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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둘이서 함께한 연주

송재이는 주위 사람들을 쭉 훑어보다가 결국 주현아에게 시선이 멈췄다.

그녀는 입가에 번진 미소를 미처 수습하지 못했다.

어쩌면 오늘은 주현아가 오서희에게 뭐라고 꼬드겨서 오서희가 친히 송재이를 초대한 듯싶다. 뭇사람들 앞에서 따끔하게 혼낼 예정이지!

송재이가 연주를 거절하면 오서희도 절대 그녀를 놓아줄 리가 없다.

문예슬과 설도영이 송재이를 위해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입을 열자마자 오서희의 싸늘한 눈빛에 식겁하여 뒤로 물러섰다.

문예슬은 난감한 표정으로 송재이를 쳐다봤고 설도영도 입 모양으로 그녀에게 못 도와주겠다며 말하고 있었다.

송재이는 시선을 거두고 오서희와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분위기가 살얼음판에 도달했고 송재이는 더는 설영준이 나서서 도와주길 바라지도 않았다.

하지만 기대가 없음에도 상처받은 심장은 너덜너덜해져서 한없이 가라앉았다.

“송 선생님만 연주하면 뭐가 재밌겠어요?”

이때 문득 감미로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 보니 인파들 속에서 박윤찬이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

그는 송재이의 옆에 서서 큰 키로 그녀의 시선을 거의 다 가렸다. 송재이는 앞이 안 보여 어떤 남자가 지금 미간을 구기고 있다는 것도 전혀 알지 못했다.

박윤찬은 그녀를 향해 머리를 끄덕인 후 오서희를 바라보며 가볍게 웃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저랑 재이 씨가 함께 연주해도 될까요?”

흥을 돋우려면 한 사람보단 당연히 둘이 더 떠들썩한 법이다.

오서희는 입을 벌렸지만 딱히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박윤찬이 이미 몸을 돌려 송재이를 향해 눈썹을 들썩거리며 눈빛으로 그녀의 뜻을 물었다.

그가 지금 자신을 도와주고 있다는 걸 송재이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오늘 만약 오서희의 체면을 짓밟았다면 송재이는 앞으로 더는 경주에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것도 나름 좋은 방법이다.

그녀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뭇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그녀는 박윤찬과 나란히 피아노 앞으로 다가갔다.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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