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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도예나의 두 눈은 순간 차가워졌다.

서영옥은 그나마 자애로운 어머니인 양 연기라도 하는데 아버지는 오히려 이렇게 본성을 드러내다니.

그녀는 도 씨 그룹 지분을 그렇게 쉽게 가져오지 못할 거란 걸 알고 있었다. 아니, 염치없는 도 씨 가문 사람들이라면 절대로 그녀에게 지분을 돌려주지 않을 거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도 씨 가문 사람들을 위해 생각해 줄 여유도 마음도 없었기에 입술을 깨물더니 불쌍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버지, 후계자 신분은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그런데 제 지분만 다시 돌려주면 안 돼요? 그건 제 어머니가 저에게 남겨준 유산이잖아요. 제 주인한테 돌아와야 하는 게 맞잖아요…….”

도진호의 표정은 순간 어두워졌다.

솔직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예나를 포기하기 아까웠는데 이제 보니 더 이상 남겨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년 전 가문의 이름에 먹칠했을 그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어. 그때 그 불길 속에서 타죽었어야 했어. 돌아오자마자 분란을 일으키다니. 절대 곁에 남겨 둬서는 안돼……’

“나나의 말이 맞아.”

하지만 그때 지금껏 입을 다물고 있던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

“그 지분은 나나 것이니 다시 돌려줘야지.”

“어머니!”

서영옥은 더 이상 표정을 연기할 수 없었다.

“지난 4년간 설혜가 회사를 위해 얼마나 많은 공헌을 해왔는데 예나가 돌아오니 이제 설혜는 아무것도 아닌가요? 제가 설혜편을 드는 게 아니라 기회는 공평해야 하잖아요. 나나든 설혜든 모두 도 씨 가문 딸인데 한쪽으로만 사랑이 기울면 안 되잖아요.”

도예나는 서영옥이 뭐라 지껄이든 상관없었다. 오직 할머니가 이때 나서서 자기편을 들어줬다는 생각만 계속 맴돌았다.

사실 그녀는 오늘 지분을 돌려받을 생각으로 온 것이 아니었다. 이미 손에 넣은 걸 다시 돌려주고 싶어 하는 이는 없다. 그게 누구든.

하지만 할머니가 이렇게 말했으니 그녀는 서영옥이 지분을 뱉어내게 해야만 했다.

“어머니 말이 맞아요. 뭐든 공평을 따져야 하죠. 그러면 이건 어때요? 제 어머니 유산이지만 제가 선심 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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