. 그들은 앞으로 절대로 염구준과 척을 지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염 선생님, 다 데리고 왔어요.”

앨리스가 공손하게 말했다.

“염 선생님이라면 이들을 쉽게 쓰러뜨릴 줄 알았습니다.”

“염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족장의 복수도 해주고, 엘 가문도 되찾아 주다니.”

“염 선생님, 정말 놀랍네요. 흑풍 조직조차 상대가 되지 않다니, 이 시대 최강자는 역시 다르네요.”

아부의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그만, 쓸데없는 아부는 여기까지.”

염구준이 그들을 말을 자르며 차갑게 말했다. 의미 없는 아부를 반응해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사람들이 일제히 입을 다물며 서로 눈치를 보며 한쪽으로 물러섰다.

염구준은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기에 곧바로 옆에 있는 앨리스를 바라보며 본론을 꺼냈다.

“앨리스 씨, 할 말 있지 않아요?”

“아, 잊을 뻔 했네요.”

앨리스가 말하며 방계 족장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엘로자 족장님께서 돌아가신 건 저도 정말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머리가 없는 몸통이 될 수는 없는 법, 엘 가문엔 새로운 주인이 필요해요. 부담은 되지만, 제가 그 자리를 맡을까 합니다. 다들 의의 없으시죠?”

그녀의 말엔 매우 강하고도 단호한 힘이 담겨 있었다.

이미 유람선에서 결정된 일이었지만, 엘 가문 보부에서 선포하는 건 다른 무게로 다가왔다. 이로서 엘 가문 족장 자리는 교체되었다.

사람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다가 염구준의 차가운 시선을 알아차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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