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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분노, 그리고 증오!

송재이는 이 순간 머리가 백지장이 되었다.

그를 따라 움직이던 몸짓도 한순간 굳어져 버렸다.

그녀는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온몸이 파르르 떨렸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어떻게 알았어?”

마냥 차가운 이 남자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미처 몰랐다.

그녀는 전혀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

설영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한마디 물었다.

“누구 애야?”

이 한마디가 송재이의 심장을 다시 한번 지옥으로 떨어트렸다.

그의 물음은 보이지 않는 칼이 되어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붙였다!

누구 애냐니?

설마 이 기간에 그녀가 딴 남자랑 잤을 거라고 여긴 걸까?

그는 송재이가 쉬운 여자라고 생각하는 걸까?

문란하고 음탕한 여자라고 여긴 걸까?!

설영준이 그녀를 쳐다보는 눈빛은 차가운 살기가 깃들어있을 뿐만 아니라 강압적으로 몰아붙이는 기세도 드러났다. 또한 천한 여자를 쳐다보는 듯한 경멸의 뜻도 담겨 있었다!

이런 능멸의 눈빛에 송재이는 가녀린 마음이 벼랑 끝으로 툭 떨어지듯 거센 타격을 받았다.

“그건... 나도 몰라!”

송재이가 홧김에 쏘아붙였다.

일촉즉발의 분위기 속에서 두 사람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감돌았다.

송재이는 더 이상 이 지긋지긋한 관계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

홀로 묵묵히 감수하는 것도 극에 달했다!

그녀는 주현아와 지민건 이 두 악마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었다.

그 두 인간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으로 그녀를 단숨에 이 불의의 재난을 감당하게 했다.

그녀 스스로 이 두 사람을 상대할 순 없지만 설영준은 가능하다.

그에게 이 수모를 하소연하고 싶었고 그를 향한 마음도 전달하고 싶었는데 누구 아이냐는 그 한 마디가 모든 걸 몰살했다!

설영준은 아예 그녀를 믿지 않았다!

그녀에게 감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녀라는 사람 자체를 매우 경솔하게 보고 있다.

이런 치욕감에 송재이의 마음이 재가 되었다.

입원했던 그 며칠 동안 침울한 절망감에 빠져 있었는데 지금 이 순간 또다시 그때의 기분으로 돌아온 것만 같았다.

“누구 애인지 모르겠어. 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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