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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남성 호르몬의 폭풍 분비

이튿날.

송재이는 씩씩거리며 설영준의 회사로 향했다.

그가 일하는 회사에 온 건 처음이었다.

예전에는 별장을 지키면서 그가 오면 언제든 만족해 주어야 하는 그런 여자에 불과했다.

비서 여진은 노크하고 대표이사 사무실로 들어갔다.

테이블 뒤에 앉아 있는 설영준에게 송재이라는 여자가 찾아왔다고 보고했다.

사실 여진도 심장이 벌렁거렸다.

사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설영준은 무시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송재이는 당당했고 고작 몇 마디로 여진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여진은 어쩔 수 없이 알겠다고 하고는 설영준에게 보고하러 들어갔다.

머리를 숙이고 뭔가를 쓰고 있던 설영준은 바로 들여보내라고 했다.

펜슬이 종이에 스치는 소리와 함께 설영준이 담담하게 말했다.

“들여보내세요.”

뭔가 일찍부터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전혀 놀라지 않았다.

“영준 씨.”

송재이가 안으로 들어왔을 때 설영준은 이미 소파에 앉아서 손에 든 서류를 보고 있었다.

사실 송재이는 오늘 설영준에게 따지러 온 것이다.

“지민건이 어제 우리 오케스트라로 찾아와서 울며불며 무릎까지 꿇었는데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영준 씨가 보냈어?”

“꿇어 마땅한 거 아닌가?”

설영준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송재이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말을 이어갔다.

“내 화풀이를 위해서다?”

설영준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송재이를 힐끔 쳐다보더니 테이블에 놓은 담배를 하나 꺼냈다.

송재이는 원래도 기분이 좋지 않은데 설영준이 담배를 피우려 하자 임신한 게 떠올라 바로 언성을 높였다.

“담배 피우지 마!”

설영준이 멈칫했다.

그는 종래로 그녀 앞에서 담배 피우는 걸로 눈치를 본 적이 없었다.

전에는 그녀도 별로 불만이 없었고 이렇게 큰소리로 그와 얘기한 건 처음이었다.

설영준은 코웃음을 치더니 눈을 찌푸렸다.

눈빛이 점점 어두워지며 날카로워졌다.

송재이는 갑자기 얼음물 샤워라도 한 듯 순간 모든 광기가 사그라들었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깨물더니 아까보다는 기세가 많이 누그러들었다.

“지민건이 나더러 영준 씨 찾아와서 고소 철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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