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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서영옥이 화목한 모녀상봉을 연기하려 한다면 나도 같이 연기하는 수밖에.’

도예나는 서영옥에게 안긴 채로 가만히 서있다가 한참 뒤에야 상대를 밀어내고 서러운 듯 입을 열었다.

“어머니, 저도 보고 싶었어요…… 지난 4년간 밖에서 이리저리 떠돌면서 집 없이 이리저리 전전할 때 어머니가 저한테 준 보살핌이 늘 생각났어요…… 이제 돌아왔으니 앞으로도 계속 저 사랑해 주실 거죠?”

‘멍청한 계집 같으니라고. 역시나 4년 전처럼 관심만 가져주면 그게 자기를 해치는 함정인 줄도 몰고 뛰어드네. 이렇게 멍청해가지고 복수하겠다고? 흥! 어림도 없지!’

서영옥은 모든 게 자기 마음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으쓱했다.

하지만 표정으로는 더욱 자애로운 어머니를 연기하며 도예나의 손을 맞잡았다.

“당연하지. 엄마는 널 언제나 친딸이라고 생각했어. 네가 무슨 잘못을 하든 사랑해 줄 거야.”

그리고 곧바로 그녀의 손을 잡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에는 커다란 원형 밥상에는 벌써 몇몇 친척들이 앉아있었는데 도예나의 둘째 삼촌과 셋째 삼촌 그리고 도진호가 이미 도예나의 할머니의 오른쪽에 차례로 앉아있었다.

서영옥은 도예나의 손을 잡고 어르신의 왼쪽에 자리 잡았다.

오랜만에 보는 할머니의 모습에 도예나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지만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꾹꾹 억눌렀다. 그리고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할머니, 저 왔어요.”

어르신은 감격에 겨워 손을 부들부들 떨더니 도예나의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

“잘 돌아왔어…… 잘 돌아왔어…….”

오랜만에 만났지만 돌아오는 말은 이 한마디뿐이었다.

순간 도예나의 마음은 차갑게 식었다.

하지만 그녀는 할머니가 이러시는 게 이해됐다.

그녀가 사라졌던 것도 벌써 4년 전 일이었고 그때 그렇게 잔인한 방법으로 도씨 가문을 나간 것도 모자라 그간 서영옥이 할머니 곁에서 이간질했을 걸 생각하면 백번 이해됐다.

‘아마 할머니도 4년 전 집에 불을 낸 게 나라고 생각하시겠지? 게다가 혼전임신으로 가문의 명성에 먹칠했으니…….’

만약 할머니가 그 사실을 그녀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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