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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5화

고은영은 억울한 표정으로 엄숙하게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이 순간 진정훈의 얼굴에서 부드러움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는 코를 훌쩍이는 고은영을 바라보며 흥하고 코웃음을 쳤다.

“아직도 안 자요? 내가 침대까지 데려다줘야 해요?”

고은영은 위협적인 진정훈의 말에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몸을 돌려 정원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진정훈이 따라 들어오지 않는 것을 보고 고은영은 조금 안도감을 느꼈다.

그녀는 집 안으로 들어아자마자 문을 잠그고 심지어 이동식 캐비닛까지 문 쪽으로 옮겼다.

진정훈은 집안에서 방바닥에 가구가 끌리는 소리를 듣고 입가에 경련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저 여자가 지금 날 짐승으로 보는 거야? 뭘 저렇게까지 경계를 해?’

안에서 움직임 소리가 사라지고 불이 꺼지는 것을 확인한 진정훈은 그제야 몸을 돌려 정원을 떠났다.

하지만 그는 바로 돌아가지 않고 구석에 서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웅 웅 웅 웅. 그의 핸드폰이 진동했다.

핸드폰을 꺼내 확인하니 ‘유경’이라는 두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진정훈은 두통을 느끼며 미간을 문질렀다. 전화를 받는 순간 그의 목소리가 달콤하게 변했다.

“유경아.”

“오빠, 외할머니 뵈러 가는데 왜 난 안 데려가? 흥.”

귓가에서 진유경의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유경이 배준우에게 푹 빠져 있다는 것을 배씨 가문 전체가 알고 있었다.

진씨 가문의 압력이 없었다면 진유경이 본인의 신분을 깎아내리는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었다.

이전에는 이미월과 고은영을 비롯해 배준우의 옆은 너무나 소란스러웠다.

진씨 가문에서도 진유경이 아무런 명분도 없이 그들의 사이에 끼어드는 것을 허락할 수는 없었다.

비록 진유경은 진씨 가문의 양녀일 뿐이지만 진씨 가문에서는 그녀를 이미 오래전 부터 혈육으로 생각했다.

“너무 멀잖아. 갔다 왔다 하는 길이 너무 험할까 봐 걱정돼서 같이 오자고 안 했어.”

진정훈이 부드럽게 말하지 진유경이 말을 이었다.

“나도 외할머니 보고 싶어.”

외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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