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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역시나 도설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친척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4년 전의 그 화재 때문에 도 씨 저택이 불탄 것도 모자라 몇백억을 호가하는 물건이 타버렸었다.

그 피해로 인해 도씨 가문은 2년간 죽기 살기로 노력한 끝에 겨우 다시 회복했다. 심지어 그 사고로 인해 도씨 가문 모든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때문에 그때 도예나가 “죽은 사람”이었지만 친척들은 도예나를 입에 담을 때마다 이를 갈곤 했었다.

그런데 그때 일을 다시 끄집어 내니 사람들의 표정이 좋을 리가 없었다.

도예나는 사람들의 표정을 일일이 눈에 새겨두고는 입꼬리를 올렸다.

“저도 계속 묻고 싶었는데요 어머니. 제가 18살 성인식을 치르던 날 저한테 대체 뭘 먹인 거예요? 왜 그날 어머니가 준 술을 마신 뒤로 쓰러져서 깨어보니 호텔 침대에 있었던 거죠?”

그 말에 서영옥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나나야, 너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니?”

“할머니도 아시잖아요. 저 평소에 제멋대로이긴 해도 몸을 함부로 굴리는 애는 아니었다는걸.”

도예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그때를 떠올린 듯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저 아버지 때문에 창고에 갇혀 있는 8개월 동안 많은 걸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마지막 기억이 어머니가 준 그 술이었어요. 그 술을 마시고 난 뒤 제가 그런 일을 당했어요. 할머니 저 정말 일부러 그런 일을 벌인 게 아니에요…….”

그 사이 서영옥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내가 그때 분명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았는데 저 년은 왜 자꾸 이 일을 입 밖에 꺼내는 거야? 이러면 노친네가 의심할 텐데. 내가 도씨 가문 사모님 자리에 어떻게 올랐는데? 게다가 곧 강현석 장모가 되어야 하는 몸인데 절대로 오점을 남기면 안 돼!’

한참을 생각하던 서영옥은 크게 숨을 들이켰다.

“나나야. 너는 내가 가장 아끼는 딸인데 엄마가 어떻게 널 해치겠어? 그 일은 벌써 5년이나 지난 일이잖아. 우리 더 이상 떠올리지 말자. 너도 이제 돌아왔는데 앞으로가 중요하잖아.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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