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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도예나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

오늘 반갑지 않은 사람들 얼굴을 보는 게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절반이나 되는 지분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니 헛걸음은 아니었다.

게다가 나머지 절반도 곧 가져올 거라고 자신하며 작게 웃었다.

“설혜는 나랑 친자매나 다름없으니 고맙다는 인사는 생략할게.”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어르신은 만족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원래도 몸이 편찮았는데 갑자기 모든 긴장이 풀리자 몸 이곳저곳이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집사, 지분 양도 협의서 작성해서 가져와. 지금 당장 사인하게.”

어르신은 헛기침을 하더니 엄숙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어르신도 사실 자기가 얼마 버티지 못할 거라는 걸 은연중 짐작했다. 때문에 떠날 때 떠나더라도 집안의 문제는 제대로 해결해놓은 뒤 가고 싶었다.

“할머니, 이렇게 급할 필요 있어요?”

하지만 그 결정에 도설혜가 조급했는지 입을 열었다.

“내일 사인해도 되잖아요.”

“맞아요, 어머니. 이렇게 급하게 처리할 필요가 뭐가 있어요? 오늘 어머니의 생신이신데 지분 양도는 내일 해도 늦지 않아요.”

서영옥도 다급히 나서서 어르신을 말렸다.

두 사람의 행동에 어르신이 뭐라 말하려고 하던 그때, 문 어구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얘기 중인데 이렇게 시끌벅적한가요?”

그리고 곧바로 훤칠한 남자 하나가 안으로 들어섰다.

검은 정장 차림의 남자는 마치 제왕 같은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조각 같은 얼굴과 깊은 아이홀 그 밑에 난 매서운 눈매 그리고 높은 코…… 그야말로 하늘이 빚어낸 완벽한 예술품 같았다.

그 남자를 보는 순간 도설혜의 눈빛은 반짝 빛나는 동시에 무척 놀라운 듯했다.

‘현석 씨가 여길 오다니…….’

오늘 할머니의 칠순 잔치라 예의상 전화로 초대했는데 이렇게 직접 행차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난 4년간 도 씨 가문에서 열리는 각종 파티에 몇 번이고 초대했건만 매번 거절하던 그였기에 이번에도 솔직히 큰 희망은 품이 않았다.

그런데 희망을 버리니 이렇게 나타나 주다니. 그 강현석이 와주다니!

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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