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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그녀는 왜 눈물을 흘렸을까?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연우 아빠입니다.”

도정원은 중저음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말하며 그윽한 눈길로 송재이를 쳐다봤는데 은근 살펴보는 것 같기도 했다.

한편 옆에 있던 민효연은 도정원이 자신을 ‘연우 아빠’라고 소개할 때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그녀는 대놓고 경멸하듯 코웃음을 쳤다!

민효연은 머리를 갸웃거리고 애써 감정을 짓누르고 있었다.

송재이는 그녀가 줄곧 제 팔을 꼬집는 걸 주의 깊게 살펴봤다.

2층에서 은은한 인기척이 들려왔다.

송재이가 머리를 들자 연우가 가정부와 함께 방에서 나왔다.

도정원을 본 아이는 정신이 흐리멍덩해졌다.

연우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가정부가 움츠리고 앉아 아이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그제야 연우도 천천히 앞으로 다가왔다.

계단을 반쯤 내려왔을 때 도정원이 늘씬한 다리로 성큼성큼 나아가 연우를 덥석 끌어안았다.

연우는 그가 낯설지는 않지만 또 그렇게 친한 것도 아니다.

아이는 새하얀 팔로 이 남자의 목을 엉성하게 안았다.

송재이는 전에 몇 번 이리로 왔었지만 도정원은 오늘 처음 본다.

민효연도 연우의 아빠가 어디 갔는지 말한 적이 없다.

오늘 보니 도정원은 아빠로서 평소에 연우를 그다지 보살피고 신경 써주지 못한 듯싶었다.

연우의 엄마는 세상을 떠났고 이 아이는 자폐증을 앓고 있다.

외할머니인 민효연이 아무리 잘해줘도 연우의 부모를 대체할 순 없다.

이렇게 되니 민효연이 도정원에게 시큰둥하고 원한이 맺혀있는 것도 가히 이해가 됐다!

민효연은 결국 교양이 있는 사람이다.

연우의 면을 봐서라도 부녀가 함께하는 걸 막지 않았다.

연우 앞에서 그녀는 도정원에게 그리 차갑지도, 또 그리 살갑지도 않은 태도였다.

도정원은 연우와 한참 친하게 지냈다.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아이가 처음엔 좀 무뚝뚝하더니 뒤로 가면서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었다.

연우는 도정원의 넥타이에 새겨진 꽃무늬가 신기한지 작은 손으로 줄곧 잡고 있었다.

넥타이가 다 구겨졌지만 도정원은 전혀 불쾌한 기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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