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5화 너무 미운 그녀

가끔 울화가 치밀 때 충동적인 말을 내뱉을 때가 있다.

그러다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면 진실된 느낌과 판단력을 되찾게 된다.

설영준은 송재이와 알고 지낸 지 3년이다. 결코 3일이 아니란 말이다.

그녀가 딴 남자랑 쉽게 잠자리를 갖는 여자라고? 설영준은 절대 이를 믿을 리가 없다.

하지만 송재이는 아무런 해명도 없었고 심지어 일부러 그를 약 올리는 말을 내뱉었다. 설영준은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요 며칠 그는 줄곧 마음이 심란했다.

전에는 아이에 관한 일을 생각해본 적이 없고 송재이와 아이를 낳을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처음부터 그녀가 임신한 걸 알게 됐다면 그는 과연 이 아이를 낳게 했을까?

어쨌거나 설영준은 진짜 송재이와 결혼할 생각이 없었으니까.

그렇다고 밖에 사생아가 있다는 건 설영준에게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지금 그의 앞에 놓인 건 결과뿐이다.

그런 고민과 갈등의 과정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기뻐해야 마땅한데, 그를 위해 수많은 고뇌를 덜어줬으니까!

하지만 왜 기쁘지도 않을망정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한 걸까?

가끔 설영준은 홀로 사무실에서 담배를 수없이 피우며 이를 악물고 차오르는 원망과 증오를 추스른다!

그는 지금 송재이가 너무 얄밉다. 제멋대로 하는 그녀가 너무 얄밉다!

...

그날 설영준이 막 사무실에 돌아왔을 때 박경이라는 사람이 그를 찾아왔다.

설영준을 꼭 한번 뵙고 싶다고 했다.

설영준은 시답잖은 사람들을 일일이 상대할 기분이 아닌지라 여진 비서에게 분부하여 돌려보내라고 했다.

10분 후 여진 비서가 다시 노크하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표님, 박경 씨가 말하길... 대표님 아드님과 관련된 일이라고 합니다.”

여진 비서는 내용을 전달하는 담당이니 박경의 말을 그대로 전하면서 갈피가 안 잡히긴 마찬가지였다.

설영준은 결혼도 안 했는데 갑자기 아들이 웬 말일까?

사무실 책상 앞에 마주한 남자는 한창 머리를 숙이고 글을 쓰는 중이었다.

이 말을 들은 설영준은 그제야 고개를 들고 펜을 쥔 손에 살짝 힘을 주며 이를 악물었다.

“들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