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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담배가 늘었어

설영준이 음침한 눈빛으로 얼굴을 들었다.

송재이는 이미 인파를 가르고 자리를 떠났다.

설씨 일가의 대문을 나선 후에야 눈물을 쓱 닦았다.

방금 머리가 백지장이 되어 그런 말을 내뱉었다.

조금 충동적이긴 하지만 단언컨대 그녀의 진심이다.

너무 급하게 뛰쳐나오느라 밤바람이 얼굴을 스치자 그제야 외투를 놓고 나온 게 생각났다.

다만 지금 이 상황에 다시 돌아가서 외투를 챙길 수도 없었다.

그녀는 저 자신을 꼭 감싸 안으며 시린 마음을 추슬렀다.

이때 갑자기 어깨에 외투가 하나 걸쳐졌는데 고개 들어 보니 박윤찬이 옆에 와 있었다.

“재이 씨, 택시 잡아드릴까요?”

오늘 밤에 박윤찬은 그녀를 두 번이나 도와줬다.

송재이는 너무 감격스러웠다.

방금 대문 앞에 서서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린 바람에 아직도 얼굴에 눈물 자국이 마르지 않은 상태였다.

이를 본 박윤찬이 옷 주머니에서 티슈를 꺼내더니 그녀에게 건넸다.

“고마워요.”

송재이가 티슈를 받고 이제 막 머리를 돌렸는데 가까운 곳에서 익숙한 남자의 실루엣을 발견했다.

그는 바로 지민건이었다!

대문 앞의 가로등 불빛이 환하게 비치자 그 남자의 초췌한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덥수룩한 수염과 초라한 몰골, 바람에 흩날리는 부스스한 머리카락은 왠지 더 안쓰러워 보였다.

“지민건?”

송재이가 물었고 박윤찬은 그녀의 시선 따라 머리를 돌렸다.

“지민건 씨가 대표님을 일주일이나 찾아다녔는데 종일 안 만나주셨거든요. 여기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네요.”

“지민건이 왜요?”

설영준이 전에 그의 프로적트를 하나 취소한 건 송재이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고작 프로젝트 하나 손해 봤다고 이 지경으로 몰락한다는 말인가?

“요즘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나 맡았는데 상대측에서 지민건 씨를 고소했대요. 원래 계약하기로 한 건축회사도 설한 그룹 계열사였다고 하네요. 우연인지는 몰라도 지민건 씨는 지금 두 번이나 피해를 보았는데 두 번 다 대표님과 연관이 있지 뭐에요.”

현재 그 건축회사에서 지민건에게 법원 소환장을 보낸 상태이다. 상대가 고소를 취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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