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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2화

차 안.

릴리는 뒷좌석에 무릎을 꿇고 앉아 차 뒷유리에서 멀어져 가는 사람들을 보며 넋을 잃고 있었다.

신문한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오늘 아침, 뭐 어쨌는데요?"

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의 생각을 끌어당겼다. 그가 그녀에게 오해의 소지가 있는 그 말을 추궁했다.

릴리가 윙크를 했다.

"오늘 아침, 내가 방안의 장식품을 보고 당신이 여자를 집에 데려온다고 오해한 것을 알고 나에게 해명했잖아요?”

신문한이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게 해명이라고요?”

"당연하죠! 안 그러면 주리 언니 얘기는 왜 해요? 그냥 나랑 아침 먹고 싶은 거 아니에요?”

"..."

신문한은 말하지 않았고 부인도 하지 않았다.

"그런 말을 하면 쉽게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거 알아요?”

"무슨 오해요? 그럼 아까는 왜 설명 안 했어요? 그럼 이제 어떻게 하죠? 내가 지금 전화해서 주리 언니한테 직접 해명할까요?”

"됐어요."

릴리가 머리를 기울여 그를 바라보았다.

"왜 해명하지 않는 거죠? 부모님 재촉때문에 나를 거절하지 않는거예요?”

"거절했어요.”

"아, 그래요. 깜빡했네.”

"..."

두 사람은 가는 길에 말이 없었다.

도착한 후, 신문한은 주차장에서 내리지 않고 백미러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불쑥 입을 열었다.

"이제 우리 둘 사이는 정리된겁니다."

"무슨 정리?”

"어젯밤 당신 기분을 상하게 한 거에 대해 사과할게요.”

"누가 정리를 그렇게 해요? 경찰 아저씨는 모두 이렇게 오만해요?”

“...”

신문한이 얼굴을 찡그렸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이 언짢았다.

"이게 직업이랑 무슨 상관이죠?"

릴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항상 이렇게 강요하는 타입이에요? 사과하려고 하는거면 내가 당신한테 뭘 요구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당신이 생각하기에 정리되면 다 정리되는 거에요?”

신문한이 차갑게 입술을 오므렸다.

"상의하고 있잖아요.”

방금 어떻게 하면 그녀가 받아들일 수 있는지 물었는데 그녀는 자신의 경호원이 될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그건 누가봐도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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