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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강유리는 자연스레 그가 묵인했다고 이해했다.

강유리는 문을 열고 천천히 들어갔다.

"지나가던 김에 당신이랑 같이 퇴근하려고 왔어요! 그리고 방금 당신 이름을 내걸고 누굴 좀 괴롭혔거든요. 그 일도 당신한테 말해야겠다 싶어서요!"

이 사건을 말하자 임강준이 고개를 더 숙이는 것을 그녀는 언뜻 보았다.

역시, 이 사건과 관련이 있다.

그녀는 입술을 살짝 오므리고는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혹시 이번 일로 당신 상황이 곤란해졌나요?"

LK그룹의 상황을 그녀는 알고 있다.

어르신은 원래도 제어욕이 강하신 분이었다. 육시준이 자기 손아귀에서 벗어나면 여러 가지 일로 트집을 잡을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어르신이 눈여겨보고 있던 육경원과 고성그룹의 정략결혼 역시 그가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던 일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에게 이렇게 휘둘렸으니 육시준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강유리도 짐작은 했지만, 그들이 이렇게 빨리 손 쓸 줄은 몰랐다...

그녀가 머리를 빠르게 굴리며 상황 파악을 하고 있을 때 귓가에

임강준의 의아한 목소리가 들렸다.

"사장님의 골칫거리가 아니라 오히려 사모님의 골칫거리입니다! 인터넷에 뜬 소식 아직 못 보셨나요?"

"???"

강유리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임강준은 말을 꺼내자마자 입을 잘못 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책상 너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를 느끼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의 탁월한 일 처리 능력이 오늘 일에 있어서는 왠지 엉망진창이다.

이번 사건은 그의 일대 수모다.

"무슨 소식?"

강유리는 뭔가 빠뜨린 게 있다는 걸 알아채고 휴대폰을 꺼냈다.

"별일 아니니 걱정하지 말아요. 저희가 최대한 빨리 입 다물게 할 거예요."

육시준이 의자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왔다.

임강준이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제가 빨리 처리하겠습니다."

육시준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걸 알면서도 빨리 안 꺼져!"

"..."

임강준은 허리를 굽혀 깍듯이 인사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나갔다.

사무실에서 나간 후 그는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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