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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1화

그런데 뜻밖에도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네 아버지가 너를 이 자리에 오르게 했으면 너는 네 몫의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고성그룹이 필요한 것은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모두의 존중을 받고 싶다면 너는 능력으로 우리를 설득해야 할 거야!"

릴리를 인정하는 것도 같았지만 은근히 릴리를 깎아내렸다.

그리고 릴리가 모두의 존중을 받을 만큼의 능력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릴리도 자신의 단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제가 능력이 없는 건 사실인데요. 제가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건 그저 제 신분 때문인걸요! 그리고 저는 멘탈이 약해서 어릴 때부터 억울한건 못 견뎌요."

성진은 릴리가 이렇게 대답할 줄 예상조차 못했다. 그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너..."

"제가 오기 전에 저에 대해 조사하지 않으셨나요? 맞아요. 저는 능력도 별로고 성격도 별로예요. 그러니 다들 저를 예뻐해 주시는 편이 좋을거에요."

"..."

다들 성진만큼이나 안색이 나빴다.

이 계집은 나이는 많지 않아도 꾀는 많다. 그들은 릴리가 무슨 생각인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오기 전에 릴리를 조사하긴 했었다. 고정철은 릴리가 고성그룹에 들어가고 싶어하고 그룹을 손안에 넣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야망이 있는 사람은 통제하기 쉽다.

그들이 아무리 트집을 잡아도 릴리는 이를 악물고 참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릴리는 자료와는 완전히 일치하지 않았다. 들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 바로 가겠다고 하다니.

릴리가 없으면 육시준은 친분을 고려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렇다면 고성그룹은 완전히 끝장날 것이다...

회의실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아무도 먼저 침묵을 깨뜨리지 않았다.

릴리는 이 상황을 지켜보고 눈썹을 살짝 추켜 세우고는 아까보다 더욱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시니 찬성하신 거로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절차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릴리는 의자에 앉아 한가롭게 등받이에 기대고는 눈웃음을 지으며 그들을 훑어보았다.

결국 성진이 먼저 입을 열어 회의를 본론으로 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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