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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아침 식사 후.

나태현이 어젯밤 원장에게 부탁해서 예약을 잡은 정신과 의사가 찾아왔다.

정신과 의사는 고은지에게 병실을 나가게 했고 고희주와 단둘이 거의 1시간가량 얘기를 나누다가 병실을 나왔다.

병실을 나선 의사의 얼굴에는 의문이 가득했다.

의사의 안색을 본 고은지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앞으로 다가갔다.

“선생님, 우리 딸은 어떤가요?”

의사는 한숨을 쉬며 고은지에게 말했다.

“제 사무실로 가서 얘기 나누시죠.”

고은지는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간호사에게 부탁한 뒤 병실을 떠나 의사의 사무실에 도착했다.

의사는 30대 남자였고 고은지를 힐끗 바라보더니 말했다.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어머님도 잘 알고 계시죠?”

“네, 알고 있습니다.”

고은지는 잠긴 목소리로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의사는 희주와 1시간 동안 얘기를 나누면서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고은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 의사는 고은지를 약간의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았지만 직업의 특성상 그런 눈빛을 티 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고은지는 여전히 그 눈빛에서 혐오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눈빛 또한 원래도 피투성이였던 고은지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자극했다.

의사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희주의 상황은 정말 심각합니다. 이 기간에는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셔야 해요. 지금 희주는 심각한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어요. 절대로 혼자 두지 마세요.”

고은지는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의사를 바라보며 그녀가 물었다.

“자살 충동이 심하다고요?”

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어머님의 생활 방식에 주의를 기울이셔야 해요.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아시죠?”

그 ‘생활 방식’이라는 말을 의사는 특히 강조하며 말했다.

고은지도 당연히 의사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다. 의사는 희주에게서 알아낸 정보들을 통해 자살의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고은지의 무질서한 생활 때문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리고 고은지의 무질서한 생활 때문에 아이를 자살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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